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外人 5000억 '매도폭탄'에 털썩…반등시점 예상도 쉽잖아

[코스피 2300 붕괴]

◆ 10개월 전으로 돌아간 증시

'어닝쇼크' 삼성전기 13% 급락

코스닥선 2차전지·소부장 휘청

예탁금 등 급감, 증시 체력 바닥

당분간 변동성 장세 불가피할듯

미국 주식시장 급락에 코스피와 코스닥 지수가 하락세로 출발한 26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 지수가 표시돼 있다. 이날 코스피는 개장 후 40포인트 가까이 하락하며 2320대를 기록했다. 코스닥 지수 역시 전장 대비 20포인트 가까이 하락한 750대를 기록하며 거래를 시작했다. 한편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상승 출발하며 1350원대를 기록했다. 연합뉴스








국내 증시는 26일 미국발 고금리와 기술주 급락, 환율 상승 등으로 외국인 매도세가 집중되며 코스피가 약 10개월 만에 2300을 내주는 등 급락했다. 업종 기준으로는 시장 기대치를 밑도는 실적을 기록한 반도체와 2차전지를 위주로 외국인 매도세가 집중됐다. 증시 기초체력도 급격히 약화하고 있다. 연중 최저치를 향해 가는 투자자 예탁금과 최근 급격히 줄어든 종합자산관리계좌(CMA) 잔액 등 증시 하방을 책임질 자금이 줄면서 전문가들은 섣불리 국내 증시 반등 시점을 예상하지 못하고 있다.

이날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지수 하락을 견인한 것은 외국인으로 4779억 원을 순매도했다. 코스피200 선물 시장에서는 2800억 원을 팔아치웠다. 개인과 기관은 각각 3208억 원, 1105억 원을 순매수하며 외국인 물량을 받아냈다. 이달 들어 26일까지 외국인의 코스피 순매도 규모는 올 들어 월간 기준으로 가장 많은 총 2조 1693억 원에 달했다. 외국인은 6월부터 이달까지 5개월 연속 매도 우위를 보이며 5개월간 총 7조 2104억 원어치를 팔아치웠다.

국내 증시는 전날 밤 기술주 중심의 미국 나스닥지수가 2% 넘게 하락하면서 불안한 출발을 보였다. 개장 후에는 SK하이닉스(000660)삼성전기(009150)가 부진한 실적을 발표하면서 주가가 급락했다. SK하이닉스는 5.88% 하락했고 삼성전기는 13.22% 급락 마감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거시경제와 지정학적 이슈, 실적 등 3가지 측면에서 진퇴양난에 빠지다 보니 급락세가 연출됐다”며 “2100 선까지 내려갔던 지난해 9월 투매가 떠오를 정도로 투자심리가 많이 망가졌다”고 설명했다.

이날 전 거래일 대비 3.5% 급락해 743.85로 마감한 코스닥 시장에서는 개인이 728억 원을 순매도하며 지수를 끌어내렸다.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249억 원, 601억 원 순매수했다. 코스닥 시총 상위 종목 가운데에서는 에코프로비엠(247540)(-6.29%), 에코프로(086520)(-10.00%), 포스코DX(022100)(-7.91%), 엘앤에프(066970)(-7.23%) 등 2차전지주와 HPSP(403870)(-12.97%), 에스앤에스텍(101490)(12.60%), 동진쎄미켐(005290)(-6.17%) 등 반도체 소재·부품·장비(소부장) 종목이 특히 크게 하락했다.



증시 기초체력도 급격히 악화하는 중이다. 대표적인 증시 대기 자금인 투자자 예탁금은 연중 최저점을 향해 가고 있다. 24일 기준 예탁금은 47조 339억 원으로 집계됐다. 연중 최고치를 기록했던 7월 27일(58조 1991억 원)에 비하면 11조 원 넘게 줄었다. 이 같은 추세라면 올 3월 22일 연중 최저치인 46조 3326억 원을 하회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확실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투자자들이 안정적 수익 확보를 위해 자금을 거치해두는 CMA 잔액도 덩달아 줄고 있다. CMA 잔액은 8월 29일 71조 6429억 원으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후 24일에는 68조 4689억 원까지 줄었다. 불과 두 달 사이 CMA 잔액 3조 1740억 원(4.5%)이 사라진 것이다.

CMA는 투자자가 맡긴 자금을 증권사가 국고채나 양도성예금증서(CD), 회사채 등에 단기 투자해 수익을 내는 상품이다. 시중은행 입출금 통장 금리보다 높은 3.5% 안팎의 이자율을 적용하는 데다 하루만 맡겨도 이자를 받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증시 불확실성이 높아지자 신용거래 융자를 활용한 ‘빚투’ 열기도 크게 꺾였다. 24일 기준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을 합한 신용 거래 융자 잔액은 17조 8234억 원으로 집계됐다. 신용거래 융자 잔액은 투자자가 주식 투자를 위해 증권사로부터 자금을 빌린 뒤 변제를 마치지 않은 금액으로 이 잔액이 늘었다는 것은 레버리지(차입) 투자가 증가했다는 의미다. 올 3월 2일 17조 8125억 원 이후 7개월 만의 최저치다. 신용거래 융자 잔액은 8월 23일 20조 1246억 원까지 치솟았다가 2차전지 업종 주가 하락과 함께 감소하는 모습을 보였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변동성 장세가 불가피하다고 봤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전쟁이 조금이라도 끝날 기미가 보여야 반등할 수 있을텐데 현재로서는 예측하기 어려운데 다 고금리 기조도 계속되고 있다”며 “금리가 꺾이거나 전쟁이 마무리될 기미가 보여야 증시 반등을 기대해볼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증시가 반등하더라도 단기에 그칠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두고 투자하라는 조언도 나왔다. 김형렬 교보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최근 주가 하락은 미국 국채금리 급등에서 시작한 만큼 투자자들은 11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 인하의 시그널을 찾으려 할테지만 쉽지 않을 것으로 본다”며 “현재 증시가 많이 떨어졌기에 반등이 나올 수도 있지만 단기에 그칠 수밖에 없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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