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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터리] 반려해변(Adopt A Beach), 함께 할 결심

유재훈 예금보험공사 사장





박찬욱 감독의 영화 ‘헤어질 결심’의 마지막 장면에서 여주인공 서래(탕웨이 분)는 해준(박해일 분)과의 영원한 이별을 결심하고 바다로 돌아간다. 주인공의 열연 외에도 쓸쓸한 결말과 대비되는 바다의 수려한 경관이 인상적이었다. 주인공이 현실 세계와의 이별을 선택한 곳이 바다라는 것을 볼 때, 아마도 바다는 어머니의 배 속처럼 인류 생명의 근원으로 종국에는 자기가 태어난 곳으로 돌아간다는 의미를 담았다고 생각해본다.

이러한 지구 생명체의 서식지이자 자원의 보고인 바다가 쓰레기로 뒤덮이고 있다. 해양수산부 발표에 따르면 2022년도에 수거한 해양 쓰레기는 약 12.6만 톤으로 5년 전에 비해 절반 이상 증가했으며 이 중 플라스틱이 83%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미세플라스틱은 음식을 통해 식탁에 올라 우리 건강을 위협하고 바다에 버려진 어망 등에 걸려 폐사하는 해양 생물은 연간 어획량의 10%에 달한다. 1인당 연간 수산물 소비량이 세계 1위인 대한민국은 이 문제의 당사자이자 글로벌 시민으로서 우리 모두의 각성이 필요하다.

국제사회와 정부는 해양 쓰레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하고 있다. 유엔은 2030년까지 달성하기로 합의한 지속가능발전목표(Sustainable Development Goals·SDGs) 중 하나로 해양생태계 보전을 채택했다. 우리 정부도 쓰레기가 바다에 유입되지 않도록 힘쓰는 한편 해양 쓰레기 수거에 대한 국민적 인식을 높이기 위해 기업이나 단체 등이 특정 해변을 맡아 자신의 반려동물처럼 가꾸고 돌보는 ‘반려 해변 입양’ 제도를 적극 홍보하고 있다.



필자가 근무하는 예금보험공사도 올해 충남 원산도 해수욕장의 해변을 반려 해변으로 입양했다. 필자도 회사 차원은 물론 가족들과 별도의 정화 활동을 했는데 수거한 쓰레기를 보며 보람을 느끼고 환경문제의 심각성을 직접 느낄 수 있었다. 앞으로 다음 세대에 건강한 해양생태계를 물려주기 위해 지역사회와도 지속적으로 협력하는 동시에 금융 업계에도 반려 해변 입양의 의미와 가치를 널리 전파하는 데 앞장설 생각이다.

반려 해변 입양에 그치지 않고 예금보험공사는 부보금융회사의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 노력이 예금보험제도에도 반영되도록 준비하고 있다. 예를 들면 구체적으로 측정 가능한 범위 내에서 기후변화에 대한 부보금융회사의 리스크 관리 정도를 각 금융회사가 매년 납부하는 예금보험료 산정에 단계적으로 도입하는 것을 중장기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일상생활 속에서 환경보호에 기여하고자 하는 마음과 노력이 모인다면 우리의 환경과 건강, 미래 세대의 안전한 삶도 자연스럽게 보전될 것이라고 믿는다. 우리 모두 지금 해양 쓰레기와 ‘헤어질 결심’을 하는 것은 어떨까. 반려 해변과 ‘함께할 결심’도 해보면 금상첨화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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