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 컴퓨팅 시장이 그래픽처리장치(GPU)를 중심으로 빠르게 발전해 나가며 인텔의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인텔은 PC 및 서버용 중앙처리장치(CPU) 시장의 1위 사업자이지만 AI 분야에서는 GPU 컴퓨팅 기반의 서비스가 늘어나면서 존재감을 제대로 뽐내지 못하고 있다.
인텔은 이에 대응해 AI 기능에 특화된 차세대 노트북용 프로세서를 공개하며 AI 분야에서 존재감을 높인다는 방침이다. 이와 함께 신규 프로세서를 기반으로 AI 소프트웨어 업체와의 협력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인텔은 29일(현지 시간) 대만 타이베이에서 열린 아시아 최대 컴퓨터·정보기술(IT) 박람회 ‘컴퓨텍스 2023’에서 차세대 노트북용 프로세서 ‘메테오레이크(Meteor Lake)’를 발표했다. 메테오레이크는 AI 연산에 특화된 구조를 갖고 있다. 기존 CPU·GPU가 처리하던 AI 연산에 비전처리장치(VPU)가 더해져 효율적이면서 전력 소비는 적은 AI 연산이 가능하도록 했다.
현재 반도체 시장을 살펴보면 다양한 애플리케이션에 AI 기능이 기본 탑재되고 AI 생성 기능이 다양하게 활용되면서 관련 시장 규모 또한 빠르게 커지고 있다. VPU는 AI 기능과 관련된 작업을 전용으로 수행해 저전력 엔진 기능을 담당한다. 인텔 측은 “VPU를 이용하면 사용자는 AI 관련 기능과 작업을 더 정확하면서도 저전력으로 수행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인텔 측은 화상회의 시 배경 부분을 훨씬 정확하게 파악하면서도 단위당 전력 사용은 더 줄일 수 있는 방식을 대표 사례로 꼽았다.
존 레이필드 인텔 클라이언트 AI 담당은 “GPU와 CPU도 여전히 AI 작업 워크로드를 실행하지만 무거운 AI 작업을 지속해야 하는 경우 VPU에 해당 작업을 배치하면 컴퓨팅 효율 측면에서 큰 이점을 가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인텔의 이번 신제품은 AI 기능을 대규모 데이터센터가 아닌 개별 사용자의 기기 내에서 구현한다는 점에서 차별점을 가진다. AI 업계의 주된 관심사로 떠오른 대규모언어모델(LLM)에 기반한 생성형 AI는 기반 모델을 개발하고 활용하는 데 대규모 컴퓨팅 자원이 소요된다. 이 때문에 이 같은 서비스들은 주로 클라우드를 통해 제공돼왔다. 머신러닝용으로 활용되는 엔비디아 및 AMD의 GPU가 시장에서 불티나게 팔리는 이유다.
하지만 점차 LLM이 경량화되는 추세인 데다 클라우드에서 AI를 처리할 경우 해킹과 같은 보안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기기와 서버 간의 응답 시간에 따라 지연 시간 문제도 발생한다. 인텔의 신규 프로세서는 이러한 AI 작업 일부를 기기에서 구현할 수 있게 한다는 점에서 대규모 데이터센터 이용 대비 전력 소모가 훨씬 적다. 댄 로저스 인텔 모바일 제품 마케팅 수석 디렉터는 “이번 메테오레이크 출시로 기기 내에서 AI 프로그램 구동이 가능해졌다”며 “이를 통해 빠른 반응 속도를 기반으로 보다 효율적인 AI 서비스 이용이 가능하며 클라우드 사용을 위해 높은 비용을 지불할 필요가 없게 됐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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