몬테네그로에서 체포된 '테라·루나 폭락 사태' 핵심 인물인 권도형 테라폼랩스 대표의 송환 절차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경찰청 인터폴 관계자는 24일 서울경제와 통화에서 “현재 몬테네그로 인터폴에 권 대표에 대한 후속 인도절차에 대한 사전 협의를 요청해 놓은 상태"라고 밝혔다.
경찰은 전날 몬테네그로 당국에 권 대표의 지문 자료를 보내 이날 본인이 맞는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몬테네그로 측에서 긍정적인 회신이 올 경우 권 대표에 대한 송환절차가 본격화할 전망이다.
경찰 관계자는 “몬테네그로측에서 범죄인 인도절차를 진행하자는 회신이 올 경우 남부지검에 해당 내용을 전달할 예정”이라며 “경찰청 인터폴은 몬테네그로 측과 소통할 유일한 창구인 만큼 경찰은 수사를 맡고있는 남부지검과 몬테네그로 측 간 소통역할을 충실히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검찰은 이날 오전 권 대표에 대해 법무부를 통해 범죄인 인도를 청구하겠다고 밝혔다.
테라·루나 코인 사건을 수사중인 서울남부지검은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를 받는 권씨의 신병을 확보하기 위해 법무부와 함께 신속히 관련 절차를 밟을 예정이다. 검찰은 올해 1월5일 권씨가 체류했던 세르비아에 긴급인도구속을 청구한 바 있다. 긴급인도구속은 긴급히 체포해야 하는 범죄인에 대한 인도 청구가 뒤따를 것을 전제로 체포·구금하는 제도다.
검찰은 이 긴급인도구속 청구가 몬테네그로에서 효력이 있을지 확신할 수 없는 만큼 필요한 절차를 파악해 이를 진행할 것으로 관측된다. 몬테네그로 역시 '유럽 평의회 범죄인 인도 협약' 가입국이어서 세르비아와 송환 절차가 같은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권 대표는 한국뿐 아니라 미국에서도 수사 대상에 올라 있어 권 대표의 신병이 미국으로 인도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송환 국가는 오로지 몬테네그로 당국의 판단으로 결정된다.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미국 뉴욕검찰은 권 대표를 증권 사기 등 8개 혐의로 기소했다.
검찰은 인터폴과 공조해 지난해 9월 이미 권 대표에 대한 적색수배를 내리고 체포영장을 발부받는 등 적극적으로 조치한 만큼 국내 송환을 기대하고 있다.
권 대표는 신현성(38) 전 차이코퍼레이션 총괄대표와 함께 테라·루나 발행사인 테라폼랩스를 공동 창업했다. 테라·루나 폭락 사태가 터진 뒤 지난해 4월 출국, 싱가포르와 아랍에미리트(UAE)를 거쳐 최근 세르비아에 체류해온 것으로 알려져 왔다.
권 대표는 테라와 루나가 함께 폭락할 가능성이 크다는 사실을 알고도 투자자에게 알리지 않은 채 지속해서 발행하는 등 허위 정보를 제공한 혐의를 받는다.
몬테네그로에서 함께 체포된 한 씨는 권씨의 최측근으로 한때 차이코퍼레이션 대표를 맡았다. 한씨 역시 같은 혐의로 함께 체포영장이 발부됐고 해외로 동반 도주해 인터폴 수배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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