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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율차·로봇시대 이끌 게임체인저…K원팀으로 100兆시장 뚫는다

['넥스트 반도체' 전쟁]

■SK, 초혁신프로젝트 참여 이유는

SiC 전력반도체 美·佛과 격차 커져

정부, 인력양성·금융 전방위 지원

학계·中企 등과 '수직 생태계' 구축

2030년 8인치 웨이퍼 중심 양산

기술자립도 20%로 2배 달성 목표

SK의 SiC 전력반도체 설계·생산 자회사인 SK파워텍의 공장 내부에서 연구진이 제품을 점검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부가 실리콘카바이드(SiC) 전력반도체 산업을 육성하기 위해 SK그룹과 손을 잡은 배경에는 치열해지는 ‘넥스트 칩’ 전쟁이 있다. 지금까지는 엔비디아의 그래픽처리장치(GPU)와 여기에 탑재되는 고대역폭메모리(HBM)가 칩 시장을 주도했다면 앞으로는 고성능 GPU에 안정적으로 전력을 공급할 수 있는 전력반도체 솔루션이 더욱 중요해진다는 의미다.

반도체 장비업계의 한 고위 관계자는 17일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의 처리 용량이 커질수록 필요 전력량도 폭증하게 된다”며 “여기에 전력을 공급할 수 있는 발전소와 전력망도 중요하지만 전력을 제어하고 통제하는 동시에 발열과 전력 손실을 잡는 신개념 칩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데이터센터는 이미 도시에 버금가는 수준의 전력을 사용하고 있고 자율주행차는 수백 개 센서를 실시간 연산하는 고성능 컴퓨터 이상의 성능을 요구하고 있다. 휴머노이드 로봇도 고열·고진동 환경에서 다축 모터를 정밀하게 제어해야 한다. 이 모든 장치를 안정적으로 구동하려면 발열과 효율 문제를 해결할 전력반도체가 필수다. 데이터(칩)와 에너지(전력반도체)가 함께 최적화되지 않으면 다가올 글로벌 칩 경쟁에서 살아남기 어렵다는 얘기다. 특히 SiC 소재 기반 전력반도체는 기존 실리콘(Si) 기반 제품보다 고온·고전압 환경에서 전력 손실이 적고 내구성이 높아 차세대 산업의 전력 효율을 좌우하는 핵심 부품으로 떠올랐다. 분석 기관마다 차이는 있지만 전력반도체 시장이 2030년 685억 달러(약 100조 원)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문제는 이 시장에서 한국의 경쟁력이 낮아 이미 격차가 벌어지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한국은 HBM 같은 메모리 분야에서 압도적인 우위를 갖고 있지만 SiC 기반의 차세대 전력반도체 시장에서는 후발 주자에 가깝다. 무엇보다 전력반도체 시장이 8인치 웨이퍼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어 격차 확대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전력반도체를 생산하는 업체들은 대부분 6인치 팹을 중심으로 공정을 구성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통상 반도체 업계에서는 생산에 사용하는 웨이퍼가 클수록 더 효율적인 공정을 갖춘 것으로 평가한다.

세계 시장도 우리나라를 제외한 글로벌 기업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다. 프랑스와 이탈리아의 합작 기업인 ST마이크로가 SiC 전력반도체 시장에서 1위를 차지하고 있고 온세미(미국), 인피니언(독일) 등이 그 뒤를 잇고 있다. 중국 역시 전력반도체 시장에서 소재와 후공정을 모두 아우르는 수직계열화를 추진하고 있어 언제든 잠재적 위협이 될 수 있다.

전문가들은 SK가 전력반도체 시장에서 최고의 ‘앵커(주도) 기업’이 될 수 있다고 전망하고 있다. SK실트론(웨이퍼)을 비롯해 SK하이닉스 시스템아이씨(파운드리) 등 언제든 수직계열화가 가능한 시스템을 이미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각 공정에서 국내 협력 업체들과 상당한 신뢰를 쌓은 것도 강점이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SK가 HBM으로 부활하는 과정을 보면 외부 전문가들의 목소리에 상대적으로 더 개방적인 기업이라고 볼 수 있다”며 “대기업인 SK가 앵커 역할을 하면 관련 생태계가 훨씬 안정적으로 정착될 수 있다”고 말했다.

정부도 2030년까지 이어지는 장기 로드맵을 제시하며 측면 지원에 나설 방침이다. 9월 SiC 전력반도체 추진단을 출범시킨 데 이어 이달 중에 기술 개발을 위한 세부 과제를 도출할 예정이다. 내년 상반기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 심의를 거쳐 개발 방향을 확정하면 방향이 이듬해부터 8인치 공공팹 시제품 생산과 실증 협력에 돌입한다. 2029년 최종 프로토타입 개발을 거쳐 2030년 양산 성능 달성이 목표다. 이를 통해 현재 10% 수준인 SiC 전력반도체의 기술 자립도를 20%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여기에 인력 양성과 실증 인프라 및 금융 지원도 패키지로 묶어 함께 지원한다. 석박사급 전문 인력 양성 프로그램이 가동되고 국민성장펀드를 통한 지분 투자, 저리 대출도 병행된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연말 결성될 국민성장펀드에서 추가로 투자가 이뤄지면 SiC 전력반도체가 반도체 산업의 제2의 HBM이 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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