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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인플루언서 팔로우하고 ‘좋아요’ 기능 없애고…틱톡·X·인스타에 도전 '신개념' SNS 뜬다

실제 사람 같은 AI 인물과 소통·교류

출시 2개월 만 가입자 25만 명 확보

단순 챗봇 넘어 SNS 플랫폼화 시도

좋아요 없앤 '순한 맛' SNS도 등장

인공지능(AI) SNS 앱 재피 속 가상 여성 인플루언서.




메타 ‘인스타그램’과 ‘페이스북', ‘X’, 넓게 보면 바이트댄스의 ‘틱톡’ 정도가 지배하고 있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시장에 신개념 플랫폼이 잇따라 등장하고 있다. 가상의 AI 인물을 팔로우하고 대화까지 주고받을 수 있는 앱 ‘재피’와 ‘인류 기억 저장소’라는 모토로 이용자를 늘리고 있는 ‘닷슬래시대시’가 주인공. 이들은 단순 AI 기술로 대화를 이어가는 ‘챗봇’이나 인스타그램을 따라한 플랫폼 정도로 생각하기 쉽지만 실제 서비스를 보면 이용자를 끌어들이기 위한 각종 고도 전략을 가지고 있다. 수요가 수요를 부르는 SNS 시장에서 톡톡 튀는 아이디어로 무장한 신규 플랫폼이 선전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17일 스타트업 업계에 따르면 올 1월 국내 출시된 AI SNS 플랫폼 재피 출시 두 달 만에 이용자 25만 명을 확보했다. 재피는 AI로 만든 가상 인물이 우리가 SNS에서 통상 접하는 ‘인플루언서’처럼 활동하며 이용자와 상호작용을 주고 받는 것이 특징인 플랫폼이다. AI 인플루언서는 어느 때는 청록색 바닷가에 가 점퍼를 입고 찍은 ‘셀카’를 올리더니 또 다른 때는 ‘어린 시절’ 피아노를 치는 모습을 담은 90년대풍 옛날 사진을 올린다. 아예 인물 사진 없이 요즘 유행한다는 라면 가게를 방문해 찍은 매장 전경을 올리는 경우도 있다. 채팅을 신청하면 이용자와 대화도 자연스럽게 이어간다.

인공지능(AI) SNS 앱 재피 속 가상 남성 인플루언서.


재피는 삼성전자 최연소 임원에 올랐던 ‘스타 과학자’ 프라나브 미스트리가 2021년 설립한 AI 스타트업 투플랫폼이 개발·운영한다. 투플랫폼은 미국 실리콘밸리에 본사를 두고 한국, 인도에서 지사를 운영하고 있다. 회사에 삼성전자 출신이 많다. 최고기술책임자(CTO) 아비지트 벤데일과 AI·머신러닝(기계학습) 담당 부사장 마이클 사피엔자는 모두 삼성전자에서 웨어러블 기기·가상현실(VR)·AI 개발을 맡았다. 이외에도 구글, 소니, 마이크로소프트(MS) 등 글로벌 기업을 경험한 인재가 모였다. 스티븐 챈 유튜브 공동 창업자와 패티 메이스 메사추세츠공대(MIT) 교수 등이 자문을 맡으며 업계 주목을 끌었다.

재피 경쟁력은 단순 화제성 뿐만이 아니라 기술력에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AI 가상 인물은 투플랫폼이 독자적으로 만든 생성형 AI 엔진 ‘지니’와 현실 합성 엔진 ‘헤일로-2’를 기반으로 작동한다. AI가 스스로 생각하고 기억하는 ‘동적 장기기억(DLTM)’ 능력을 가지고 있어 각기 다른 성격을 보여주고, 이를 기반으로 이용자와 대화까지 한다다. AI가 과거 대화 데이터를 참고해 질문과 답변을 생성하다보니 이용자 입장에서는 그럴듯하게 대화를 이어가는 느낌을 받게 된다.

닷슬래시대시 홈페이지 갈무리.




또 다른 신개념 SNS는 과거 패션 플랫폼 29cm 등을 만든 국내 ‘연쇄 창업가(serial entrepreneur)’ 이창우 대표가 설립한 닷슬래시대시다. 닷슬래시대시는 숏폼 영상 플랫폼이지만 ‘좋아요’ 기능을 없앴다. 남이 보여주는 반응에 사로잡혀 피로감을 느끼고, 이 때문에 SNS를 떠난 이용자를 사로잡기 위한 전략이다. 올라오는 영상 역시 일반인이 매일 경험하는 잔잔한 일상 중심이다. 집 난로를 멍하니 보는 모습, 우거진 숲 속에서 아이와 노는 모습, 한옥 카페에서 커피를 만드는 모습 등이 담긴다. 닷슬래시대시는 이후 좋아요 기능을 추가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지만 아직은 이런 차별화에 집중하고 있다.

재피와 닷슬래시대시가 내놓은 전략은 모두 초기 차별화 기능을 중심으로 이용자를 끌어들이는 데에 있다. SNS 시장은 수요가 또 다른 수요를 부르는 플랫폼 산업 특성이 가장 강하게 발현되는 독과점 시장이다. 주변 지인 중 사용자가 없으면 굳이 새로운 플랫폼에 가입해 시간을 들여 활동하지 않는다. ‘라인’과 같은 대체 서비스가 있어도 가족, 친구, 지인이 주로 ‘카카오톡’을 사용하기 때문에 계속 같은 서비스를 쓰게 되는 것과 같은 원리다. 똑같은 콘셉트로는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아성에 도전하기 어렵기 때문에 특색 콘텐츠를 내세워 초기 이용자를 확보한 후 이용자 풀을 확대하려 하는 것이다.

‘재피’ 개발사 투플랫폼 임직원 모습. 사진 제공=투플랫폼


두 플랫폼의 성패는 초기에 끌어모은 이용자를 유지하고, 이들의 재방문율(리텐션)을 높여 상호작용을 만드는 데서 성패가 갈릴 가능성이 높다. 재피는 AI 인플루언서라는 차별화 지점을 통해 이용자를 지속 확보하는 것을 넘어, 이용자들이 자발적으로 일상과 특별한 순간을 올리기 시작해야 SNS로서 생존할 수 있다. 또 자체 AI 엔진을 쓰다 보니 아직은 챗GPT 수준에 도달했다 보기 어려운 AI 대화 기능은 기술력을 높여 보다 자연스럽게 만드는 것이 필요해 보인다. 닷슬래시대시도 마찬가지로 일반 대중이 영상을 업로드하고 공유하기 시작해야 유력 플랫폼으로 성장할 수 있다.

프라나브 미스트리 투플랫폼 대표는 “AI 인플루언서라는 분명한 차별화 지점으로 한국의 유저들을 먼저 공략한 후 MZ세대 인구 수만 9억 명이 넘는 인도 시장에 서비스를 론칭할 계획”이라며 “최종적으로는 글로벌 22억 명의 잘파(1990년대 중후반~2010년대 초반 출생) 세대가 쓰는 플랫폼을 만드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닷슬래시대시 경쟁자는 틱톡과 같은 숏폼 영상 플랫폼이라기보다는 인스타그램 같은 SNS 플랫폼”이라며 “일상을 기록하는 재미를 제공해 이용자를 늘리는 데 주력하겠다”고 말했다.

이창우 닷슬래시대시 대표. 사진 제공=닷슬래시대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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