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H투자증권(005940)이 초대형 투자은행(IB)으로 도약하기 위해 6500억 원의 유상증자를 확정하고 종합투자계좌(IMA) 사업에 도전한다. 이번 자금 조달로 NH투자증권은 자기자본 8조 원이라는 IMA 요건을 충족시키게 됐다. 은행 계열 금융지주 산하 증권사로는 처음이다. 지난해 3월 취임 직후부터 리테일 사업을 강조해온 윤병운 NH투자증권 사장은 IMA 사업자로 선정되면 기업금융 전문성을 기반으로 안정성과 수익성을 갖춘 투자 상품을 선보이겠다는 계획이다.
NH투자증권은 31일 이사회를 열고 IMA 사업 진출을 위해 6500억 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결의했다. 이번 유상증자를 통해 자본시장법이 정한 IMA 사업자 선정을 위한 요건인 자기자본 8조 원을 갖췄다. NH투자증권은 9월 안에 인가 신청을 완료해야 현행 요건으로 심사받을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 최대주주인 NH농협금융지주를 대상으로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받기로 했다. 이를 위해 윤 사장이 총괄하는 태스크포스(TF) 팀을 구성하고 올 3분기 내 인가 신청을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앞서 한국투자증권과 미래에셋증권이 7월에 IMA 인가를 신청했다.
IMA는 고객 예탁금을 기업금융 관련 자산 등 다양한 영역에 투자해 높은 수익을 추구할 수 있는 금융 상품으로, 국내 증권사들이 골드만삭스·JP모건 등 글로벌 IB로 성장하기 위해 갖춰야 할 사업 자격이다. 고객에 대해 원금 지급 의무를 가지면서 투자 수익을 분배해 고객들의 원금 보장 니즈와 자산 증대 니즈를 모두 만족시킬 수 있다. 취임 직후부터 미래 성장을 이끌 사업으로서 리테일 부문을 강조해온 윤 사장은 이번 증자를 통해 새로운 중장기 성장 동력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NH투자증권은 그동안 축적된 역량을 바탕으로 IMA를 통해 유치한 자금을 모험자본에 공급하는 등 기업금융 분야에서 다양한 역할을 수행할 계획이다.
NH투자증권은 이날 올 상반기 영업이익과 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2.0%, 10.0% 증가한 6110억 원, 당기순이익 4651억 원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특히 IB 부문에서 증권 업계 회사채 대표주관 2위, 여전채 대표주관 1위, 유증 주관 1위를 달성하며 3344억 원의 수익을 올렸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삼성SDI 유증, 호텔신라·메리츠금융지주 회사채 발행 주관 등 굵직한 딜 다수를 따낸 덕이다. 아울러 운용투자 부문 수익은 5116억 원을, 브로커리지(중개) 수수료 수익은 2550억 원을 기록했다.
NH투자증권은 올 하반기에도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 나무증권의 고도화, 고객 자산 확대, 구조화 금융 성과, 운용 부문 수익성 개선을 통해 견고한 성장을 이어나갈 계획이다. NH투자증권 관계자는 “AA+(한국신용평가·나이스 기준)라는 업계 최고 신용등급을 보유하고 있고, 은행 계열 금융지주 산하 증권사로서 지배구조 안정성도 확보해 원금 지급의 안정성 차원에서도 차별적 강점이 있다”며 “안정성과 수익성을 겸비한 IMA 상품을 통해 경쟁력 있는 리테일 전략을 선보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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