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연기금과 공제회가 글로벌 고금리와 증시 변동성에 상대적으로 높은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대체투자를 확대하면서 올해 사모펀드(PEF) 출자 규모가 2018년 이후 다시 2조 원을 돌파했다.
8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올해 사모 위탁 운용사 선정 사업을 진행한 연기금과 공제회 8곳의 투자액이 2조 900억 원으로 집계됐다.
올해 출자 규모는 지난해(1조 5800억 원)와 비교해 약 32.2% 증가했다. 국민연금과 산재보험기금, 군인공제회 등 주요 기관이 출자 금액을 키운 영향이 컸다. 출자 기관 수도 지난해 6곳에서 올해 8곳으로 증가했다.
올해 사모펀드 출자 사업의 닻을 올린 곳은 국민연금이다. 국민연금은 올해 사모펀드에 8000억 원을 출자해 지난해(5000억 원) 대비 1.6배 늘렸다. 맥쿼리자산운용과 IMM 프라이빗에쿼티(PE), 한앤컴퍼니 등 3곳이 국민연금 출자를 따냈다. 국민연금은 연기금과 공제회 가운데 출자 규모가 가장 크다.
2년에 한 번 위탁 운용사를 선정하는 교직원공제회의 출자 사업도 2020년에 이어 올해 단행됐다. 교직원공제회는 올해 어펄마캐피탈과 웰투시인베스트먼트 등 총 7곳에 3000억 원을 투자했다. 출자 규모는 2020년(4750억 원)과 비교해 36.8% 감소했으나 올해 국민연금에 이어 가장 많은 자금을 PEF에 댔다.
고용노동부 산하 산재보험기금은 올해로 7년째 사모펀드 출자 사업을 이어오고 있다. 올해 처음으로 출자 규모를 키워 2000억 원을 VIG파트너스와 IMM인베스트먼트, BNW인베스트먼트, 도미누스인베스트먼트 등 4곳에 분배했다.
반면 사학연금은 출자 규모를 기존 4000억 원에서 1500억 원으로 축소했다. 당초 4곳에 1000억 원씩 출자할 계획이었으나 올해는 VIG파트너스와 IMM인베스트먼트, 한앤컴퍼니 등 3곳에 각 500억 원씩 분배했다.
중소기업중앙회 산하의 노란우산공제회(2600억 원)와 과학기술인공제회(1200억 원)도 각각 6곳, 4곳의 운용사에 자금을 출자했다. 건설근로자공제회는 지난해 중단했던 사모출자 사업을 올해 재개해 600억 원을 투자했다. 군인공제회를 끝으로 올해 주요 기관의 사모펀드 출자 사업은 모두 마무리된다. 올해 군인공제회 출자 예정 규모는 총 2000억 원으로 지난해(1200억 원)와 비교해 67% 증가했다. 현재 8곳의 운용사 선정을 위한 최종 심사를 진행 중이다.
국책 금융기관도 활발하게 투자하고 있다. KDB산업은행은 혁신성장펀드 결성에 나서면서 총 7736억 원을 어펄마캐피탈, BNW인베스트먼트 등 10곳에 각각 출자했다. 수출입은행은 6월에 반도체·배터리·바이오 등 주요 미래 산업 투자목적의 펀드에 총 1500억 원을 출자했다. 한국자산관리공사는 구조조정혁신펀드의 운용을 담당할 SG프라이빗에쿼티(PE)와 우리PE, 한국투자PE 등 5곳에 총 2800억 원을 출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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