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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터리] 골든아워, 인력 공급에 달렸다

■ 배희준 대한뇌졸중학회 이사장(분당서울대병원 신경과 교수)


필수의료 분야의 인력 부족이 화두다. 최근 부산권역심뇌혈관센터를 운영하는 대학병원에서 신경과 뇌졸중 전문의를 급히 구한다는 공고가 떴다. 해당 병원에서는 매년 1000명의 뇌졸중 환자를 치료하는데 현재 뇌졸중 전문의가 두 명뿐이다. 둘이서 번갈아 가며 이틀마다 응급 콜을 받아왔는데 50대 후반에 접어들자 체력적 한계에 부딪혀 급히 사람을 구하게 됐다는 것. 상당히 좋은 보수임에도 지원자가 없어 아직 공석이라는 속사정을 접하고 나니 더욱 기가 찼다. 몇 개월 전에는 충남 논산에서 오후 4시에 뇌경색 환자가 발생했는데 주변 대학병원에 치료를 담당할 전문 인력이 없어 오후 9시가 넘어서야 광주광역시의 조선대병원에서 혈전제거술을 받았다는 안타까운 이야기를 들었다.

응급실에서 중증 심뇌혈관 질환은 빠른 진단과 치료가 필수다. 그만큼 전문가의 역할이 중요하다. 그런데 앞서 언급된 두 가지 사례는 지난해에 있었던 서울아산병원 간호사 사망 사건과 더불어 심뇌혈관 질환 진료의 최전선에서 핵심 인력이 부족한 현상이 전국적으로 나타나고 있음을 의미한다. 새로이 유입되는 인력 현황을 보면 더욱 암울하다. 올해 수련 과정을 마치는 신경과 전공의 82명 중 6명만 뇌졸중 전임의를 지원했다. 심장내과도 10년 전 70명이던 전체 전임의 수가 현재 절반 이하로 줄었다.

무엇이 이런 현상을 초래했는가. 필자의 의견은 우리 사회의 필수 중증 의료에 대한 홀대가 누적된 결과라는 것이다. 돈과 삶의 질이 가치 판단의 중요 기준인 현실에서 뇌졸중 진료와 관련된 낮은 수가, 낮은 급여, 적은 투자는 젊은 의사들에게 암울한 미래의 징표처럼 느껴질 것이다. 권역심뇌센터의 전문의 당직수당은 시간당 만 원인 최저임금 수준에 불과하다. 한 해 뇌혈관 질환에 투입되는 예산은 100억 원으로 암이나 응급 의료의 10분의 1 수준에 그친다. 수련 병원임에도 전공의가 없어 일주일에 며칠씩 당직을 서고, 당직 다음 날 피곤한 몸으로 일상의 업무를 다하는 교수들의 모습에서 자신들의 미래를 본 많은 후배들이 이 길을 포기한다.

해결책은 자명하다. 심뇌혈관 질환 치료 체계를 유지할 수 있는 양질의 인력 공급이 우선 돼야 한다. 전문 인력의 근무 여건과 대우를 개선하는 것이 급선무다. 전문 인력을 당장 만들어낼 수는 없으니 우선 현재의 인력을 집중화시킬 수 있는 방안을 속히 찾아야 한다. 다음으로는 현재 체계를 버틸 수 있는 정도의 필수 인력을 공급해야 한다. 뇌졸중 환자를 진료하는 수련 병원에는 연차당 두 명 이상의 신경과 전공의를 확보해 전공의 당직 체계를 구축해주는 게 대표적일 것이다. 마지막으로 병원이 심뇌혈관 질환의 치료 체계에 투자할 생각이 들 만큼은 수가가 개선될 필요가 있다. 정책적 결단이 필요한 시점이다. 이미 남은 시간이 많지 않은 것 같아 걱정스러울 따름이다.



배희준 대한뇌졸중학회 이사장. 사진 제공=분당서울대병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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