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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처에 실린 삼성전자 '강유전체' 논문 언박싱 <1> [강해령의 하이엔드 테크]

세계적인 학술 저널 네이처 일렉트로닉스에 실린 삼성전자의 강유전체 논문과 엔지니어 명단. 출처=네이처 일렉트로닉스




정보기술(IT) 시장에 관심 많으신 독자 여러분, 안녕하세요. 얼마전 삼성전자의 한 논문이 세계적 과학 저널 '네이처 일렉트로닉스' 지에 실렸죠. 차세대 반도체 소재로 주목받는 '강유전' 물질을 기반으로 시스템 반도체를 만들었다는 이야기입니다. 'NCFET'이라는 다소 낯선 반도체 소자 구조도 언급이 됐죠. 아, 여기서부터 탁 막히기 시작합니다. 도대체 강유전체가 무엇이길래 세계적인 과학 저널에도 실린걸까. NCFET은 무엇일까. 이 기술을 알기 위해서는 매우 많은 배경과 이론들이 필요한데요. 그래도 삼성전자 논문에 실린 원본 자료들 중 눈에 띄는 데이터를 콕 집어서 이 회사가 어떤 기술을 개발했는지 살펴보겠습니다. 크게 3가지로 요약하고 2편으로 나눴습니다.



- '음의 정전용량' 반도체 소자(NCFET)란 게 뭘까 : 신기한 놈

- 아주 예쁜 NCFET 문턱전압 곡선과 Subthreshold Swing : 칼같은 놈

- HZO : 까다로운 놈



먼저 1편에서는 강유전체가 가진 ‘음의 정전 용량’과 NCFET의 특징에 대해 보시겠습니다.

사진제공=삼성전자


◇'음의 정전용량' 반도체 소자(NCFET)란 게 뭘까 : 신기한 놈

반도체 업계의 궁극적 목표이자 과제는 뭘까요? 전력 개선입니다. 성능도 좋은데 전력까지 아껴주는 반도체를 고객들이 가장 좋아하기 때문이죠. 충전 없이도 오래 가는 스마트폰도 전력 효율이 좋은 반도체가 있어야 가능합니다. 그래서 엔지니어들은 고민합니다. 어떻게 하면 기존 반도체 소자 구조에 조금이라도 더 적은 전압을 걸어서 움직이게 만들까.

삼성전자가 네이처 일렉트로닉스에 실은 'NCFET' 논문에도 이런 고민이 담겨있습니다. 이 NC는 말이죠. 아주 재밌는 소재가 적용됐기에 가능합니다. 바로 '강유전체' 물질인데요.

전 감히 이 소재에 '크레이지(Crazy)'라는 별명을 붙여봅니다. 정말 신기하거든요. 이 친구는 우선 기존 물질들보다 전하를 끌어오는 능력이 상당히 탁월합니다. 이까지는 지난 시리즈에서 다뤘던 '하이(High)-K' 물질의 특성과 비슷하죠.



지금부터가 정말 신기합니다. MOS 소자의 절연막은요. 두께가 두꺼워질수록 전하 알갱이를 끌어오는 능력이 감소하는 특징이 있습니다. 반면에 이 강유전체는요. 기존 절연막 위에 1~1.5나노(㎚·10억분의 1m) 두께로 햄버거 패티처럼 올려서 두껍게 만들었는데도 이상하게 전하 알갱이를 끌어오는 능력이 더 늘어납니다.

기존 상식과 다르게 서로 다른 막을 직렬로 놓아서 두꺼워졌음에도 전하를 축적하는 능력(정전 용량)이 올라갔다. 막을 보탰는데도(+) 막을 얇게(-) 만든 것 같은 효과가 난다. 심상찮다. 그래서 사람들은 이 강유전체를 '음의 정전용량'을 가진 녀석이라 부릅니다.

그래프 출처=구글


두께를 훨씬 굵게 했는데도 얇아지는 효과가 나타나는 이유는 강유전체의 '이력현상(hysteresis)'과 관련이 있습니다. 보통의 절연 물질, 또는 고유전율(High-K) 물질은 말입니다. (+) 전압이 걸렸을 때 전하를 확 끌어들이는 '분극' 작업이 일어났다고 해도 전압이 0이 되면 하던 걸 마치고 다시 평온한, 전하량이 0인 상태로 돌아오는데요.

강유전체는 여기서 하이(High)-K와 확실한 차이가 있습니다. (+) 전압 때 일어났던 이력을 그대로 기억합니다. 전압이 0으로 내려가도 말이죠. 전압을 걸 때 만큼은 활발하지는 않지만 자기 스스로 전하를 끌어모으는 것을 진행합니다. 심지어 (-) 전압으로 넘어가도. (+) 때와 똑같은 분극을 진행합니다.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한가 싶지만 강유전체의 매력이자 특성입니다. 삼성전자 연구진들은 이런 강유전체만의 이력현상이 '음의 정전용량' 특성을 이끌어낸다는 것을 인지하고 적극적으로 이용했다고 설명합니다.

사진제공=삼성전자, 삼성전자 네이처 일렉트로닉스 논문


자, 이제 강유전체의 특징을 봤으니 다시 삼성전자 논문의 그림으로 정리해 볼까요? 왼쪽이 기존 반도체 소자 구조인 모스펫(MOSFET)이고요. 오른쪽 붉은색 강유전체(F)를 기존 절연막에 덧댄 모습입니다. 자, 원래 소자 가장 위(Metal)에서 전압을 걸면 전하를 끌어오는 산화막(Oxide)을 거치면서 원래의 전압이 아래 실리콘(Silicon)까지 온전하게 닿지 못합니다. 소자 정전 용량에 좋지 못한 영향을 미치죠.

'음의 정전용량' 강유전체가 있는 소자에서는요. 그림에서처럼 똑같은 전압을 줘도 오히려 전압이 증폭이 되어서 전하 알갱이를 배로 모을 수 있습니다. 삼성전자 연구원들은 이 논문에서 "이 강유전체 막 두께를 1.5나노미터는 물론 1나노미터로 했을 때도 유의미한 결과를 도출했다"는 연구 결과를 제시했습니다.

사진제공=삼성전자


강유전체의 ‘꿀팁’이 하나 더 있습니다. 누설 전류를 막는 데 큰 도움이 된다는 것인데요. 기존에는 산화막의 정전 용량을 높이기 위해서 두께를 얇게 만드는 과정 중 문제가 있었습니다. 모여있던 전류가 얇디 얇아진 산화막을 뚫고 탈출하면서 연산에 필요한 전하가 사라지는 것을 엔지니어들은 그저 지켜볼 수밖에 없었습니다. 누설 전류 방어가 주요 임무였는데 제 역할을 못하는 산화막을 보며 안타까워했죠.

그런데 강유전체로 인해 절연막의 두께가 한층 두꺼워지면서 방어막이 탄탄해지는 효과가 발생했습니다. 정전용량도 늘고, 누설전류까지 막을 수 있으니 '일석이조'의 효과를 거둔 셈입니다.

2편에서는 삼성전자 연구진들이 그려낸 문턱전압과 S·S(Subthreshold Swing)에 관한 그래프, 강유전체 ‘HZO’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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