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양식품(003230)이 하루 만에 주가가 20% 가까이 오르면서 사상 처음으로 종가 기준 ‘황제주(주가 100만 원 이상 종목)’에 반열에 올랐다. 사상 최대 실적 발표 이후 외국인투자가들이 이례적으로 대규모 순매수에 나서면서 주가 상승에 불을 붙였다. 이에 국내 주요 증권사들도 삼양식품의 중장기 성장성에 주목하며 목표주가를 일제히 상향 조정했다.
1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삼양식품은 이날 전 거래일 대비 19.07% 오른 118만 원에 거래를 마쳤다. 삼양식품은 이달 12일 처음으로 장중 주가가 100만 원을 넘어선 데 이어 종가 기준으로도 처음 100만 원을 돌파한 것이다. 주가는 오전 한때 123만 5000원까지 치솟으며 장중 최고가도 새로 썼다. 외국인이 688억 원 순매수하며 주가 급등을 이끌었다.
증권업계에서는 삼양식품의 앞으로의 성장성을 더 높이 평가하는 분위기다. IBK투자증권은 목표주가를 기존 108만 원에서 145만 원으로 34.3% 대폭 상향했으며 KB증권과 한화투자증권도 각각 105만 원에서 125만 원으로, 120만 원에서 170만 원으로 크게 올렸다.
삼양식품은 올해 1분기 연결 기준 매출 5290억 원, 영업이익 1340억 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37.1%, 67.2% 증가한 수치로 시장 전망치를 약 30% 상회한 ‘어닝 서프라이즈(깜짝 실적)’였다. 특히 주력 제품인 불닭볶음면의 글로벌 수요 확대로 수출 비중이 전체 매출의 80%를 웃돌았고 내수보다 높은 수익성 덕분에 영업이익률은 25%에 달했다. 이는 식품 업계 평균인 5%의 5배에 달하는 수준이다. 류은애 KB증권 연구원은 “1분기 면·스낵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32.2% 증가했다”며 “우호적인 달러와 위안화 환율로 미국과 중국 법인 매출이 각각 전 분기 대비 20.1%, 11.8% 성장했다”고 짚었다.
삼양식품은 올 7월부터 본격 가동에 들어갈 밀양 제2공장을 통해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공장이 가동되면 연간 생산능력은 기존 약 18억 개에서 25억 개로 늘어나 현재의 공급 부족 해소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한유정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양식품의 2분기 매출액이 5861억 원, 영업이익은 1458억 원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일시적인 선적 지연으로 1분기에 반영되지 못한 미국 수출 물량 일부가 2분기로 이연될 것으로 보인다”며 “하반기에 환율 효과가 없다고 가정하더라도 밀양 2공장 가동으로 생산 물량이 약 35% 늘면서 영업이익 확대가 기대된다”고 분석했다. 삼양식품은 이와 함께 7월 중국 생산법인 설립을 위한 공장 착공에 나설 예정이다.
한편 이날 삼성바이오로직스도 0.40% 오르며 이달 14일 이후 이틀 만에 황제주 지위를 되찾았다. 다만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불확실성이 여전해 수일째 종가 기준 100만원 안팎에서 오르내리고 있다. 시장에서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처방약 가격 인하 행정명령이 제약기업에 줄 타격을 우려하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해 기준 북미 매출이 전체의 25.8%를 차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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