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금융지주가 금융체계상 중요한 금융사를 대상으로 하는 자체 정상화 계획 평가에서 유일하게 2등급을 받았다. 자체 정상화 계획은 국가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큰 대형 은행 지주회사와 은행이 경영 위기 상황에 대비해 사전에 작성해 놓는 자구계획이다.
14일 금융 당국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최근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금융지주와 산하 은행에 ‘2024년도 자체 정상화 계획’에 대한 평가 내역을 보냈다. 지난해 7월 금융위는 이들 금융사의 자체 정상화 계획을 승인했는데 올해 계획을 수립하기 전 세부 결과를 살펴 2025년도 계획 작성 시 반영하라는 취지다.
이 중 신한금융지주는 5대 지주사 가운데 전년 대비 한 계단 오른 종합 평가 2등급을 받았다. KB·하나·우리·NH농협 등 나머지 4개 금융지주는 전년과 동일한 3등급이다.
정상화 계획 평가 항목은 △지배구조 △핵심기능·사업 △발동지표·요건 △위기 상황 분석 △자체 정상화 수단 △상호연계성 분석 △경영정보 시스템 및 의사소통 △계획의 실행 가능성 등 총 8개다. 금융위는 금융체계상 중요한 10개 금융사에 대해 매년 자체 정상화 계획을 받고 금융감독원과 함께 평가를 진행한다.
신한금융은 평가항목 가운데 ‘계획의 실행가능성’에서 최고 등급인 1등급을 받았다. 위기 상황에 대비한 모의훈련이 실질적으로 운영된 점을 높이 평가받았다는 후문이다. 이 외에 △핵심기능·사업 △발동지표·요건 △위기 상황 분석 △자체 정상화 수단 △경영정보 시스템 및 의사소통 △계획의 실행 가능성 등에서도 2등급을 받으며 높은 위기 대응 능력을 인정받았다.
신한금융은 금감원의 심의 과정에서도 지적 사항이 가장 적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다른 금융지주의 경우 평균 15~19개의 보완 및 개선 요청을 받은 반면 신한금융의 지적 사항은 10개에 그쳤던 것으로 파악됐다.
시장에서는 신한금융지주의 자체 정상화 계획 등급 상승과 관련해 지금까지 위기 대응과 지속 가능한 성장을 강조해온 진옥동 회장의 리더십이 빛났다는 분석이 나온다. 신한금융은 지난해 금융권 최초로 책무구조도를 도입하면서 선제적인 위기 관리에 나섰다. 올해 신년사에서 내부통제를 가장 먼저 강조한 진 회장은 “내부통제를 신한의 핵심 경쟁력으로 확고히 정착시킬 것”이라며 “이뿐 아니라 고객 경험 관리를 더욱 고도화하고 금융 수요자 중심의 솔루션 및 그룹사 시너지 발굴을 확대하겠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현재 주요 금융지주와 은행은 2025년 자체 정상화 계획 수립에 나선 상태다. 이들은 하반기 승인을 목표로 새 자체 정상화 계획을 낼 계획이다. 금융위는 책무구조도 도입이 자체 정상화 계획상 지배구조에 미치는 영향을 검토해 해당 계획의 차질 없는 실행에 필요한 사항을 책무구조도에 반영하라고 요청했다. 또 실제 위기 발생을 대비한 모의훈련을 강화해 자체 정상화 계획의 실행력을 제고할 수 있도록 노력해줄 것을 당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금융사들은 올해 금융 당국이 지적하고 강조한 상황을 중점적으로 보완해 자체 정상화 계획을 제출한다는 계획을 세운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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