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전당대회에서 친윤계의 지원을 받은 김기현 당 대표 후보가 과반의 득표율로 결선투표 없이 승리를 확정 지은 가운데 5명의 선출직 최고위원도 친윤계 후보 중심으로 구성됐다. 이에 향후 당정은 ‘원팀’을 강조하면서 소통과 협력을 앞세워 내년 4월 총선을 위한 준비에 돌입할 것으로 전망된다.
8일 국민의힘 전당대회 최고위원 투표 집계 결과 김재원·김병민·조수진·태영호 후보 4명이 득표율 1~4위를 차지해 당선됐다. 1명의 청년최고위원 당선인은 윤석열 대통령 대선 캠프에 참여했던 장예찬 청년재단 이사장이다. 친윤계 인사들로 평가되는 이들은 경선 과정에서 ‘당정 융합’과 윤석열 정부의 주요 국정과제 뒷받침을 강조해왔다.
당 대표에 도전한 천하람 후보와 함께 이준석 전 대표의 지원을 받은 허은아·김용태 후보는 당내 혁신을 내세웠으나 4위권 진입에 실패했다. 이에 따라 기대를 모았던 비윤계의 당내 입지 확대는 이뤄지지 않게 됐다.
친윤계 중심의 당 지도부 구성에 따라 당정관계는 당분간 큰 갈등 없이 순항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반면 내부 다양성을 확보하지 못한 것이 당에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 김 신임 대표가 조만간 단행할 지명직 최고위원 및 주요 당직 인선이 당의 향후 진로를 가늠할 주요 척도로 평가된다. 김 대표는 이날 전당대회 후 기자들과 만나 인선에 대해 “오늘부터 구상을 시작해 연대와 포용, 탕평을 기준으로 하겠다”면서 “일을 잘 해나가서 (총선에서) 이길 수 있는 그런 분을 삼고초려해서라도 모시겠다”고 말했다.
내년 4월 총선을 1년여 남긴 상황에서 주목 받는 직책은 사무총장이다. 평상시 당 살림과 조직 관리를 맡는 사무총장은 공천관리위원회가 구성되면 통상 부위원장을 맡아 공천 실무를 총괄한다.
당초 여권 내에서는 김 대표가 전당대회에서 승리할 경우 친윤계 핵심으로 꼽히는 장제원 의원이 '실세 사무총장'을 맡을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됐다. 그러나 장 의원은 전대 레이스 도중 "어떠한 임명직 당직도 맡지 않겠다"며 백의종군을 선언했다. 이에 따라 또 다른 친윤계 핵심으로 꼽히는 이철규 의원이 신임 사무총장으로 유력하게 거론된다. 이 의원은 지난 대선에서 선대위 종합상황실장을 맡아 윤 대통령을 보좌했다. 역시 친윤계로 분류되지만 비교적 계파 색채가 옅은 윤재옥·이양수 의원 등도 사무총장 하마평에 오르내린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이번 전당대회를 계기로 출범하게 될 당 지도부의 역할은 제한적일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한 정치 전문가는 “이번 당 지도부의 주요 역할은 총선 공천 및 승리인데 대통령실과 친윤계는 윤 대통령을 중심으로 총선을 치르겠다는 의지를 공공연하게 밝혀왔다”면서 “이러한 상황에서 당 지도부는 내부 갈등과 분란을 최소화하면서 대통령의 의지를 반영하는 것 외에 다른 역할은 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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