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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ney Minded] 주식시장 예측하는 소프트웨어

심리학자, 신경학자, 정신과 의사들은 지난 1980년대부터 인간행동에 대한 지식을 금융시장에 접목시켜 왔다. 즉 공포증, 강박충동 등을 진단해 불합리한 경제적 행동의 원인을 알아내려고 한 것. 그들은 주식시장이 활황, 또는 불황이 되는 이유와 모든 사람들이 항시 잘못된 판단을 내리는 이유를 알아내 미래를 예측하고자 했다.

정신과 의사인 리처드 피터슨은 여기에서 한 발 더 나갔다. 그는 각종 미디어에 나온 주식투자 관련 언어를 분석해 투자자들의 기대 심리를 나타내주는 소프트웨어를 만드는데 성공했다. 이 소프트웨어를 사용해 주식시장의 동향을 예측하는 헤지펀드가 오는 3월부터 가동될 예정이다. 마켓싸이 캐피털(MarketPsy Capital)이라는 이름의 이 헤지펀드는 정신의학과 기술로 인간의 특이한 성향을 이해하고, 이를 이용해 돈을 모으는 펀드다.

자네, 돈을 바보같이 다루고 있군!”이라는 메시지를 점잖고 멋있게 전달할 방법은 없다. 자신이 빈틈없는 투자자라고 착각할지는 몰라도 평균적인 인간의 본능을 가지고 있다면 부(富)에 대한 무아적인 갈망과 깊은 공포 사이에서 방황하는 투자자일 수밖에 없다. 마치 스포츠 이벤트에 열광한다든지, 극장에서 많은 사람을 따라 출구로 나가는 것 같은 군중심리 말이다.

사람들은 동료들 대부분과 마찬가지로 어쩔 수 없이 비쌀 때 사서 쌀 때 판다. 그 때문에 리처드 피터슨 같은 사람이 돈 많은 정신과 의사가 되는 것이다.

지난 2001년 9월 11일 이후 주식시장이 다시 개장됐을 때 투자자들이 패닉상태에 빠져 마구 팔아치운 보험사 관련 주식은 폭락했다. 워렌 버핏의 조심성과 수익성의 상징이라고 할 만한 버크셔 헤더웨이(대형 보험회사 소유)의 주가도 10일간 9%나 떨어졌다.

하지만 기민하고 감정에 치우치지 않는 합리적인 투자자는 엄청난 돈을 들여 그 회사의 주식을 대량으로 사들였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주가 급락 사태를 바라보고 버크셔 헤더웨이의 가치를 제대로 평가한 것이다. 실제 2001년 9월 19일 주당 6만1,400달러에 구입한 버크셔 헤더웨이 주식의 가격은 현재 14만9,000달러가 넘는다.
하지만 당시 주식시장은 이성이 아닌 감정이 지배하고 있었다. 그리고 대부분의 투자자들은 거기에 휘말려 들었다.

심리학자들과 신경학자, 정신과 의사들은 1980년대부터 이 같은 종류의 인간행동에 대한 지식을 금융시장에 접목시켜 왔다. 이 같은 뉴로인베스터(neuroinvestor)들은 공포증, 강박 충동을 진단해 불합리한 경제적 행동의 원인을 알아내고자 했다.

그들은 주식시장이 활황, 또는 불황이 되는 이유와 모든 사람들이 항시 잘못된 판단을 내리는 이유를 알아내 미래를 전망하고자 한다. 그리고 집단적인 패닉을 일으킨 다수로부터 현명한 소수를 구제해 이익을 얻도록 도와주는 것 역시 그들의 목표다.
말이 빠른 35세의 텍사스 사람인 피터슨은 아마도 금융시장을 진단하는 법을 알기 위해 의대에 진학한 최초의 인물일 것이다. 그는 “진학 원서에 그렇게 적지는 않았지만 시장 움직임에 대한 정성적, 감정적 측면에서의 해석을 원했다”고 말한다.

현재 피터슨은 기자, 분석가, 블로거들이 주식에 대해 나누는 언어를 분석해 놓치기 쉬운 투자 기회를 잡아내는 프로그램을 개발 중이다. 또한 그는 이름을 밝힐 수 없는 회계학 교수 및 웹 사업가와 손잡고 캘리포니아에 마켓싸이 캐피털(MarketPsy Capital)이라는 독자적인 헤지펀드를 3월에 만들 계획이다. 이 헤지펀드는 정신의학과 기술로 인간의 특이한 성향을 이해하고, 이를 이용해 돈을 모으는 펀드다.

