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전국농어민위원회(위원장 임미애)가 한미 통상 협상에서 농축산물 시장 개방을 요구하는 미국을 향해 “더이상 대한민국 농어민의 희생을 강요하지 말라”고 30일 비판했다. 윤준병 민주당 의원은 “미국은 상식과 도덕을 결여한 폭력을 행사하고 있는데 이런 행패는 깡패와 다름없다”고도 했다.
민주당 농어민위는 이날 서울 종로구 주한 미국대사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한국 농축산물 시장에 대한 미국의 추가 개방요구는 대한민국의 식량주권을 짓밟는 행위이고 농민의 생존권을 빼앗는 일”이라고 주장했다. 미국 트럼프 행정부를 향해 “이미 한국은 미국산 소고기의 세계 최대 수입국으로 내년이면 관세도 0%가 된다. 30개월령 이상 소고기의 수입 요구는 자칫 미국산 소고기 식품안전에 대한 우려로 번질 수 있으며 이는 소탐대실의 위기를 불러올 수 있다”고 지적했다.
쌀이나 사과 수입 요구와 관련해서도 “쌀 소비가 급감함에도 한국은 미국 등의 요구로 연간 수요량의 10% 이상을 매년 의무적으로 수입하고 있다. 이 이상을 강요하는 건 상호 호혜의 원칙에 어긋난다”고 했다. 또 “세계무역기구(WTO) 및 기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서 합의된 관세 및 비관세 장벽은 존중되어야 한다. 이를 무시한 일방적 농축산물 개방 요구는 협정 정신에 위배된다”고 말했다.
이날 회견에는 농어민위 위원장 임미애 의원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문금주·문대림·서삼석·신정훈·송옥주·윤준병·이병진·이원택 의원이 참석했다. 전라남도 순천을 지역구로 둔 김문수 의원도 함께 했다.
윤준병 의원은 “지금도 한국은 세계에서 미국에서 (농축산물을) 가장 많이 수입하고 있는 국가 중 하나다. 이런 대한민국에 대해서 아직도 농수산물 수입을 확대하라고 하는 건 깡패지 무엇이겠냐”고 했다. 문대림 의원도 “일방적인 트럼프 정부의 폭력적 통상 압력으로 인해 국민의 생명인 농촌의 지속가능성이 위태로워지고 있다”며 “우리 민주당은 결사항전할 것이다. 온몸으로 막아낼 것이다”이라고 했다.
이날 의원들은 미 대사관에 직접 항의서한을 전달하려 했으나 전달 방식에 대한 미 대사관 측 반발로 우편과 이메일을 통해 전달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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