“오늘은 둘 다 코스에서 펭귄처럼 걸었어요.” 똑같이 다리가 아픈 우즈 부자가 미국프로골프(PGA) 챔피언스투어의 이벤트 대회인 PNC 챔피언십(총상금 108만 5000달러)에서 기대했던 역전 우승을 이루지 못했다.
타이거 우즈(47·미국)와 아들 찰리(13)는 19일(한국 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올랜도의 리츠칼턴GC(파72)에서 열린 대회 최종 라운드에서 7언더파 65타를 합작했다. 이날 이글 1개와 버디 7개를 잡아내고 보기 2개를 범한 우즈 부자는 이틀 합계 20언더파 124타를 쳐 팀 조던 스피스, 팀 마크 오메라(이상 미국) 등과 함께 공동 8위로 대회를 마쳤다.
전날 13언더파를 쳐 2타 차 공동 2위에 올랐던 우즈 부자는 나란히 다리 부상을 극복하지 못했다. 지난해 교통사고로 크게 다쳤던 우즈는 힘겨운 재활 끝에 필드로 돌아왔지만 여전히 코스를 걷는 데 어려움이 있다. 최근에는 족저근막염도 생겨 이번 대회 때는 카트를 타고 경기했다. 아들 찰리는 대회를 앞두고 왼쪽 발목을 접질리는 바람에 제 스윙을 하지 못했다.
우즈는 “이번 대회에서 가장 큰 수확은 연대감”이라며 “함께 경기한 것만으로도 놀라운 경험이었으며 우리 모두 훌륭했다”고 결과보다는 대회 참가의 의미를 강조했다.
우승은 싱 부자의 몫이었다. 비제이 싱(피지)과 아들 카스 싱은 이날 이글 1개와 버디 11개를 쓸어 담으며 13언더 59타를 쳤다. 전날에도 59타를 쳤던 싱 부자는 이틀 합계 26언더파 118타로 우승했다. 대회 역사상 이틀 연속 60대 미만 타수는 처음이다. 우승 상금 20만 달러(약 2억 6000만 원)을 챙긴 싱은 “아들과 함께 우승한 건 내 골프 인생의 정점”이라며 “이 대회에는 가족과 즐거운 시간을 보내려고 출전한다. 나 역시 그렇지만 늘 우승을 원했다”고 기뻐했다.
작년에 우승한 존 댈리 부자와 2020년 우승팀 저스틴 토머스(이상 미국) 부자는 2타 뒤진 공동 2위(24언더파)에 올랐다. 테니스 선수였던 아버지 페트르와 함께 출전한 여자 골프 세계 랭킹 2위 넬리 코르다(미국)는 공동 5위(21언더파), 11살 아들 윌 맥기와 함께 나선 ‘골프여제’ 안니카 소렌스탐(스웨덴)은 공동 17위(15언더파)로 대회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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