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 주가가 사상 처음으로 종가 기준 150달러를 넘었다. 중동 긴장이 완화하는 가운데 인공지능(AI) 발전에 대한 시장의 기대가 주가를 끌어 올렸다는 분석이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같은 날 주주총회에서 AI에 이은 미래 비전으로 로보틱스를 재차 지목하며 장기적 성장을 다짐했다.
25일(현지 시간) 뉴욕 증시에서 엔비디아는 전장보다 4.33% 상승한 154.31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엔비디아는 그간 수차례 장중 150달러를 넘어섰으나 종가 기준 150달러를 넘어선 것은 처음이다. 시가총액도 3조 7630억 달러를 기록해 마이크로소프트(MS)의 3조 6580억 달러를 제치고 다시 1위에 올랐다.
엔비디아 주가는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취임 이후 관세 여파에 올 4월 90달러 초반까지 내렸으나 이후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관세 및 수출 규제에도 매분기 견고한 실적을 내고 있는 데다 향후 실적 전망도 밝다. AI 칩셋 기술력뿐 아니라 쿠다(CUDA) 등 개발 생태계 지배력이 확고해 당분간 엔비디아의 지배력이 흔들리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아난다 바루아 루프캐피털 애널리스트는 “엔비디아는 여전히 핵심 기술 분야에서 독점적 지위를 유지하며 가격과 수익률에 대한 강력한 통제력을 갖고 있다”며 “AI 컴퓨팅 역량에 대한 지출이 2028년까지 2조 달러에 이를 것”이라고 봤다.
황 CEO는 이날 연례 주주총회에서 엔비디아의 ‘현재’인 AI 가속기와 로보틱스·자율주행차 등 ‘미래’ 시장에 대한 자신감을 재확인했다. 황 CEO는 지난해부터 ‘피지컬 AI’ 도래를 내다보며 생태계 장악에 힘쓰고 있다. 황 CEO는 “엔비디아의 성장 기회 중 AI와 로보틱스가 가장 크다. 수조 달러 규모의 성장 잠재력을 지닌 시장”이라며 “현재 로보틱스 부문 비중이 작지만 앞으로 데이터센터·자율주행차·로봇 등 모든 분야가 칩을 필요로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코스모스 등 로봇 AI 모델을 소개하며 “언젠가 수십억 개의 로봇, 수억 대의 자율주행차, 수천 개의 로봇 공장이 엔비디아 기술로 작동하는 세상을 꿈꾸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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