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유럽연합(EU)이 전기자동차 배터리에 사용되는 광물의 중국 의존도를 낮추고 유럽 기업들이 미국의 ‘인플레이션감축법(IRA)’으로 차별받지 않도록 ‘핵심광물클럽(critical minerals club)’ 창설을 모색하기로 했다.
7일(현지 시간)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미국을 방문 중인 로베르트 하베크 독일 부총리 겸 경제기후보호장관과 브루노 르메르 프랑스 경제장관은 이날 재닛 옐런 재무장관, 지나 러몬도 상무장관 등과의 회담에서 이 같은 안을 논의했다. 회담 이후 기자회견에서 하베크 부총리와 르메르 장관은 “미국과 유럽이 IRA상 전기차 및 배터리 보조금 차별 문제 등을 논의하기 위해 설치된 무역기술위원회(TTC)에서 공동 녹색상품 기준을 개발하고 핵심광물클럽을 만드는 방안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핵심광물클럽 창설은 EU를 IRA법상 보조금 대상에 포함하기 위한 방편으로 최근 제기됐다. 현행 IRA법은 북미 지역이나 미국과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한 국가에서 채굴·가공한 핵심 광물을 일정 비율 이상 사용한 배터리를 장착해야 전기차 세제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규정했다. EU는 미국과 FTA를 맺지 않은 만큼 핵심광물클럽을 만들어 핵심 광물에 대해서는 FTA를 체결한 것과 같은 효과를 내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옐런 장관은 지난달 “미국은 EU·일본과 FTA로 간주할 수 있는 협정을 맺지 않은 상태”라며 “EU나 일본이 원할 경우 대상을 광물로 한정한 FTA를 체결할 수 있다”고 말한 바 있다.
르메르 장관은 “보조금과 세액공제 집행 등을 완전히 투명하게 해야 한다는 데 대해서도 동의했다”며 “개인 기업에 제공되는 공공 세금 혜택에 투명성이 없다면 공정한 경쟁을 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전기차, 배터리, 핵심 광물 등을 언급하면서 “IRA 시행 시 유럽 부품이 가능한 한 많이 포함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두 장관의 미국 방문은 IRA상 전기차 보조금 하위 규정이 시행되기 전에 차별 해소를 위한 큰 틀의 해법을 도출하기 위해 이뤄졌다. 미국은 IRA 하위 규정 시행을 다음 달로 연기해놓은 상태다.
양측은 IRA뿐 아니라 EU의 그린딜 산업 계획에 대해서도 논의하며 녹색에너지 전환을 가속화하고 공동의 기후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대서양 양쪽에서 혁신과 기술 발전을 촉진해야 한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고 로이터 등은 전했다. 그린딜 산업 계획은 미국의 IRA법에 대응하기 위해 EU가 추진 중인 보조금 정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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