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제2의 도시’ 부산이 화려한 비상을 앞두고 있어 이목이 쏠린다. 북항 재개발 사업이 속속 본궤도에 오르면서 글로벌 해양 허브로의 도약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고 있는 것. 이에, 그간 해운대구, 수영구 등으로 대표되던 부동산 위계 역시 변화가 불가피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북항 재개발 사업은 노후화된 부산항을 새롭게 정비하고, 이를 통해 원도심 재생은 물론 부산을 해양레저, 문화, 상업, 업무 등이 융합된 글로벌 관광도시로 조성하는 국내 최초의 항만재개발 사업이다. 현재 개발이 막바지 단계에 돌입한 1단계를 비롯해 2, 3단계에 이르기까지 3단계에 걸쳐 총 사업비만 약 20조원이 투입되는 초대형 프로젝트다.
1단계 사업의 경우 중구 및 동구 일원 대지면적 약 155만㎡ 부지에 2조8000억원을 투입, 항만기능이 저하된 북항 재래부두를 국제관문 기능과 친수공간 조성을 통한 해양관광거점으로 개발하는 사업이다. 부산항 국제여객터미널을 비롯해, 부산항 복합 친수공원, 북항 마리나 등의 개발이 완료됐고, 향후 부산의 문화 인프라를 크게 향상시킬 오페라하우스도 건립을 앞두고 있다.
해양 클러스터 구축에 대한 기대감도 감돌고 있다. 해양수산부(장관 강도형)는 앞서 올 2월 북항 재개발 사업의 활성화와 산학연 인프라 협력을 위해 부산항만공사 등 6개 기관과 1단계 사업지 내 ‘복합항만지구’ 약 7만7000㎡ 부지에 해양 관련 기관 클러스터를 조성하는 내용의 업무협약을 체결한 바 있다. 한국해양진흥공사, 한국해운조합 부산지부 등 주요 해양수산 관련 기관들의 업무공간이 들어서는 것으로, 인근 영도구 ‘동삼혁신지구 해양클러스터’와 남구 ‘부산항 해양산업클러스터’ 등과의 시너지가 기대된다.
주목할 점은 클러스터 구축의 마지막 퍼즐로 꼽히는 해양수산부 이전도 속도를 내고 있다는 점이다. 이재명 대통령이 취임 후 첫 국무회의를 통해 해양수산부의 부산 이전 검토를 25년 12월 말까지 이전 완료 검토를 지시한데 이어, 부산에서 3선을 지낸 실무경험이 풍부한 전재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해양수산부 장관으로 지명하는 등 이전에 대한 의지를 적극 피력했다.
해양수산부 역시 준비에 나서는 등 관련 작업을 본격화하면서 이전이 급물살을 타고 있는 모습이다. 해수부는 지난 10일 부산 동구에 위치한 IM빌딩과 협성타워 두 곳을 임차해 임시 청사로 사용하기로 결정했다. 정식 청사 후보지로 유력하게 거론되는 북항 재개발 지역과도 가까워 향후 이전 시 업무 연속성 측면에서 유리할 것으로 보여서다.
이에 업계에서는 북항 재개발 1단계 사업이 마무리되면 일대가 대륙과 해양을 연결하는 국제해양관광의 거점으로 우뚝 서게 되는 만큼, 31조5000억원의 경제적 파급효과 및 12만명의 고용창출을 예상하고 있다.
한편, 건설 원자재 가격 상승과 대내외 경제 불확실성이 맞물려 사업성 재검토를 위해 지난 2023년 이후 중단됐던 북항 재개발 2단계 사업 역시 올 2월 사업계획 수립용역을 시작으로 본격 재개됐다. 중구 및 동구 일원 약 228만㎡(육지 157만㎡, 수역 71만㎡) 부지의 항만구역 및 철도시설, 주변지역 재개발을 통해 주거와 상업, 업무, 숙박, 관광(MICE) 등의 복합기능을 조성하는 것이 목적이다.
이렇다 보니 북항 재개발 일대를 중심으로 부동산 시장도 들썩이는 모습이다. 도시 경쟁력을 높이는 매머드급 호재로 평가받는 만큼, 미래가치에 대한 기대감이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인근 중개업소들에 따르면 해수부 이전이 본격화됨에 따라 인구유입에 발맞춰 배후 주거단지를 중심으로 서울 등 전국 각지에서의 문의가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여기에 빠른 상권 활성화도 기대되는 만큼, 일대 수익형 부동산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는 전언이다.
이렇다 보니 최근 지방 부동산 시장이 다소 위축된 상황에서도 수혜처로 꼽히는 단지의 경우 단기간 분양을 완료하는 등 사뭇 달라진 분위기가 감지된다. 일례로, 대우건설이 부산 동구에 선보인 ‘블랑 써밋 74’는 최근 오피스텔 276실이 모두 분양을 완료하며 업계의 화제가 된 바 있다. 북항 재개발 사업의 수혜단지로, 높은 미래가치를 지닌 것이 흥행으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이 뿐 아니다. 오는 8월말 입주 예정인 ‘롯데캐슬 드메르’ 역시 북항 재개발의 최대 수혜처로 거론되며 높은 관심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 인근 부동산 관계자들에 따르면 북항 재개발 사업지 내 핵심 입지를 차지해 높은 미래가치를 지닌 단지로 평가받는 만큼 집주인들이 내놨던 매물을 거둬들이는 한편, 분양권에도 웃돈이 붙어 거래되는 등 입주를 앞두고 문의가 빗발치고 있다는 전언이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북항 재개발은 대규모 일자리 창출과 그에 따른 인구 유입을 동반한다는 점에서 도시 경쟁력 강화는 물론, 지역 부동산 시장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매머드급 호재로 통한다”며 “향후 부산 부동산 시장의 위계가 기존 해운대구 및 수영구에서 북항 재개발 지역 일대로의 중심 이동도 예상되는 만큼, 신규 공급단지에 대한 관심도 뜨거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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