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정우 대통령실 AI미래기획수석이 16일 “연구개발(R&D) 성공률 97%라는 것 자체가 말이 안 되는 것”이라며 R&D 제도 개선을 약속했다.
하 수석은 이날 대전 기초과학연구원(IBS)에서 열린 ‘R&D 혁신을 위한 연구 현장 간담회’에 참석해 “R&D 과제 기획에서부터 예산 편성과 집행, 평가에 이르는 전반적인 관리 시스템이 비효율적이라는 지적이 있다”며 “현장 젊은 연구자들의 목소리를 반영해 정부에서 도울 수 있도록 혁신안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정부 R&D 예산 삭감으로 심리적·물리적 피해를 보셨을 것으로 안다”며 “저도 회사에 있을 당시 어처구니가 없어 비판의 목소리를 내기도 했다”고 운을 뗐다. 이어 “R&D 성공률 97%라는 것 자체가 말이 안 되는 것으로 그건 그저 과제 양산에 지나지 않는다”며 “실제 현장에서 연구하는 이들의 목소리를 정책에 반영할 수 있도록 온라인 플랫폼 ‘모두의 R&D’를 만들었으니 의견을 많이 내 달라”고 당부했다.
간담회에는 천승현 세종대 물리학과 교수를 비롯해 신진·중견 연구자 및 학생연구자 30여 명이 패널로 참석했다. 하 수석은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해 기초과학 연구가 중요하다는 인식에서 연구 현장 첫 방문 장소를 IBS로 택했다”며 “9월까지 정부에서 과학기술 성장 동력을 만들어 나가기 위한 개선안을 마련해 제시하겠다”고 말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R&D 투자 확대와 더불어 투자의 질과 효율성을 높일 방안을 담은 ‘연구개발 생태계 혁신방안(가칭)’을 9월 중 수립할 계획이다. 이날 임명된 배경훈 과기정통부 장관은 “‘무엇을 연구할 것인가’ 단계부터 연구자가 직접 참여하는 민간 주도 R&D 기획·투자·평가 체계로의 전환이 꼭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하 수석은 이날 간담회에 앞서 IBS가 보유한 원자 수준의 분해능(식별 능력)을 가진 초저온 전자현미경(cryo-EM) 장비를 둘러보고 연구 현황에 대한 설명을 들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