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10명 가운데 9명은 미국을 가장 중요한 동맹국으로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대 위협국으로는 북한, 중국 순이었다.
8일(현지시간) 미국 여론조사기관 퓨리서치센터가 주요 25개국 국민을 대상으로 국가별 중요 동맹·위협국 인식을 조사한 결과 한국인 응답자 중 89%는 미국이 한국의 가장 중요한 동맹이라고 답했다.
한국을 대상으로 한 조사는 2월28일부터 3월29일까지 진행됐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취임 후 상호관세 부과 방침 등 관세전쟁을 본격화하기 전에 이뤄진 것이다. 최대 위협국을 묻는 말에는 북한(40%)을 가장 많이 꼽았고 다음으로는 중국(33%)이었다. 미국과 러시아라고 답한 경우는 각각 13%, 1%에 그쳤다.
한국인의 미국 중시 성향은 이스라엘, 일본과 함께 다른 조사 대상국보다 더 뚜렷하게 나타났다. 이스라엘인과 일본인은 같은 조사에서 각각 95%, 78%가 미국이 가장 중요한 동맹이라고 답했다.
이어 캐나다(55%)와 영국(51%), 폴란드(43%) 순으로 미국을 주요 동맹국이라고 답한 비율이 높았다. 트럼프 대통령의 '51번째 주' 발언에도 불구하고 캐나다인들의 절반은 미국을 중요 동맹국으로 꼽은 셈이다. 다만 미국을 최대 위협이라고 답한 비중도 59%에 달해 반미·친미 정서가 공존하는 모습을 보였다. 불법이민자, 관세 문제로 미국과 대립 중인 멕시코인들도 미국을 가장 위협적인 나라로 꼽았다.
미국 정치매체 폴리티코는 이번 조사에 대해 "러시아, 북한, 이란은 더 말할 것도 없고 이제 캐나다 국민 대다수가 이웃 나라 미국을 자국의 가장 큰 위협으로 보고 있다"며 "트럼프 시대 미국에 대한 인식 변화를 눈에 띄게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유럽 국가의 경우 러시아를 최대 위협국이라고 말한 비율이 다른 국가들보다 높았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때문으로 풀이된다. 특히 폴란드 응답자의 81%가 러시아가 최대 위협이라고 말했으며 스웨덴(77%), 독일(59%)도 러시아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강했다.
중국이 최대 위협국이라고 답한 비율이 가장 높은 나라는 일본(53%)으로 나타났다. 이어 호주(52%), 미국(42%) 순이었다.
이번 설문 조사는 미국을 포함해 주요 25개국 2만8033명을 대상으로 지난 1월 8일부터 4월 26일까지 진행됐다. 한국인 조사는 18세 이상 성인 1042명을 대상으로 전화 설문을 통해 이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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