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미국과 중국의 관세 유예 조치에도 불구하고 글로벌 금융 시장은 여전히 높은 수준의 불확실성에 놓여 있다. 무역 전쟁, 경기 둔화, 인플레이션 압력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투자자들은 포트폴리오를 재점검하고, 위험 자산에 대해 신중한 자세를 취하고 있다. 이 같은 상황 속 하이일드 채권은 주식과 유사한 수익률을 제공하는 동시에 상대적으로 낮은 변동성을 보여주며, 자산 배분 전략에서 하나의 대안으로 다시 주목받고 있다.
현재 하이일드 채권의 최저 수익률은 8.4%로, 주식의 향후 10년 예상 수익률을 상회하는 수준이다. 최저 수익률은 과거 다양한 시장 국면에서도 향후 5년간의 수익률을 예측하는 데 있어 신뢰할 수 있는 지표로 활용돼 왔다. 이는 단순히 인컴(채권 이자, 주식 배당금 등 현금 소득) 중심의 투자자뿐만 아니라 총수익을 추구하는 투자자에게도 매력적인 투자 수단이 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변동성 측면에서도 주목할 만하다. 최근 하이일드 채권의 변동성은 주식 대비 약 1/5 수준까지 낮아졌다. 포트폴리오 전반의 리스크를 효과적으로 줄이면서도 일정 수준의 수익을 기대할 수 있게 된 것이다. 특히 과거 저성장 국면에서 하이일드 채권이 주식보다 더 높은 수익률을 기록해 왔다는 점을 미뤄 보아, 향후 성장률 둔화가 예상되는 현시점에서 하이일드 채권의 전략적 활용 가치는 더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하이일드 시장의 신용 구조가 질적으로 개선된 점 역시 긍정적이다. 2020년 대규모 디폴트(채무 불이행) 사태 이후로 하이일드 발행 기업들의 재무 건전성은 크게 개선됐다. 과거보다 신용등급은 높아졌고 레버리지(자기자본 대비 부채 비율)는 줄었다. 현금 흐름도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다. 경기 변동에 대한 민감도도 감소했다. 수급 측면에서도 개인 투자자의 이탈분을 기관 투자가가 상쇄하면서 시장 안정성을 뒷받침하고 있다.
지난달 관세 이슈로 신용 스프레드(금리 차)가 약 60%가량 일시적으로 확대됐지만, 하이일드 채권 섹터는 주식 대비 양호한 성과를 보였다. 향후 스프레드가 추가로 확대될 가능성이 있지만, 현재의 높아진 수익률은 가격 하락을 완충할 여력이 충분하다고 전망한다.
다만 하이일드 채권 투자 시 여전히 신중한 접근이 권고된다. 특히 CCC 등급 이하의 저신용 채권이나 경기순환 업종에 속한 크레딧 채권(국채 이외 채권을 통칭하는 말)은 시장 변동성이 확대될 경우 디폴트 위험에 노출될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크다. 이 가운데 단기물 중심의 우량 하이일드 채권은 금리 변동 위험을 낮추면서도 안정적인 인컴 수익을 기대할 수 있어 현실적인 대안으로 평가받고 있다.
현재처럼 복합적인 리스크가 얽힌 시장에서는 액티브 운용 전략의 강점이 두드러진다. 관세 유예로 잠시 숨 고르기가 가능해졌지만 미중 무역 협상이 여전히 불확실한 만큼 투자자는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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