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외에서 인슐린을 주입하는 ‘이오패치’를 개발한 이오플로우(294090)의 인수합병(M&A)이 무산됐다. 인수 주체인 메드트로닉 측이 계약 위반 사항이 발견됐다며 M&A 중단을 선언했다. 양사의 M&A는 최대 1조 원 규모로 이뤄질 것으로 예상됐으나 초대형 딜이 불발된 것이다. 김재진 이오플로우 대표는 영업비밀 침해 소송 문제가 종료되면 메드트로닉과 M&A 논의를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오플로우는 7일 “제3자 배정 대상자인 메드트로닉코리아홀딩스 주식회사의 공개매수 미이행에 따라 당사는 신주인수계약(SSA)을 해제했다”며 “이에 따라 제 3자배정 유상증자 철회를 결정했다”고 공시했다. 당초 이오플로우 측은 주당 2만 4359원의 가격으로 1292만 7615주를 발행하려고 했다. 총 발행 예정 금액은 3149억 원 규모다. 메드트로닉과 3자 배정 유상 증자를 통해 자금 수혈을 하기로 했으나 이를 중단한 것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메드트로닉과 M&A가 중단되면서 자금 조달을 철회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실제 메드트로닉 측은 이오플로우의 인수를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메드트로닉은 전날 “지난 5월 이오플로우를 인수하기 위한 최종 계약을 체결했다”며 “최근 계약에 따른 여러 위반을 토대로 메드트로닉은 계약 종료 권리를 행사하겠다는 의사를 이오플로우에 전달했다”고 했다. 이어 “메드트로닉은 계약 종료에 따른 수수료 지불을 고려하고 있지 않으며 인슐린 투여 제품 파이프라인을 계속해서 발전시킬 것”이라고 덧붙였다.
실제 메드트로닉과 이오플로우의 M&A가 무산된 구체적인 이유는 밝혀지지 않았다. 다만 업계에선 이오플로우와 인슐렛 간 영업 비밀 침해 문제 때문에 딜이 무산 됐다고 보고 있다. 인슐렛은 세계에서 첫 번째로 일회용 웨어러블 인슐린 주입기기(제품명 옴니팟)를 출시한 회사다. 지난 8월 이오플로우를 상대로 지적재산권 침해 및 부정경쟁 소송을 제기했다. 이오플로우는 해당 시장에서 두 번째로 제품을 출시했다.
인슐렛은 해당 소송과 관련한 가처분 신청을 냈으며 지난달 법원에서 이를 받아들였다. 법원은 “인슐렛의 영업비밀을 사용하거나 의존해 개발, 생산되는 모든 제품에 대하 생산, 마케팅, 판매를 금지하고 인슐렛의 영업비밀을 제3자에 공개하는 행위를 금지한다”고 판결했다. 김 대표는 이날 서울경제신문과 통화에서 “추후 소송 문제가 마무리 되면 메드트로닉과 논의를 재차 진행하기로 구두 약속을 했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메드트로닉과 M&A 무산 소식이 전해지며 이오플로우의 주가는 하한가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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