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 업계에서 불황에 따른 소비 위축과 사회적 인식 변화 등의 이유로 명품의 인기가 사그라들고 있는 가운데 ‘세컨핸드’로 불리는 중고 의류 패션 시장이 지속적으로 확대될 것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다. 특히 패션 소비 트렌드의 최전선에 있는 2030 젊은 세대들이 패션 중고거래에 대한 거부감이 거의 없어서 대기업, 패션 플랫폼 등 여러 업체들이 시장 진출이 긍정적으로 평가받고 있다.
14일 시장조사 기관 스태티스타에 따르면 국내 의류 시장에서 중고 패션이 차지하는 비중은 2023년 18.1%에서 2027년에 24.3%까지 확대될 전망이다. 이는 기존에 중고 의류가 안전성과 위생 등의 관점에서 선호도가 높지 않았던 것과 비교해 크게 증가하는 것으로 국내 의류 시장의 4분의 1이 중고상품일 것이란 분석이다.
실제로 국내에서 중고 의류 거래는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번개장터에 따르면 지난해 패션 카테고리 거래액은 전년 대비 53% 증가했다. 패션 업계 성수기인 4분기 기준으로 2024년에 남녀 아우터 상품 등록 수는 전년 동기간 대비 30% 늘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중고 패션에 대한 관심이 증가한 가장 큰 배경으로는 불황과 물가 상승이 꼽힌다.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가 최근 전국 만 13~59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중고 의류 관련 U&A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78%가 중고 의류 거래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특히 구매 경험이 있는 사람들은 ‘저렴한 가격에 구매할 수 있다(56.7%)’는 점을 가장 큰 이유로 꼽았다. ‘새 상품을 구매하기에 부담스럽다(32%)’는 의견도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최근 패션 업계에서는 신규 사업자의 진입으로 시장 확대에 대한 긍정적인 기대감이 확산되고 있다. 기존에 중고나라, 번개장터, 당근, 후르츠패밀리, 차란 등 중고거래만을 전문으로 하는 플랫폼 외에 패션 버티컬 플랫폼인 무신사까지 올 하반기 중고패션 시장에 합류할 예정이다.
현재 무신사가 준비 중인 ‘무신사 유즈드’ 서비스는 기존 무신사 앱 내에서 회원들이 별도의 플랫폼이나 앱을 설치하지 않고도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다는 장점으로 주목받고 있다. 1만 여개에 달하는 국내 인기 디자이너 브랜드에 대한 소비자들의 합리적 소비자 가능해질 것이란 분석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고객들이 중고상품으로 경험한 브랜드에 대해 긍정적 인식을 갖게 되면 이는 신제품 소비로까지 이어질 수 있어서 브랜드 입장에서는 ‘상품 주기 확장’ 외에도신규 고객 확보 측면에서 장점도 분명 존재한다”면서 “브랜드, 소비자, 플랫폼까지 모든 이해관계자들에게 도움이 되는 관점에서의 중고패션 거래 시장이 확대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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