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국내 e커머스 업체 중 처음으로 증시에 상장하는 오아시스가 향후 4조 원의 매출 확대 여력을 내세우며 고성장을 이어가겠다는 포부를 피력했다. 오아시스는 또 KT·이랜드 등과의 제휴로 최근 두 달간 회원이 20만 명 급증했다며 상장 후 확보된 현금을 동원해 기업 인수합병(M&A)에 나서 덩치 키우기도 본격화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안준형 오아시스 대표는 7일 서울 종로구 더케이트윈타워에서 가진 서울경제와의 단독 인터뷰에서 “성남 제1·2 물류센터와 경기 의왕 풀필먼트센터의 총생산능력만 고려해도 추가 투자 없이 3조 원 이상의 매출액을 끌어올릴 수 있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안 대표는 이어 “성남 1물류센터를 짓는 데 50억 원만 투입했는데 이는 ‘오아시스 루트’ 덕분이었다”며 “공모 자금 중 580억 원을 투자해 울산·경상·충청·전라 물류센터를 구축하려고 하는데 이 정도 투자로도 최소 1조 원의 매출액을 더 올릴 여력이 생긴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그는 “자체 물류 자동화 솔루션인 ‘오아시스 루트’를 통해 매출 확대를 위한 설비투자 원가를 대폭 줄였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안 대표는 “근로자 개개인의 휴대폰에 오아시스 루트 애플리케이션만 설치하면 물류 자동화에 별도로 투자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또 안 대표는 오아시스가 상장을 앞두고 강점으로 꼽는 ‘흑자 경영’도 기업공개(IPO) 흥행에 기여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우리는 ‘5년 내 흑자를 낼 것’이라는 식의 가정을 하는 회사가 아니다”라면서 “e커머스는 흑자를 내기가 매우 힘든 산업이지만 오아시스는 사업을 시작한 2018년부터 계속 흑자를 기록하며 커가고 있어 ‘프리미엄’이 분명하다”고 밝혔다.
실제 오아시스는 e커머스 업체로는 드물게 흑자 기조와 매출 성장세, 무차입 경영을 동시에 달성하고 있다. 오아시스의 매출은 2019년 1423억 원에서 2021년 3569억 원으로 늘어났고 같은 기간 영업이익도 약 10억 원에서 57억 원으로 증가했다. 지난해에도 매출과 영업이익은 두 자릿수 이상 늘어났으며 부채비율은 44.6%에 차입금 의존도는 0%일 만큼 재무지표가 건전하다.
안 대표는 ‘흑자 성장’ 기조를 마케팅 전략에서도 실현했다고 전했다. 그는 오아시스가 현재 130만 명의 회원을 확보하고 있는데 이랜드리테일·KT알파·케이뱅크·홈앤쇼핑 등 유통·플랫폼 대기업들과 잇따라 제휴를 맺으면서 회원 수가 급증하고 있다고 말했다. 안 대표는 “그간 회원 수가 월평균 2만 명씩 늘었는데 최근 2개월은 대기업들과의 제휴 덕분에 20만 명가량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오아시스가 ‘재무 건전성’에 집착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도 안 대표는 분명히 했다. 그는 “한 번 치고 나가야 할 때가 있다고 생각된다면 ‘재무 레버리지’를 충분히 활용할 계획이 있다”면서 “약 1000억 원의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을 보유하고 있는데 향후 공모 자금 중 370억 원가량과 함께 다른 회사를 M&A하는 데 활용하는 것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오아시스는 8일까지 기관투자가를 대상으로 수요예측을 실시해 공모가를 확정하고 14~15일 일반 청약에 나선다. 대표 주관사는 NH투자증권(005940)과 한국투자증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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