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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OLED 신기술에 1.3조 '통큰 투자'

■새 정부 출범 후 첫 兆단위

2년간 파주 등 국내 설비 강화

차세대 패널·모듈 인프라 구축

모바일·IT용 제품에 공들일 듯

체질 개선 속 흑자전환 기대감

국내 중견·중기에 낙수효과도

LG디스플레이 파주 사업장 전경.사진=LG디스플레이




중국 액정표시장치(LCD) 공장을 매각한 LG디스플레이(034220)가 국내를 필두로 1조 2600억원을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설비 및 기술에 투자한다. 스마트폰과 노트북, TV 등 정보기술(IT) 기기에 전방위로 OLED가 탑재되자 기술력과 생산 능력을 끌어올려 시장 주도권을 유지하기 위해서다. 새 정부 출범 후 첫 조(兆) 단위 대형 투자로 수요 둔화로 침체돼 있던 국내 디스플레이업계에도 긍정적 파급 효과가 기대된다.

LG디스플레이는 17일 이사회를 열고 OLED 신기술 투자를 위해 1조 2600억 원을 투입하기로 의결했다고 밝혔다. 투자 기간은 이날부터 2027년 6월 30일까지다. LG디스플레이 관계자는 “이번 설비 투자는 국내에서는 파주를 중심으로 이뤄질 예정”이라며 “이번 투자와 별개로 재무 구조 개선 노력은 지속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회사는 OLED 시장 주도권을 강화하려 차세대 기술이 적용된 패널과 모듈 인프라 구축에 집중할 방침이다. OLED는 LCD 대비 성장성과 수익성이 높지만 중국 등 후발업체의 추격이 거세다. 삼성디스플레이와 중국 BOE 등 경쟁사들도 8.6세대 OLED 설비를 구축하는 등 투자에 속도를 내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OLED 시장은 지난해 533억달러(약 76조 원)에서 2028년 687억달러(약 1000조 원)로 연평균 5% 성장률을 구가할 전망이다.

LG디스플레이의 투자는 특히 모바일, IT 등 중소형 OLED 패널에 집중될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 중저가 스마트폰과 게이밍 모니터, 태블릿 PC 등을 중심으로 OLED 채택이 늘면서 중소형 제품의 성장성이 주목받고 있다. LG디스플레이의 주요 고객사인 애플도 아이폰에 이어 지난해 아이패드에 OLED 디스플레이를 탑재했으며 맥북 등에도 OLED를 탑재하기 위한 연구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LG디스플레이는 지난해 중국 광저우 LCD 공장을 매각하면서 최근 확보한 2조 2466억 원의 현금을 기반으로 이번 투자를 단행한다. 중국에 투자됐던 자금이 국내로 돌아오면서 수요 감소로 침체해 있던 디스플레이업계 협력 업체들도 반색하는 모습이 역력하다.

특히 이번 투자는 새 정부가 출범한 후 첫 대규모 투자로 중국 내 자산을 매각한 자금을 국내에 재투자하는 것이어서 산업 경쟁력 제고 효과가 클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선 디스플레이 공급망을 구성하는 재료와 부품, 장비 등 분야의 국내 중소·중견 업체들이 상당한 낙수효과를 거둘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회사는 이번 투자를 앞세워 사업 체질 개선에 속도를 높일 방침이다. LG디스플레이는 고부가 OLED 중심의 사업 포트폴리오 개편에 더해 인력 구조조정까지 단행하며 지난해 4분기 1년 만에 분기 기준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정철동 LG디스플레이 사장은 “지난해 반전의 기반을 만들었다면 올해는 도약하는 해가 될 수 있도록 전력을 다 하겠다”며 “차별화된 기술과 제품을 선제적으로 발굴해 고객 가치를 제공하고 시장을 선도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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