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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현장에서] '중앙亞 경제안보 네트워크' 강화할때

■김희상 주우즈베키스탄 대사

우크라 전쟁·공급망 위기 상황서

'유라시아 요충지' 우즈벡 부각

실크로드 개척처럼 협력 모색을

김희상 주우즈베키스탄 한국대사. 외교부




우즈베키스탄은 아시아와 유럽을 연결하는 유라시아 대륙의 한복판, 중앙아시아의 중앙에 위치한 나라다. 이 나라가 인도·인도네시아·아랍에미리트(UAE)와 함께 우리나라가 특별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맺고 있는 4개국 중 하나인 이유는 무엇일까. 1992년 외교 관계 수립 이후 18차례나 정상회담을 개최한 것은 또 왜일까. 우리는 그 이유를 ‘중앙아시아 경제안보 네트워크’라는 차원에서 살펴볼 필요가 있다.

중앙아시아는 풍부한 석유·가스·광물 자원을 보유하고 있고 러시아·중국·튀르키예와 중동·동유럽을 연결하는 유라시아 대륙의 핵심적인 지정학적 요충지다. 이 지역은 고대부터 실크로드의 길목이었고 강대국들 간 패권 다툼의 주요 무대이기도 했다. 최근 우크라이나 전쟁과 세계적인 공급망 위기 상황에서 중앙아시아의 중요성이 재조명되고 있다. 2022년 코로나19 상황 이후 최초 해외 순방에 나선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방문지가 카자흐스탄과 우즈베키스탄이었다는 것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주요 원자재 공급과 상품 수출을 해외에 의존해야 하는 우리로서는 중앙아시아를 거쳐 유럽과 중동까지 진출할 수 있는 ‘중앙아시아 경제안보 네트워크’를 강화해 나가야 한다.

우즈베키스탄은 높은 발전 잠재력과 우리나라와의 특수한 관계로 ‘중앙아시아 경제안보 네트워크’의 거점으로 기능하고 있다. 우즈베키스탄의 3600만 인구는 중앙아시아 인구의 거의 절반 규모에 해당한다. 현재도 연 2%의 빠른 증가세를 보이고 있을 뿐 아니라 30세 미만 청년이 인구 절반을 넘는 젊은 나라다. 또한 우라늄·금·동·아연 등 다양한 광물자원을 보유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반도체 생산에 필수적인 몰리브덴과 텅스텐 등 희소금속도 풍부해 이들의 안정적인 공급망 확보를 위한 전략적인 협력이 진행되고 있다.



우즈베키스탄은 독립 직후부터 우리나라와 남다른 인연을 유지하고 있다. 1996년 대우자동차는 우즈베키스탄에 연 20만 대 생산 규모의 우즈(UZ)·대우자동차 공장을 완공했다. 이 같은 한국 기업의 과감한 투자는 부품 수출 등을 통해 우즈베키스탄을 우리나라의 중앙아시아 최대 수출 시장으로 만들었다.

우즈베키스탄은 ‘중앙아시아 경제안보 네트워크’의 핵심 요소인 고려인 네트워크의 중심이기도 하다. 우즈베키스탄에는 옛 소련 지역 전체에서 가장 많은 18만 명의 고려인들이 거주하고 있다. 1937년 스탈린의 이주 명령이라는 이중의 비극 속에서도 중앙아시아 고려인들은 민족적 정체성을 잃지 않고 있다.

경제안보의 시대다. 자유무역주의와 이를 지지해온 세계무역기구(WTO) 다자 통상 체제가 전 세계에서 거친 도전을 받고 있는 지금, 대한민국은 우리의 경제안보를 위해 새로운 전략을 갖고 이 거친 사막과 황무지를 건너야 한다. 옛 시절 실크로드를 건너 교역했던 카라반처럼 우즈베키스탄을 거점으로 유라시아 대륙을 개척하기 위한 ‘중앙아시아 경제안보 네트워크’를 강화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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