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의 석유 대기업인 쉘이 영국의 또 다른 ‘오일 메이저’ 브리티시페트로리엄(BP)의 인수를 검토하고 있다는 외신 보도가 나왔다. 관련 논의는 현재 초기 단계지만 추후 거래가 성공적으로 끝난다면 석유산업 역사상 최대 인수합병(M&A)이 될 것으로 보인다.
블룸버그통신은 4일(현지 시간) 소식통을 인용해 쉘이 자문사들과 함께 BP의 인수 가능성을 살펴보고 있다고 보도했다. BP 인수와 관련해 실행 가능성과 인수 타당성 등을 자문사들과 진지하게 검토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다만 이 같은 논의는 초기 단계로 추후 검토 과정에서 변경될 가능성도 있다. 앞서 와엘 사완 쉘 최고경영자(CEO)는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와 인터뷰에서 BP 인수설에 대해 “우리는 항상 이러한 문제들을 검토할 것”이라면서도 “현재로서는 자사주를 매입하는 것이 가장 적합한 방안”이라고 말했다.
거래의 최종 성사 여부에는 BP 주가와 유가가 주요 변수로 꼽힌다. 블룸버그는 “쉘의 최종 결정은 BP 주가가 계속 하락할지 여부에 따라 달라질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BP는 2020년 탈탄소 전략과 함께 재생에너지 사업에 힘을 실었다. 하지만 예상과 달리 큰 수익을 내지 못하고 부진한 실적에 고전해왔다. 이 과정에서 BP와 쉘의 시가총액은 두 배 이상으로 벌어졌다. 이에 BP 지분을 5% 이상 확보한 행동주의 펀드 엘리엇 인베스트먼트 매니지먼트는 자산 매각 확대와 비용 절감을 통한 수익성 강화 방안을 강하게 요구하는 것으로 알려진다.
쉘의 BP 인수가 마무리되면 업계 역사상 최대 규모의 인수합병 거래가 될 것으로 보인다. 로이터통신은 “거래가 최종 성사되면 엑손모빌이나 셰브론 등 미국 거대 기업과 경쟁할 수 있는 규모를 확보하게 될 것”이라면서도 “다만 인수 규모를 고려할 때 거래가 규제 당국의 감독을 받게 될 가능성도 높다”고 지적했다.
한편 2일 뉴욕상업거래소에서 6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 원유(WTI)는 전장 대비 0.95달러(1.60%) 낮아진 배럴당 58.29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브렌트유 7월 인도분 가격은 전장 대비 0.84달러(1.35%) 내린 배럴당 61.29달러에 마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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