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들어 본격적으로 탄력이 붙은 방한 외국인 수 증가세에 힘입어 서울권 호텔의 투숙률도 높아졌다. 업계에서는 객실 프로모션의 필요성이 코로나19 대유행 시기만큼 높지 않다는 말까지 나올 정도다. 다만 최근 들어 심화된 인력난이 새로운 고민거리로 떠올랐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이달 서울권 주요 호텔의 투숙률은 지난해보다 상당히 오른 상태다. 코로나19 이전 해외 고객을 주로 받았던 호텔 사업장은 외국인 투숙객 비중이 이전 수준을 거의 회복했다.
지난 2020년 이전에 85% 정도로 높았던 웨스틴조선 서울의 외국인 투숙객 비중은 현재 75~80%선까지 올라왔다. 조선호텔 관계자는 “이에 힘입어 9월 기준 주말 투숙률은 거의 만실에 가깝다”고 설명했다.
서울신라호텔에서도 비즈니스 목적으로 한국을 찾은 외국인 고객이 증가했다. 코로나19 시기 레저 수요가 일시적으로 늘면서 내국인 비율이 올랐다 최근 외국인 비중이 다시 회복된 셈이다. 현재 내·외국인 고객의 비율이 5대 5정도 된다.
롯데호텔 역시 서울의 주요 사업장을 중심으로 외국인 객실 수요가 거의 돌아왔다. 롯데호텔 관계자는 “일부 호텔은 하반기부터 주말 평균 투숙률이 80% 넘어섰다”며 “11~12월 주말 예약률도 꾸준히 늘고 있어 이러한 분위기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한화호텔앤드리조트의 더 플라자 서울도 마찬가지다. 올 들어 지난달까지 외국인 투숙객 비중이 65%를 기록했다. 2019년도의 70%선을 거의 따라잡았다. 한화호텔앤드리조트 관계자는 “월별 추이를 보면 시간이 갈수록 외국인 투숙객 비율의 오름세가 뚜렷하다”고 전했다.
방한 외국인 수가 전체적으로 증가하며 주요 호텔에서의 비중도 함께 높아진 것으로 보인다. 한국관광공사는 8월 방한 외국인 관광객이 지난 2020년 3월 이후 가장 높은 109만명 수준이라고 집계했다. 코로나 이전인 2019년 대비 69% 까지 회복된 수치다. 31만명에 그쳤던 전년 동월과 비교하면 250.3% 증가했다.
호텔업계는 일단 반기는 분위기다. 사업장 특성과 입지별로 비율상 차이는 있지만 외국인 투숙객 증가는 일반적으로 청신호로 꼽힌다.
하지만 호텔·외식업계 전반에서 최근 심화된 인력난이 새로운 골칫거리가 됐다. 코로나19를 거치며 인력을 감축한 여파에 2030세대를 중심으로 서비스업 기피현상이 겹친 탓이다.
한국호텔업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5성급 정규직 종사자는 사업장 당 평균 187명 꼴로 파악됐다. 2020년 평균인 238명과 비교하면 약 21% 줄었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입사한 호텔 직원들은 기회가 생기면 곧바로 외국으로 나가거나 다른 업종의 일자리를 찾으려 한다”면서 “잡을만한 뾰족한 방법은 없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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