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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0m짜리 초대형 거미집

12종 거미들의 합작품, 풍부한 먹이로 인한 개체 수 증가 탓

[서울경제 파퓰러사이언스] 스파이더맨조차 울고 갈 초대형 거미집이 발견됐다.

미국 댈러스 동쪽에 위치한 레이크 타와코니 주립공원의 공원 관리인 돈나 가드는 얼마 전 인적이 드문 숲길을 순찰하다 눈앞에 펼쳐진 광경에 입을 다물 수가 없었다.

길이가 무려 180m에 달하는 초대형 거미줄이 나뭇가지들과 뒤엉켜 폭설이 내린 듯 장관을 연출하고 있었던 것.

그 장대한 규모를 보고 있노라면 이곳을 지나는 곤충들이 거미줄에 걸리지 않고 살아나간다는 것이 아예 불가능해 보일 정도다.

그렇다면 이 거미집의 주인은 누구일까. 공상과학 영화에 나오는 괴물 거미가 출현한 것일까.

물론 아니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이 거미집은 한 마리의 작품이 아니다.

정확히 몇 마리가 참여했는지는 알 수 없어도 깡충거미, 갈거미 등 최소 12종의 거미들이 함께 만든 걸작으로 보고 있다.



최근 몇 년 사이 습한 여름이 지속되면서 이 지역에 모기와 같은 먹이가 많아지자 거미들의 수가 급격히 증가했고, 그 결과 이러한 거대 거미집이 탄생하기에 이르렀다는 것.

실제로 현장 근처에서는 수백만 마리의 모기들이 웽웽거리는 소리를 쉽게 들을 수 있다.

미국 텍사스 소재 A&M 대학의 곤충학과 존 잭맨 교수는 “이 같은 일은 대개 거미들의 먹이가 증가할 때 발생한다”며 “먹이가 풍족하지 않을 경우 거미들은 서로를 잡아먹어 개체수를 조절한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더 이상 이 거미 왕국을 볼 수는 없다.

겨울이 오면 거미들이 추위와 굶주림에 죽어버려 거미집 또한 사라져 버리기 때문이다.

/양철승 기자 csyang@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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