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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세계의사회도 “환자 최우선”…교수들이 전공의 복귀 설득해야


전공의들의 집단 사직으로 의료 공백 사태가 우려되는 가운데 국제기구들은 의사들이 집단행동을 하더라도 환자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보장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세계의사회(WMA)가 최근 대한의사협회 지지를 표명하면서 발표한 입장문에는 “의사가 취하는 집단행동 중에 환자 안전을 최우선으로 보장하기 위한 지침이 마련돼 있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WMA가 2012년 총회에서 채택한 성명에는 ‘의사가 집단행동을 하더라도 환자에 대한 윤리적·직업적 의무를 벗어나지 못한다’ ‘필수·응급의료 서비스가 계속 제공될 수 있도록 조치해야 한다’고 명시돼 있다. 국제노동기구(ILO)도 파업시 유지할 최소 서비스 기준 중 하나로 ‘공중의 생명·안전·건강을 위태롭게 할 수 있는 업무’를 명시했다.

그러나 대다수 전공의들의 병원 이탈은 20일째 넘게 이어지면서 전국 대학병원 등에서 의료 체계가 흔들리고 있다. 게다가 집단 사직한 일부 전공의들은 환자 곁에서 고군분투하는 동료 전공의들의 인적 사항을 공개하면서 인신공격에 나섰다. 대한전공의협의회는 2020년 8월 집단행동 당시에는 필수 유지 업무를 예외로 뒀다. 이런 와중에 일부 의대 교수들은 “전공의와 학생들을 보호하기 위한 집단행동에 나설 수 있다”며 집단 사직 카드로 엄포를 놓고 있다. 교수들은 후배와 제자들에게 기득권 지키기로 비치는 집단행동을 멈추고 의대 정원 확대 규모와 필수·지역 의료 정상화를 위한 시스템 개선 방안 등을 놓고 대화와 토론을 하자고 설득해야 한다. 그런 역할을 방기하고 전공의들을 무조건 편들면서 부추기는 것은 의사와 스승으로서의 본분을 저버리는 행태다.

2000명으로 제시된 정부의 의대 증원 규모에 대해 의사들이 “과도하고 일방적”이라고 불만을 가질 수는 있다. 하지만 생명과 안전이 위협 받는 환자 곁을 떠나는 것은 어떤 명분과 논리로도 합리화될 수 없다. 교수들이 진정 환자의 건강과 생명을 걱정하고 의사의 명예를 생각한다면 제자이자 후배인 전공의들에게 조속히 병원에 복귀하라고 호소해야 한다. 그것이 환자의 건강과 생명을 첫째로 생각하라는 히포크라테스 선서와 국제기구들의 지침을 따르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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