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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노멀된 고환율…항공사 “비행기 리스 대신 직구”

리스 폭탄에 정비·유류비 부담

업계, 보유기단 확대로 방향 선회

제주항공, 차세대 기체 순차 도입

대한항공, 보잉서 103대 들여와

LA·밴쿠버 등 미주노선 증편도

"단기적 실적 회복 쉽지 않을 것"

사진제공=대한항공




원·달러 환율이 최근 1470원대에 육박하며 고공 행진을 이어가는 가운데 항공 업계가 구매기 도입을 확대하는 등 고환율 충격을 줄이기 위한 총력전에 나섰다. 항공사들은 항공기에 대한 대여(리스)료와 유가·정비료 등 주요 비용을 달러로 지출하는 데다 환율 상승 시 외화 평가손실까지 불어나는 구조적 한계로 시름하고 있다.

20일 항공 업계에 따르면 국내 대형항공사(FSC)와 저비용항공사(LCC)는 올해 지속되고 있는 고환율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구매기 도입을 서두르고 있다. 일반적으로 환율 상승기에는 항공기를 대여해주는 리스사의 금융·신용 부담이 커지면서 항공사는 환율 상승 폭보다 더 큰 리스료를 지불하게 되는데 운영하고 있는 기단의 구매기 비중을 늘려 이 같은 비용을 줄인다는 구상이다.



제주항공(089590)은 2018년 보잉사와 체결한 B737-8 50대(확정 구매 40대, 옵션 구매 10대) 구매 계약을 바탕으로 순차적으로 구매기를 도입할 계획이다. 제주항공은 2023년 2대를 시작으로 올해 계획된 6대 도입을 이미 완료했다. 20년 이상 오래된 항공기를 퇴출시키거나 리스 기간이 만료된 항공기 대신 구매기를 투입하는 방식이다. 이번에 들여오는 B737-8 항공기는 이전 모델 대비 연료 소모량도 15% 적어 유류비 비용도 줄어들 것으로 기대된다.

대한항공(003490)도 최근 보잉과 차세대 고효율 항공기 103대를 도입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2030년 말까지 777-9 항공기 20대, 787-10 항공기 25대, 737-10 항공기 50대, 777-8F 화물기 8대를 순차적으로 도입할 예정이다. 향후 고환율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리스 비용을 부담하는 것보다는 초기 비용 투자로 항공기를 구매하는 것이 합리적이라는 판단이다. 이스타항공도 B737-8 기종 12대를 추가 구매하는 계약을 완료하고 2026년까지 총 27대로 기단을 확대할 계획이다.



지난 3분기 아시아나항공(020560)·티웨이항공(091810)·제주항공·진에어·에어부산 등 대한항공을 제외한 모든 항공사가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환율 상승이 곧바로 비용 증가로 이어지면서 수익이 악화됐다. 원화 약세로 외화 부채도 늘어났다. 전자공시사이트에 따르면 환율 10원이 변동할 때마다 대한항공은 약 480억 원의 외화 평가손실을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항공사들은 재무적 대응에 나서고 있다. 대한항공은 3분기 산업은행 등 2개 금융기관과 2000만 달러(약 293억 원)의 통화 선도 계약을 맺고 환율 변동에 따른 부담을 일부 상쇄했다. 통화 선도 계약은 달러화를 미리 정한 환율로 만기일에 매입하는 것을 뜻한다. 아울러 달러 기준 부채를 원화로 변경하는 파생상품인 ‘통화이자율 스와프’도 1조 원 이상의 규모로 다수의 금융기관과 계약을 체결한 상태다. 아시아나항공도 “환율의 움직임에 따라 비용 지불 시점을 조절하는 것은 물론 차입 통화를 다변화하는 등 환율 리스크에 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항공 업계는 미주 노선 확대도 고환율 영향을 부분적으로 막아낼 수 있는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다. 달러로 수입 창출이 가능한 만큼 고환율로 인한 손실을 일정 수준 회피할 수 있다. 에어프레미아는 최근 LA 노선을 주 11회로, 샌프란시스코 노선을 주 5회로 증편해 운영하고 있으며 티웨이항공도 올 7월부터 밴쿠버 노선에 공식 취항해 주 4회 운항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환율이 예상보다 높은 수준을 유지하면서 항공사들이 재무 전략부터 기단 운용까지 전방위적인 체질 개선에 나서고 있다”며 “다만 4분기에도 고환율·고비용 환경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 단기적으로 실적 회복을 이끌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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