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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경유착 면죄부 될라…' 깊어지는 삼성 준감위의 고민 [biz-플러스]

준감위, 삼성 전경련 복귀 결론 못내

정경유착 우려 여전히 남은 탓

삼성 합류 시 4대그룹 일괄 가입 전망

회비 납부 등 적극 활동은 않을 듯

이찬희 삼성 준법감시위원회(준감위) 위원장이 16일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 재가입 논의를 위한 임시회의 참석을 위해 서울 서초구 삼성생명 본사로 들어서고 있다. 연합뉴스




삼성 준법감시위원회(준감위)가 삼성의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 재가입 여부에 대한 장고에 들어갔다. 당초 16일 임시회의에서 ‘조건부 승인’을 할 것이란 전망이 높았지만 3시간여에 걸친 격론에도 7명 위원들의 의견을 하나로 모으는 데 실패했다. ‘정경유착’ 우려가 여전히 높은 상황에서 준감위가 면죄부를 준다는 여론을 부담스러워 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전경련이 4대 그룹(삼성·SK(034730)·현대차(005380)·LG(003550))의 일괄 복귀 시점으로 기대하고 있는 22일 임시총회는 이제 닷새 밖에 남지 않았다.

정경유착 여전한 우려…준감위, 격론에도 결론 못내


17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 준감위는 15일 서울 서초구 삼성생명(032830) 서초사옥에서 연 임시회의에서 삼성의 전경련 재가입 여부의 결론을 내는 데 실패했다. 정확히는 전경련의 후신이 될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 합류에 대한 문제다. 전경련은 산하 연구기관인 한국경제연구소(한경연)를 흡수 통합하면서 한경협으로 단체 명칭을 바꾸는 혁신안을 추진하고 있다. 삼성을 비롯한 4대 그룹이 전경련은 탈퇴했지만 한경연 회원사 자격은 유지하고 있다는 데서 착안한 아이디어다.

4대 그룹의 복귀와 함께 ‘재계 맏형’ 위상 회복을 핵심 과제로 추진하고 있는 전경련은 정경유착의 우려를 불식하기 위한 고강도의 혁신안을 내놓으면서 설득에 나섰다. 정치권에 줄을 대는 기업 이익단체가 아닌 ‘싱크탱크형’ 경제단체로 변모하겠다는 내용이 핵심이다.

삼성은 전경련 재합류 여부를 외부 감시기관인 준감위의 판단을 받은 뒤 내부 이사회를 거쳐 결정하겠다는 입장이다.

전경련 복귀의 키를 쥔 준감위는 한경협 출범을 위한 전경련의 임시총회(22일) 전에 삼성 합류 여부를 결정하기 위해 예정에 없던 임시회의를 열었다. 이 같은 움직임 등을 감안해 재계에서는 준감위가 삼성의 정경유착 방지를 위한 보완책 마련 등을 전제로 한 ‘조건부 승인’을 할 가능성을 높게 봤다.

하지만 법조·시민사회·학계 등으로 구성된 준감위원들은 전경련 복귀 시 ‘정경유착 카르텔 부활’이라는 우려가 완전히 씻겨지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이찬희 준감위원장은 16일 회의 참석에 앞서 기자들과 만나 “(전경련의 개혁안을) 충분히 검토했다”면서도 가장 걱정되는 점에 대해 “삼성이 과연 정경유착의 고리를 끊을 수 있느냐, 없느냐일 것”이라고 우려를 드러냈다. 이 위원장은 회의 후 “좀 더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있었다”며 “정말 다양한 부분에서 많은 의견들이 나왔다”고 격렬했던 회의 내부 분위기를 전했다.

삼성 합류하면 4대그룹도 함께할 듯




그럼에도 불구하고 재계에서는 여전히 삼성의 전경련 복귀, 즉 한경협 참여 가능성을 더 비중있게 점치고 있다. 미중 갈등 등 글로벌 경영 환경의 불확실성 증대, 기업 환경을 억누르는 각종 규제에 대한 대응 등 경제계가 힘을 합쳐 위기에 대응해야 할 필요성이 작지 않은 상황에서 마냥 반대만 하기에는 명분이 부족하다는 점에서다.

김병준 전경련 회장 직무대행이 15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신촌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윤석열 대통령의 부친 윤기중 연세대 명예교수의 빈소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재계 관계자는 “독립 감시기구인 준감위 입장에서는 자칫 ‘거수기’처럼 비칠 수 있다는 점이 부담스러울 수 있을 것”이라며 “전경련 복귀를 승인하더라도 ‘앞으로 계속 지켜보겠다’는 견제 신호를 전하려는 의미 아니겠느냐”고 했다.

준감위 결정을 거쳐 삼성이 전경련 가입 여부를 결정하면 SK, 현대차, LG도 함께 합류할 가능성이 점쳐진다. 실제로 각 그룹은 한경협 회원사 합류 여부를 두고 내부 검토를 시작했거나 논의 절차를 마련하는 방안을 고민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 특히 준감위의 결정이 4대 그룹의 동반 가입을 매듭짓는 것처럼 여겨지면서 준감위의 부담이 더욱 커지고 있다는 해석이다.

4대 그룹 중 한경연 회원사는 현재 삼성 5곳(삼성전자(005930)·삼성SDI(006400)·삼성생명·삼성화재(000810)·삼성증권(016360)), SK 4곳(SK·SK이노베이션(096770)·SK텔레콤(017670)·SK네트웍스(001740)), 현대차 5곳(현대차·기아(000270)·현대건설(000720)·현대모비스(012330)·현대제철(004020)), LG 2곳(LG·LG전자(066570)) 등이다.

재계에서는 4대 그룹이 한경협 회원사에 이름을 올리더라도 회비 납부, 회장단 합류 등 적극적인 활동에 나서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4대 그룹의 움직임은 한경연 회원 명단을 한경협으로 이관하는 데 이견을 달지 않겠다는 수준의 소극적인 차원에서 멈출 것”이라며 “진정한 재계 대표단체로 거듭나기 위해 이들을 설득하는 건 새로 탄생할 한경협의 과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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