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더위가 이어지며 시원한 백화점이나 복합쇼핑몰에서 여가시간을 보내는 ‘몰캉스(쇼핑몰+바캉스)’족이 급증하고 있다. 몰캉스족이 쇼핑과 식음료(F&B)에 지출을 늘리면서 유통 업체들의 매장 방문객 수와 매출이 모두 증가하는 모습이다.
13일 롯데백화점에 따르면 6월부터 7월 10일까지 방문객 수가 전년 동기 대비 15% 증가했다. F&B를 비롯한 매출도 10% 뛰었다.
특이한 수요도 눈에 띈다. 고온다습한 여름철에는 통상 액세서리 수요가 높아지는데, 올해는 럭셔리 트렌드까지 더해져 명품 주얼리 매출이 전년 대비 15% 가까이 뛰었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여름철 특성상 가볍고 노출이 많은 패션 아이템이 많아 주얼리 등 액세서리 구매 수요가 늘어나는 경향이 있다”며 “최근 명품 주얼리 브랜드들의 신제품 출시가 이어진 점도 실적 상승에 기여했다”고 설명했다.
현대백화점 역시 비슷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같은 기간 전체 매출은 6.8% 늘었고, 방문객 수는 13% 가까이 증가했다. 특히 스포츠 의류와 용품(15.7%) 및 시계·주얼리(25%) 부문 매출이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다. 바캉스 시즌을 앞두고 아웃도어 활동을 준비하는 고객층과 액세서리 수요가 겹친 결과로 분석된다.
현대아울렛도 같은 기간 매출이 13.7% 증가했고, 방문객 수는 약 20% 뛰었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7월 들어 폭염이 이어지면서 무더위를 피해 백화점과 아울렛 등 실내 쇼핑 공간을 찾는 고객이 늘고 있다”며 “패션·스포츠·잡화 등 여름 관련 상품을 중심으로 쇼핑 수요가 크게 증가하는 추세”라고 전했다.
고객들의 백화점 체류 시간도 길어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예전에는 점심 시간대 방문해 쇼핑 후 귀가하는 소비자들이 많았다면, 지금은 오전 일찍 쇼핑몰을 찾아 저녁까지 머무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요즘 같은 날씨에 대형 실내 쇼핑몰은 일종의 피서지 역할을 하며 단순 소비 공간을 넘어 여름 문화 콘텐츠로 자리 잡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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