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도수치료와 영양주사 같은 비급여 주사제 보험금이 늘면서 실손의료보험이 또다시 적자를 기록했다.
금융감독원은 12일 이 같은 내용을 뼈대로 한 ‘2024년 실손보험 사업 실적’을 발표했다.
금감원에 따르면 비급여 주사제와 근골격계 질환 항목에서 나간 실손보험금은 전년(4조 7338억 원)보다 14.9% 증가한 5조 4413억 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전체 실손보험금에서 두 항목이 차지하는 비중은 35.8%에 달해 2023년(33.6%)보다 2.2%포인트 확대됐다.
근골격계 질환 보험금은 전년보다 14% 늘어난 2조 6321억 원이었다. 비급여 주사제 보험금은 전년보다 15.8% 늘어난 2조 8092억 원을 기록했다. 두 항목 모두 암 치료 관련 실손(1조 5887억 원)보다 보험금이 많다. 비급여 주사제와 근골격계 질환은 실손보험 비급여 항목 중에서 과잉 진료가 심한 분야로 꼽힌다.
이는 실손보험금 지출 증가로 이어졌다. 지난해 실손보험 지급 보험금은 전년보다 8.1% 늘어난 15조 2234억 원으로 집계됐다. 비급여 실손보험금이 8.4% 증가한 8조 8927억 원을 나타낸 영향이 컸다. 전체 실손보험 지급 보험금의 58.4%에 달하는 액수다.
특정 비급여 항목에서 과잉 진료가 여전하다 보니 실손보험 수익성이 개선되지 못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해 보험사들은 전년보다 13.1% 늘어난 16조 3364억 원의 실손보험료 수익을 거뒀다. 다만 보험손실이 1조 6226억 원으로 전년(-1조 9747억 원)과 마찬가지로 대규모 적자를 기록했다.
지난해 실손보험 경과손해율(발생 손해액을 보험료 수익으로 나눈 값)은 99.3%에 달했다. 2023년 103.4%와 비교하면 4.1%포인트 개선된 수치지만 여전히 손익 분기점에는 크게 못 미친다. 일반적으로는 경과손해율이 85%를 밑돌 때 보험사들이 이익을 볼 수 있는 것으로 여겨진다. 금감원은 “병의원급을 중심으로 특정 비급여 항목으로 보험금 쏠림이 심화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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