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유플러스와 KT가 1분기 실적 발표에서 함박웃음을 지었다. 돈이 되지 않는 사업은 과감하게 ‘손절’하고, 인력 구조조정을 진행하면서 허리띠를 졸라맨 덕분이다. 여기에 SK텔레콤 해킹 사태로 유·무선 가입자 증가라는 호재까지 만나면서 투자자들의 기대가 커지고 있다. 현재 통신3사가 모두 인공지능(AI)와 데이터센터 사업에 사활을 걸고 있는 가운데, 비용 효율화와 가입자 증대로 수익성을 극대화한 양사가 시장에서 눈에 띄는 성과를 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결국 본업’ LG유플러스…통신 가입자 증가+비용 절감으로 현금 확보
LG유플러스는 최근 실적 공시를 통해 1분기 연결 기준 매출 3조7481억원, 영업이익 2554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전년 동기 대비 영업수익은 4.8%, 영업이익은 15.6% 각각 증가했으며 당기순이익은 1625억원으로 24.6% 늘었다.
이번 LG유플러스의 1분기 실적에서 먼저 눈여겨볼 점은 통신 가입자 증가다. LG유플러스는 무선사업 분야에서 전년동기대비 2% 증가한 1조6121억 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특히 가입자 순증과 해지율 개선 등 질적 성장으로 무선 가입회선 수가 10.7%나 증가했다. 초고속 인터넷과 IPTV가 포함된 스마트홈 사업의 1분기 매출도 전년동기대비 2.4% 늘어난 6306억원을 기록했다.
가입자 증가와 함께 비용 효율화도 실적 개선을 견인한 요인이다. 홍범식 LG유플러스 사장은 취임 직후 “올해는 AX 중심으로 사업 전략을 세우고, 기존 사업은 자원 재배치로 사업 구조를 개선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실제로 LG유플러스는 올해 들어 AI 분야에 대한 투자가 절실해지면서 수익이 나지 않는 사업을 서둘러 정리하고 있다. 금융 마이데이터 ‘머니Me’, 종합스포트 커뮤니티 ‘스포키’, SNS 플랫폼 ‘베터’ 등이 모두 올해 종료 혹은 보류된 사업이다. 김아람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사업 효율화 덕분에 2024년에는 8.5% 늘었던 인건비 성장률이 올해는 안정화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조직 효율화와 가입자 증대 등으로 여유자금을 확보한 LG유플러스는 올해 AI 투자에 더욱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1분기 LG유플러스는 IDC 사업에서 전년대비 2.1% 증가한 3264억 원의 매출을 달성했다. 올해는 IDC ‘평촌2센터’의 전산실에 고객사가 입주하고, AI 전용 GPU 운영 및 관리에 최적화된 AIDC를 구축하면서 매출이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2027년 7월 준공 예정된 파주 AI DC에는 6200억 원의 투자를 계획하고 있다. 특히 수전용량 50㎿급인 파주 AI DC는 평촌에 이어 하이퍼스케일급을 목표로 하는 만큼 향후 AI DC 시장에서 LG유플러스의 성장을 지속적으로 견인할 것으로 보인다.
클라우드·데이터센터 성과 내는 KT…AICT 전환 본격화
KT는 전년동기대비 영업이익이 30%나 늘어나는 호실적을 기록했다. KT는 올 1분기 매출 6조8451억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전년동기대비 2.9% 늘어난 수치다. 영업이익은 같은 기간 6888억원으로 36% 증가했다.
이번에 KT 실적을 끌어올린 요인은 클라우드와 데이터센터 사업이었다. kt클라우드의 경우 매출이 42.2%나 증가했다. 글로벌 고객의 코로케이션 수요 확대로 DC 사업 매출이 상승했고, GPU 기반 AI 클라우드 매출도 확대됐다. 비통신 자회사의 활약도 눈에 띈다. 부동산 자회사 KT에스테이트가 KT 대전인재개발원 부지에 추진 중인 860세대 규모의 공동주택 개발사업 분양도 100% 완료되며 매출에 반영됐다.
KT는 2분기부터 마이크로소프트(MS)와의 전략적 파트너십을 통해 AICT 전환을 본격화할 계획이다. 이미 3월 AI 전환(AX) 전문 딜리버리 조직 ‘AXD’를 출범했고, MS와 공동 개발 중인 한국형 AI 모델과 시큐어 퍼블릭 클라우드 등을 출시해 시장 선점에 나선다. 수익성 제고를 위한 저수익 사업 합리화 작업도 추가적으로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김홍식 하나증권 연구원은 “2분기에는 아파트 분양 이익의 70%가 반영되기 때문에 1분기 이상의 호실적을 기록할 것”이라며 “8월까지는 주가도 상승흐름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2·3위 날개 달았는데…SKT, 예고된 실적 악화
1위 사업자인 SK텔레콤의 1분기 실적 전망도 나쁘지 않다. 다만 2분기에는 해킹 사고 여파로 실적 악화를 피해가기 어려워 보인다. 현재 해킹 사고 이후 26만 명 이상의 가입자가 SK텔레콤에서 다른 통신사로 이동했다. 여기에 정부의 결정에 따른 과징금과 유심 교체 등 비용 부담이 커진 상황이다. 신영증권은 "비관적 시나리오로 6월까지 신규 가입자 유치가 제한된다고 가정하고 일평균 5월 1만5000명, 6월 5000명의 이탈을 반영하면 올해 연간 실적 감소분은 약 1500억원으로 추정된다"고 밝히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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