당신의 과거를 말해주세요
뉴로인베스팅(neuroinvesting)이란 말을 처음 들으면 여러 신경정신과 의사들이 주식 중개인들에게 말도 안 되는 정신분석 용어나 떠드는 것이라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뉴로인베스팅은 약 300년간에 걸친 연구의 결과물이다.

지난 1759년 사람이 다른 사람의 행동에 영향을 받는 방식을 묘사한 아담 스미스와 같은 고전적 학자들로부터 개인의 선택을 거대한 경제적 조류에 연결시킨 존 메이너드 케인즈 같은 20세기의 신고전주의 경제학자들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경제학자들은 변덕스러운 인간의 자유의지를 자산 형성 패턴과 연계시켜 보려고 노력해왔다.
1960년대 이후에는 심리학 연구가 정신 건강의 틀을 뛰어넘어 실질적인 응용을 할 수 있을만큼 다변화되기 시작했다. 실제 지난 1979년 에이모스 트버스키와 대니얼 커니먼이라는 두 심리학자는 뉴로인베스팅에 대한 최초의 논문인 ‘가능성 이론: 위험부담이 있는 결정 분석’이라는 글을 썼다.

이 논문은 위험한 금융적 선택을 할 때 절망하는 부류의 사람들과 그 과정을 명료하게 서술했다. 커니먼은 이후 노벨상을 받았다.

트버스키와 커니먼은 사람들이 불확실성을 판단할 때 비합리적인 기준을 적용하는 경향이 있다고 판단했고, 비합리적 기준은 실제의 개연성과는 상당한 거리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 같은 비합리성의 고전적 사례는 주식의 구입가격을 기준으로 현재 가격을 저울질하는 것이다. 즉 ‘이 주식은 50달러에 산 것인 만큼 42달러에는 팔 수 없다’는 것과 같은 것이다.

아직도 대부분의 주식 거래인들이 그렇게 생각하지만 그것은 논리적인 사고가 아니다. 주식은 현재의 가치를 가지고 평가해야지, 희망이나 후회에 얽매여 평가해서는 안 되는 것이다.

그들의 이론은 현장의 많은 일들에 적용될 수 있다. 사람들이 충분한 정보 없이 결정을 해야 하는 경우 생각하는 방식은 근본적으로 바뀔 수 있다. 충분한 정보가 있으면 머리가 맑아지지만 대개 투자 결정은 불확실성을 전제하고 내리는 경우가 많다.

가용 정보량이 줄어들수록 사람들은 다른 사람들의 분위기에 따라 움직이는 경우가 많다. 물론 극소수의 투자자들은 이런 경우에도 분석적인 판단을 내리곤 한다. 간단히 말해 정보가 적으면 대단히 우수한 인간의 두뇌를 사용하지 못하고, 낡았지만 믿음직한 동물의 뇌를 사용하는 것이다. 하지만 동물들은 좋은 투자자가 못 된다.

1990년대 중반 투자회사들은 이 같은 이론을 시장 현실에 응용하기 시작했다. 뉴로인베스팅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낸 경제학 및 행동과학 교수인 리처드 H. 탈러가 설립한 풀러 앤 탈러 자산관리회사 같은 회사가 대표적이다.

이 회사는 심리학을 투자자 행동에 적용시켜 선입관 및 불명확한 요소 등의 심리적 요인에 근거한 투자모델을 만들어 냈다. 어떤 사람들은 금융관리 전문가에게 모든 것을 떠맡겨 버리기도 하지만 뉴로인베스터들은 일반 투자자들이 이성적인 사고를 중지하고 맹목적으로 다른 사람들이 하는 일을 따라 투자할 때를 이용한다.

그렇다면 그들은 인터넷 거품 경기 같은 것에 당연히 대비했어야 했다. 하지만 닷컴 열풍이 몰아닥쳤다 꺼졌을 때 탈러의 회사를 포함한 행동재무론(behavioral finance) 펀드는 대부분 거론조차 되지 않거나 일반 투자자처럼 손해를 입었다.

