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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사장? ‘안되면 되게하라’는 용산의 뚝심[양철민의 아알못]

"KT 신임 대표 후보 새로 뽑아라"

국힘-대통령실 절묘한 '티키타카'

최연혜 가스공사사장 사례 '데자뷰'

민간기업 KT 향한 용산 어깃장에

7일 최종후보 선정 장담할 수 없어

구현모 KT 대표.




최근 ‘난방비 폭탄’ 논란으로 국민들 입방아에 오르내렸던 한국가스공사 사장은 최연혜 전 자유한국당 의원이다. 최 사장은 올 7월 가스공사 신임 사장 공모에서 서류탈락했지만, 정부가 ‘적격인사가 없다’는 이유로 9월 사장 공모 절차를 재진행해 결국 최연혜 전 의원이 사장 자리에 올랐다.

에너지 분야 전문성 결여를 이유로 애초 서류전형에서 탈락된 인사를 정부가 억지로 꽂아 넣은 것이다. 최연혜 사장의 서류탈락 당시 정치권에서는 부적절 인사를 추천했다는 반성 대신, 채희봉 전 가스공사 사장이 ‘항명’을 했다며 괘씸해 하는 기류가 강했다. 현 정권의 행보에 후안무치(厚顔無恥)라는 말이 절로 떠오르는 이유다.

낙하산 인사의 폐해는 곧바로 드러났다. 가스공사는 올 초 난방비 폭탄 이슈와 관련해 제대로 된 대응을 못하며 결국 ‘낙하산 인사’에 따른 피해는 국민이 떠안았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최근 KT 신임 대표 선정과 관련한 정치권의 행보를 보면 가스공사 사장 선임 관련 소요는 별일 아니게 보일 정도로 낮이 더욱 두꺼워진 모습이다. ‘대한민국의 경제질서는 개인과 기업의 경제상의 자유와 창의를 존중함을 기본으로 한다’는 헌법 제 119조의 문구가 무색하다는 비판도 나온다.

사연은 이렇다. 구현모 현 KT 대표는 “소유분산기업의 스튜어드십 코드가 작동돼야 한다”는 윤석열 대통령의 언급 및 국민연금의 문제제기 등으로 지난달 진행된 신임대표 선정 과정 중 갑작스레 연임 포기 의사를 밝혔다. 당시에도 정치권의 압박이 작용했다는 의혹이 제기됐지만, 구 대표 측은 묵묵부답이었다.



KT 이사회는 이후 차기 대표 선임절차를 통해 지난달 28일 박윤영 전 KT 기업부문장, 임헌문 전 KT매스총괄, 윤경림 KT 그룹 트랜스포메이션부문장, 신수정 KT 엔터프라이즈 부문장 등 4명을 KT 대표 후보면접 대상자로 선정했다. 앞서 윤진식(77) 전 산업자원부 장관, 김종훈(71) 전 외교통상부 통상교섭본부장, 권은희(64) 전 새누리당 의원, 김성태(69) 전 자유한국당 의원 등 여권 출신 인사들이 유력 후보로 거론됐지만 이사회 문턱을 넘지 못했다. 업계에서는 ‘용산의 말을 거역한 이사회의 반란’이라는 분석까지 제기됐다.

응징은 빨랐다. 우선 여권이 총대를 멨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의원들은 2일 오전 KT 대표 후보면접 대상자를 두고 “그들만의 리그로 전락했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구현모 대표는 KT를 장악하기 위해 ‘깜깜이 셀프 경선’으로 연임을 시도했으며 자신의 ‘아바타’인 윤경림 부문장을 세웠다는 소문도 무성하다”며 “이는 내부 특정인들의 이해관계 속에서 ‘이권 카르텔’을 유지하려는 전형적인 수법이며 KT가 ‘사장 돌려막기’를 고집한다면 국민들은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당연한 수순처럼 대통령실 또한 같은 날 오후 비난에 가세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2일 “ (KT 차기대표 인선과 관련해) 공정하고 투명하게 거버넌스가 이뤄져야 한다”며 “정부는 ‘기업 중심의 시장경제’ 정책 기조를 유지하고 있지만 민생에 영향이 크고 주인이 없는 회사, 특히 대기업은 지배구조가 중요한 측면이 있다”고 밝혔다. 낙하산 인사를 KT 사장에 꽂기 위한 절묘한 ‘티키타카’라는 분석이 제기됐다.

IT 업계에서는 황당하다 못해 화가 난다는 반응이 나온다. 특히 공공기관운영위원회 적격심사 등 정부 개입이 불가피한 가스공사와 달리 KT는 민간기업이다. KT 신임사장 선정 과정에 대한 정치권과 대통령실의 언급에 고개를 갸웃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이 같은 대통령실의 압박에 오는 7일로 예정된 KT 신임대표 결정이 미뤄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대통령실의 뚝심에 7일 끝나려던 KT 대표 ‘잔혹사’ 관련 스토리는 KT 주주총회가 개최되는 이달말까지 계속될 전망이다.

**‘Stay Hungry, Stay Foolish(By 스티브 잡스)'. '양철민의 아알못'은 IT 분야를 5년 넘게 출입했지만 IT를 잘 알지 못한다 생각하며 매일매일 공부중인 기자가 연재하는 IT 콘텐츠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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