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원·달러 환율이 급등하면서 수입 물가가 9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상승했다.
한국은행이 14일 발표한 ‘2025년 10월 수출입물가지수’에 따르면 지난달 수입물가지수(원화 기준 잠정치·2020년 수준 100)는 138.17로 전월(135.56) 대비 1.9% 올랐다. 이는 올해 1월(2.2%) 이후 9개월 만의 최대 상승 폭이다. 전년 동월 대비로는 0.5% 상승했다.
이 기간 국제유가는 하락세를 나타냈지만 원화 가치가 떨어지며 물가를 밀어올렸다. 두바이유 월평균 가격은 9월 배럴당 70.01달러에서 10월 65.00달러로 7.2% 하락했으나 같은 기간 원·달러 평균 환율은 1391.83원에서 1423.36원으로 2.3% 올랐다.
품목별로는 원재료(-0.6%)가 하락했지만 중간재(3.8%)가 크게 오르며 전체 지수를 끌어올렸다. 컴퓨터·전자 및 광학기기(9.7%)를 비롯해 1차 금속제품, 화학제품 등이 일제히 상승한 영향이다. 자본재와 소비재도 각각 1.3%, 1.7% 상승했다.
세부 품목 중에서는 쇠고기(3.3%), 동정련품(10.3%), 암모니아(15.2%), 기타 귀금속 정련품(15.7%) 등의 가격이 큰 폭으로 올랐다.
수입 물가 상승은 소비재뿐 아니라 생산 과정에서 쓰이는 원자재·중간재 가격을 통해서도 소비자물가에 상방 압력을 가할 가능성이 있다. 다만 실제 소비자물가로의 전가 폭과 시기는 기업들이 원가 부담을 어느 정도 가격에 반영할지, 또 정부의 물가 안정 정책 기조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문희 한은 물가통계팀장은 11월 수입 물가 전망과 관련해 “이달 들어 환율은 전월 대비 1.5% 올랐고 두바이유 가격도 0.7% 올랐다”면서 “이런 상승 요인도 있지만 국내외 여건 불확실성이 있어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했다.
한편 10월 수출물가지수(원화 기준)는 9월(129.37)보다 4.1% 오른 134.72로 집계됐다. 4개월 연속 오름세로 지난해 4월(4.4%) 이후 1년 6개월 만에 가장 컸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khr@sedaily.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