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 주변에서는 볼을 1퍼트로 끝낼 수 있는 거리에 붙이는 게 급선무다. 일반적으로는 낮게 쳐서 굴리는 칩샷이 안전하다. 아무래도 짧은 백스윙과 평탄한 궤도의 다운스윙으로 처리하면 되기 때문에 뒤땅 치기나 토핑 같은 미스 샷 확률이 낮기 때문이다. 그런데 가끔 볼을 띄워야 할 때도 있다. 홀까지 그린의 여유 공간이 짧은 소위 쇼트 사이드에 볼이 놓여 있거나 벙커나 개울을 넘겨야 하는 때가 그런 경우다. 높이 떠올랐다가 부드럽게 지면에 떨어지는 로브 샷(또는 플롭 샷)을 익혀두면 요긴하게 활용할 수 있다.
▲체중은 왼발에 싣는다
띄우는 샷을 위해서는 골프백에서 로프트가 가장 큰 웨지를 준비한다. 과거엔 주로 56도가 그런 클럽이었지만 최근엔 58도나 60도까지 사용하는 아마추어 골퍼들도 많다. 셋업 때는 페이스를 약간 열어 로프트를 추가적으로 높여준다. 여기까지는 대다수의 골퍼들이 알고 있다. 가장 많이 범하는 실수는 체중을 뒤쪽(오른발)에 두는 것이다. 볼을 띄워야 한다는 생각에 체중을 오른쪽에 걸어놓아야만 탄도가 높아질 것 같다고 느끼기 때문이다.
그와는 반대로 체중의 70% 정도를 왼발에 얹어야 한다. 로브 샷에서 가장 두려운 실수는 뒤땅 치기보다는 토핑일 것이다. 체중이 오른쪽에 놓여 있으면 퍼 올리는 동작이 나오기 쉬워 상향 구간에서 볼의 위나 허리 부분을 때릴 위험이 커진다. 굴리는 샷이든 띄우는 샷이든 간에 웨지를 잡으면 체중이 어느 정도는 기본적으로 왼쪽에 실어야 한다. 특히 띄우는 샷에서는 스윙 궤도를 가파르게 가져가야 헤드의 뒤쪽 바운스 부분이 볼과 지면 사이로 다니고, 이 바운스를 통해 볼이 자연스럽게 위로 떠오르게 된다. 체중을 뒤쪽에 둔 채 볼을 띄우기 위해 볼 뒤쪽에서 손목을 풀어주면 바운스가 볼 뒤쪽 지면에 먼저 맞고 튀어 오르면서 볼의 허리를 때릴 위험이 커진다. 볼은 스탠스의 중앙보다 약간 왼쪽에 위치시킨다.
▲페이스가 뺨을 바라보게
어드레스 때 페이스를 다소 과감하게 열어주면 페이스는 하늘을 보고 있게 된다. 스윙은 ‘V’자 형태로 가파르게 해준다. 백스윙을 했을 때 페이스가 내 오른쪽 뺨을 바라보고, 임팩트 후 폴로스루 때는 페이스가 왼쪽 뺨을 바라보고 있다고 생각하면 된다. 띄우는 샷에서는 클럽헤드가 지면에서 낮게 낮게 다니는 것이 아니라 백스윙과 다운스윙 모두 가파른 각도로 움직여야 한다. 가파르게 올렸다가 가파르게 내리면서 볼 뒤쪽에서 힘 있게 뿌려주는 것이다. 과감하게 바닥을 치는 게 매우 중요하다.
이렇게 하면 페이스가 임팩트 구간에서 계속 열려 있는 상태로 바운스 부분이 적절한 위치의 바닥에 맞음과 동시에 볼이 밀려 공중으로 떠오르게 된다. 정확한 볼 콘택트를 위해 체중은 절대적으로 왼쪽에 실려 있어야 한다는 점을 다시 한 번 강조한다.
로브 샷은 페이스를 많이 열어준 셋업과 가파른 스윙 등 그린 주변 벙커 샷과 많이 비슷하기 때문에 과감한 스윙으로 강하게 쳐도 볼이 솟아오를 뿐 앞쪽으로 그리 멀리 가지 않는다는 사실에 확신을 갖도록 한다. 아울러 로브 샷은 볼을 손으로 토스하는 것과 흡사해서 백스핀이 거의 걸리지 않는다는 점도 고려하는 것이 좋다.
김기환 남서울CC 로직골프아카데미 원장은 한국프로골프(KPGA) 투어 선수 출신으로 이정은6, 박보겸, 이승택 등을 지도하고 있다. 동작 시범을 맡은 박종현은 KPGA 정회원이며, 아내인 KLPGA 정회원 이명환과 함께 대구에서 골프아카데미를 운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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