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겨울 국내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발생 사례가 전년보다 2배 이상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작년 9월부터 올해 4월까지 야생 조류인플루엔자(AI) 감염 건수가 43건이라고 환경부가 15일 밝혔다. AI는 야생조류와 가금류 등에 감염되는 급성 바이러스성 호흡기 질병이다.
환경부가 작년 9월부터 올해 4월까지 야생 조류와 조류의 분변·폐사체 등 2만3131건의 시료를 분석한 결과, 고병원성 AI 바이러스가 검출된 경우는 43건으로 이전 겨울(19건)보다 2배 이상 많았다. 야생조류 폐사체에서 발견된 게 26건, 분변 12건, 포획 5건이었다. 이는 전년 같은 기간(19건)과 비교할 때 2.3배 늘어난 것이다.
환경부는 "분석한 시료가 많았고 고병원성 AI 바이러스 최초 발생일이 이전 겨울보다 한 달 이상 빨라 바이러스가 퍼지는 기간이 길었다"고 설명했다. AI 전파 가능성이 높은 오릿과 철새가 전년보다 10% 이상 많이 국내에 찾아온 점, 일본과 유럽을 비롯해 세계적으로 AI 발생이 증가세인 점도 고병원성 AI 바이러스가 늘어난 이유로 꼽혔다.
환경부는 올 겨울에도 고병원성AI가 지속 유행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야생 조류 예찰 기간·지점을 확대하고 겨울 철새 동시 총조사 횟수도 연간 8회에서 10회로 늘리는 등 다가오는 겨울에 방역을 강화하기로 했다. AI 발생·확산을 예측하는 시공간 예측 모델링 기법을 개발하고 AI에 감염됐다고 의심되는 개체를 격리해 분석할 수 있는 이동식 음압형 케이지와 계류·격리 모듈도 시범 운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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