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지수가 미국의 신용등급 강등 영향으로 5거래일 만에 장중 2600선 밑으로 떨어지며 약세를 보였다. 이달 들어 순매수 행진을 이어오던 외국인들의 움직임도 꺾였고 금리 상승에 취약한 성장주 중심의 코스닥지수는 한 달 만에 최대 폭으로 하락했다.
1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23.45포인트(0.89%) 내린 2603.42에 거래를 마쳤다. 지수는 장중 2593.44까지 하락하면서 5거래일 만에 2600선 밑으로 떨어지기도 했다.
삼성전자(005930)(1.76%), SK하이닉스(000660)(2.49%), 현대차(005380)(1.44%) 등 시가총액 상위 종목이 대체로 부진했다. 코스닥지수도 전장 대비 11.32포인트(1.56%) 내린 713.75를 기록하면서 지난달 16일(1.80%) 이후 가장 큰 낙폭을 보였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 중 알테오젠·에코프로·파마리서치를 제외하고 에코프로비엠(-0.64%), HLB(-4.47%), 레인보우로보틱스(-8.43%), 펩트론(-2.12%) 등 대다수 종목이 하락했다.
이날 증시가 부진한 것은 무디스가 17일(현지 시간) 미국의 국가신용등급을 Aaa에서 Aa1로 한 단계 하향 조정했기 때문이다. 외국인과 기관투자가는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1138억 원, 1949억 원씩 팔아치우면서 증시를 끌어내렸다. 외국인은 이달 7일부터 16일까지 8거래일간 연속으로 유가증권시장에서 총 1조 6388억 원어치를 사들였다가 매도 우위로 돌아섰다. 나정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주가가 상승했던 만큼 신용등급 강등을 계기로 차익실현이 이뤄지는 등 조정을 겪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신용등급 강등 영향이 장기간 지속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무디스의 미국 신용등급 강등은 다른 신평사의 조치와 보폭을 맞춘 성격이 더 크기 때문이다. 하반기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2회가량 금리 인하에 나설 가능성 등을 고려하면 국내외 증시 영향은 단기 조정에 그칠 것이라는 분석이다.
박희찬 미래에셋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새 정부가 들어서면 경기 부양책을 적극 실시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며 “부양책에 따라 내수가 살아나고 (관세 부과 이후에도) 수출 기업들이 성과를 얼마나 내는지에 증시 방향이 달려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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