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속 티라노사우루스(T-렉스)는 주인공이 자동차를 타고 도망을 쳐도 끝까지 쫓아와 생명을 위협하곤 하는 공룡계의 달리기 챔피언이다. 운이 억세게 좋지 않은 이상 T-렉스로부터 뛰어서 도망치는 것은 불가능하다.
최근 영국 로얄 수의과 대학 바이오메카닉과의 존 허친슨 박사는 “이와 같은 영화 속의 묘사가 사실과 다르며 T-렉스는 사실 느림보 공룡에 가깝다”고 밝혔다.
허친슨 박사와 그의 연구팀이 기존의 생물공학적 자료에 몇가지 새로운 정보를 추가하여 컴퓨터로 계산한 결과, T-렉스의 몸무게가 지금까지 알려졌던 3~4톤보다 두배 이상 무거운 6~8톤이었던 것으로 나타난 것.
이것이 사실일 경우 T-렉스는 무거운 몸무게로 인해 시속 40km 이상 달리는 것이 불가능하며 뛰어가다 방향을 바꿀 때에도 관성의 법칙 때문에 몸을 45도 돌리는 데에만 2초 이상의 시간이 필요했을 것이라는 게 연구팀의 설명이다.
일반적인 운동선수들의 달리기 속도가 시속 40km 정도이므로 달리기에 자신 있는 사람이라면 지금 당장 T-렉스가 눈앞에 나타난다 해도 지그재그로 뛰어 손쉽게 떨쳐버릴 수 있는 셈이다.
특히 허친슨 박사는 이 연구결과를 토대로 “쥬라기 당시에도 어느 정도 날쌘 동물들은 T-렉스를 어렵지 않게 따돌릴 수 있었을 것”이라고 밝혀 T-렉스가 포식공룡이 아닌 죽은 동물의 시체를 처리하는 청소부 공룡이었을 수도 있음을 우회적으로 표현했다.
이에 대해 런던 자연사 박물관의 폴 배렛 박사는 “이 연구는 T-렉스가 우리의 생각보다 훨씬 느린 동물임을 보여주지만 30㎝ 길이의 이빨을 60개 이상 갖고 있는 T-렉스는 여전히 무시무시한 공룡”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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