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올레시장에서 판매된 철판오징어가 ‘가격 대비 터무니없이 적은 양’이었다는 소비자 제보가 퍼지며 또다시 ‘바가지 논란’이 불거졌다. ‘비계 삼겹살’, ‘4000원 김밥’에 이어 연이어 발생하는 ‘먹거리 논란’에 제주도 관광 이미지가 타격을 입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20일 제주도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10월 9일까지 제주를 찾은 관광객은 1061만3183명으로, 전년 동기(1084만6623명) 대비 2.2% 감소했지만 지난 6월 이후 꾸준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추석 연휴(9월 14~18일) 기간에는 33만9926명이 제주를 방문해 전년 대비 11% 늘었고, 크루즈 관광객 수도 64만명을 돌파하며 이미 지난해 전체 기록을 넘어섰다.
그러나 이러한 관광객 회복세에도 불구하고, 현지에서는 잇단 ‘바가지 상술’이 논란의 불씨를 키우고 있다. 최근 한 흑돼지집의 ‘비계 목살’, 탐라문화제의 ‘4000원 김밥’에 이어 이번엔 올레시장의 ‘철판오징어’가 도마 위에 올랐다.
이날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제주 올레시장 철판오징어, 중자 1만5000원에 ‘반만 담긴 양’ 논란” 이라는 제목의 게시글이 올라왔다. 작성자 A씨는 “많이 못 먹어서 목살 1인분, 오겹살 1인분, 소주 한 병을 시켰는데 목살이랑 비계가 반반으로 나왔다”는 흑돼지집 후기를 공유한 데 이어, 이번엔 철판오징어를 지적했다.
그는 “불쇼로 시선을 끌며 시끄럽게 장사하던데, 막상 받아보니 오징어를 반만 준 것 같았다”며 “관광객이 많은 곳에서 양심을 팔며 장사한다”고 비판했다. 이어 "먹다 남긴 게 아니고 숙소에서 열어본, 받은 그대로인 상태이다. 다른 분들은 꼭 앞에서 확인하라”고 덧붙였다.
A씨가 공개한 사진에는 종이상자 한쪽에 마요네즈 자국과 오징어 다리 몇 개만 남은 모습이 담겼다.
누리꾼들은 "몸통은 다 먹고 다리 부스러기만 준거냐", “영화관 오징어보다도 양이 적다”, “한 번 오고 말 관광객이라고 생각하니 저렇게 파는 것”이라며 분노했다. 한 이용자는 “제주도가 삼다도인 이유는 ‘중국인, 바가지, 비계 돼지’ 때문”이라며 비꼬았다.
다만 일부는 “1만5000원이면 그렇게 바가지는 아니다”, “요즘 오징어 한 마리에 2만5000원 한다던데, 그게 사실이라면 욕할 일은 아닌 듯하다”, “관광지 물가와 원가를 감안하면 이슈로 삼긴 어렵다”는 반론을 내놓기도 했다.
한편, 제주에서는 올해 들어 먹거리 가격 논란이 유독 잦았다. 이달 18일에는 서귀포의 한 흑돼지집에서 주문한 고기 절반이 비계였다며 “다시는 안 올 것 같다”는 여행객의 폭로가 이어졌고, 10일 ‘탐라문화제’ 현장에서는 밥만 가득한 ‘4000원 김밥’이 도마 위에 올랐다.
제주시 관계자는 “상인이 아닌 마을 부녀회가 판매한 것으로 폭리를 취하려 한 것은 아니다”라고 해명했지만, 누리꾼들 사이에서는 “몇 년째 똑같은 논란이 반복된다”며 “제주는 개선 의지가 없다는 말이 괜히 나온 게 아니다”는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newsuyeon@sedaily.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