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
팝업창 닫기
이메일보내기

"카톡으로 이사회 열었습니다"…'자학' 마다 않는 코스닥社

금융당국, 한계기업 자금조달 '중점 심사' 방침에

정정 증권신고서에 위법 사례 등 잇달아 공개

[사진=게티이미지뱅크]




금융당국이 부실 상장기업 퇴출에 대한 기준을 강화하는 가운데, 실적과 재무가 부실한 상장사들의 자금 조달에 잇달아 제동이 걸리고 있다. 반복적으로 서류 보완을 요구받는 과정에서 위법 사항 등 심각한 문제를 스스로 드러내는 경우도 잇따르고 있다.

31일 금융감독원 및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코스닥 상장사 유니슨은 643억원 규모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추진 중이다. 이 업체의 지난해 매출액과 순손실은 각각 257억원, 225억원이고, 올해 1분기 매출액과 순손실은 각각 61억원, 34억원이다.

재무 상황도 악화 일로다. 1분기 말 기준 자본총계가 자본금을 밑도는 자본 잠식 상태다. 부채비율은 지난해 말 276%에서 1분기 말 285%로 늘었고, 유동비율은 25%에서 20%로 줄어들었다. 이 업체는 증권신고서에 “13개 분기 연속 영업적자, 부분자본잠식 상태”라고 스스로 밝히기도 했다.

금융당국이 상장폐지 기준 요건 등 좀비기업 퇴출 기준을 강화하자, 부실기업들이 스스로 회사의 문제를 드러내면서까지 급히 자금 조달에 나선 모양새.

코스닥 상장사 상장폐지 요건 강화.[사진=서울경제TV]


실제로 금융당국은 상장폐지 요건을 2029년까지 점진적으로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이에 코스닥 상장사의 시가 총액 요건은 기존 40억원에서 내년 150억원으로 확대되고, 2028년에는 300억원으로 늘어난다. 또한 매출 요건은 기존 30억원에서 2029년 100억원으로 변경된다.

금융당국이 자금 조달을 살펴보는 과정에서 위법 사항 등 심각한 문제가 드러나는 경우도 있다. 동일스틸럭스(023790)는 정정신고서에서 대표에 대한 복리후생 목적의 신용공여가 기준을 초과했었다는 사실을 밝혔다. 상법 위반 소지가 있다.



대규모 유증을 추진 중인 이브이첨단소재(131400)의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계열사 스튜디오산타클로스(204630)가 카카오톡으로 이사회를 개최한 사실이 드러난 것. 이 업체가 비상장사 열해당을 매각하는 과정에서 이뤄진 일로, 스튜디오산타클로스는 현재 상장폐지 심사 중이다.

스튜디오산타클로스가 열해당 업체를 취득하고 매각하는 과정서 로아 그룹을 실질 지배하는 온성준 회장이 관여된 것으로 드러났다. 회사는 지난 2022년 온성준 회장의 제안으로 열해당 지분을 취득했다고 밝혔다.

거래 당시 열해당은 재무와 실적이 부실한 상태였다. 2019년부터 2022년 매출액은 전무한 상태에서 순손실만 기록 중이었고, 2022년 말 기준 완전자본잠식상태였다. 이후 스튜디오산타클로스는 열해당 주식에 대해 100% 손상 처리했다.

재작년 스튜디오산타클로스는 경기 침체 등을 이유로 열해당 지분 매각에 나섰는데, 이 과정에도 온 회장이 관여됐다. 제주도 리조트 사업을 본인이 직접 추진한다며 열해당 지분 매수를 제안한 것. 이 과정서 회사는 카카오톡으로 이사회를 개최해 매매 계약을 승인했다. 상법 등을 위반해 무효로 이어질 수 있는 상황.

이와 같은 ‘치부 드러내기’는 앞으로 더욱 빈번히 일어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금감원은 일반주주 권익의 훼손 등이 우려되면 ‘중점 심사 유증’으로 선정하고 집중 심사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중점 심사 대상에 선정된 이브이첨단소재는 지난 4월부터 총 네 차례에 걸쳐 금감원으로부터 정정신고서 제출을 요구받았고, 추가 심사 가능성도 열려있다.

금융감독원은 "한계기업의 유상증자는 규모가 작더라도 기존 주주의 희생을 초래할 수 있다"며 주의를 요구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권용희 기자 SEN금융증권부 yonghee@sedaily.com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

서울경제를 팔로우하세요!

서울경제신문

텔레그램 뉴스채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