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그룹 한 지붕 아래에 모인 5개 항공사가 화학적 결합에 공을 들이고 있다. 아시아나항공 직원은 대한항공에 이어 진에어 항공권까지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게 되며 그룹 전반으로 협력 범위를 확대했다. 내년 말 통합을 앞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양사 보건의료 업무를 선제적으로 일원화하며 ‘메가 캐리어’ 이륙을 위한 준비에 공을 들였다.
8일 업계에 따르면 아시아나항공과 진에어는 최근 두 항공사의 전 세계 정규 운항 항공편에 대한 직원 우대 탑승 협약을 체결했다. 이에 따라 양사 직원들은 상호 항공편(국내·국제선)을 할인된 가격으로 매년 10장에 한해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게 됐다.
업계에서는 직원 복지 체제의 통합으로 그룹 차원의 조직 융합이 본격화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기존에는 대한항공과 진에어, 아시아나항공과 에어서울·에어인천 등 각 대형 항공사와 저비용항공사(LCC) 사이에서만 이런 혜택을 공유했으나 현재는 그룹 항공사 전반으로 확대됐기 때문이다.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과 진에어·에어부산·에어서울은 올 1월과 2월 연이어 같은 협약을 체결하며 조직 간 화학적 결합을 끌어내는 마중물로 활용했다. 대한항공은 아시아나항공 산하에 있던 에어서울·에어부산과 직원 항공권 상호 교류를 검토하기로 했다.
업계 관계자는 “직원 항공권 상호 교류는 복지 혜택의 확대뿐 아니라 구성원 간 정체성 공유 등 정서적 통합을 유도하는 전략적 조치로 읽힌다”며 “직원들이 같은 혜택을 경험하며 연대감을 느끼고 통합에 따른 내부 반감을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이번 조치로 한진그룹내 항공사 간 통합 작업에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예상된다. 조직 운영, 운항 및 고객 서비스 등 다양한 분야에서 순차적으로 협업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내년 10월 말 통합을 앞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지난달 양사 보건의료 조직·자원을 한데 모은 ‘통합 항공 보건의료센터’를 신설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간 첫 통합 조직으로 아시아나항공의 의료 장비와 전문 인력을 대한항공 본사 항공 보건의료센터로 옮겨 관련 업무를 일원화했다. 약 50명의 통합 인력이 양사 임직원을 대상으로 건강검진 등 보건 업무를 수행한다.
아시아나항공은 대한항공과 마찬가지로 국내·국제선 이코노미석 승객을 대상으로 ‘존 보딩’을 실시하고 있다. 기내 좌석을 구역별로 세분화하고 뒷좌석 승객부터 차례대로 탑승하는 방식이다. 아시아나항공은 그간 이코노미석 승객을 한번에 태우는 방식에서 존 보딩 방식으로 변경했다. 기내 승객 간 접촉을 최소화하고 혼잡 상황을 방지하려는 취지로 대한항공은 2020년부터 시행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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