물론 탈러와 그의 동료들이 닷컴 열풍의 비합리성을 몰랐던 것은 아니다. 그들은 닷컴 열풍이 한때의 광풍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하지만 미친 사람들이 주도권을 잡게 되면 언제 이 광풍이 진정돼 정상 상태에서 이익을 얻을 지를 예측하는 사람도 있어야 했다. 뉴로인베스터들도 다른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고객들이 테이블에서 언제 떠나갈지 예측할 수는 없다. 그들이 만든 모델은 너무 모호했다. 탈러는 불황이던 2001년 연말에 뉴욕타임스에 이런 글을 기고했다.

“지난 20년간 개인 인지 심리학은 집단 심리학보다 더 큰 발전을 이룩했다. 언제 인터넷 거품이 꺼질지 알려주는 모델이 있었다면 당연히 그 모델을 사용했을 것이다. 그러나 내가 알기로는 어디에도 변화를 예고해 주는 도구는 없었다.”
하지만 정신과 의사인 피터슨은 자신이 그런 도구를 갖고 있다고 생각한다.

어떻게 투자의 감을 얻는가?
피터슨의 아버지는 재정학 교수였다. 따라서 그는 저녁식사에서 주식시장 이야기를 하면서 자랐다. 그는 학부시절 텍사스 대학에서 전기공학을 배웠는데, 4학년 시절 주식운용 방식을 예측하는 통계 소프트웨어를 만든 적이 있다. 그는 당시를 이렇게 회상한다.

“저도 믿기지 않았지만 그 기계적 시스템은 가장 정확했지요. 그 시스템에서 팔라고 하면 저는 항상 그 이유를 알지 못했습니다. 정말 미칠 노릇이었지요.”
그는 투자자 행동에 대해 더 깊이 이해하기 위해 1995년 의대에 지원했다. 그리고 그는 텍사스 대학에서 한가할 때면 보다 깊이 있는 투자 실험을 해보았다.

“직관에 의지해서 투자를 시작했어요. 그러자 수익률이 형편없이 떨어지더군요. 이론상으로는 나의 판단 중에 70%는 옳았어야 했지만 실제 돈을 걸고 투자를 하니 더욱 신경이 쓰였고, 결국 실제로는 판단의 30%만 정확했지요. 그래서 감정 상태를 우선 알아야 한다는 생각을 했어요.”

그는 초창기 인터넷 게시판에 나온 투자 관련 글들을 자세히 들여다보기 시작했다. 특히 주식을 사게 만드는 말에 주목했다.

피터슨은 월스트리트에서 행동재무론의 인기가 없어질 무렵 정신과 수업을 받았고, 행동재무론 모델을 다시 평가하게 된다. 그가 보기에는 급속히 발전한 컴퓨팅 기술과 새로운 분석 형태를 사용한다면 보다 정교한 행동재무론을 만들어 낼 수 있을 것 같았다. 실제 당시 젊은 학자들은 실제 실험을 잘 운영하기 위한 실험 기술과 통계 도구를 배우고 있었다.

피터슨과 비슷한 종류의 연구들은 1998년 설립된 행동재무론연구소의 계간지 최신호에서도 볼 수 있다.
이러한 연구들은 주로 광범위하게 전산화된 데이터와 강력한 컴퓨터 사용을 통해 그 가능성을 열었다. 이 잡지의 기고가들은 금융계와 학계 출신들이었으며, 애매모호한 주제를 명확하게 하려고 했다.
대부분의 연구는 투자자들이 위험을 회피하려다가 오히려 문제를 일으키는 사례를 다루고 있다.



로버트 프렛처는 신경학 이론을 동원해 2001년에 발표한 논문에서 신피질, 그리고 뇌저 신경절 및 변연계 간의 차이점을 집어냈다. 신피질은 이성적 판단을 관장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으며 뇌저 신경절과 번연계는 본능 및 감정과 관련이 있는데, 결국 사람들의 군중심리 본능은 야생의 생존에는 적합하지만 투자에는 적합하지 못하다고 결론지었다.

주식시장에서 자신들이 떠드는 내용을 이해하고 있는 사람은 몇 안 된다고 프렛처는 설명한다. 그저 워렌 버핏처럼 가장 목소리 큰 사람의 말에 생각 없이 우르르 따라간다는 것이다.

워렌 버핏은 9.11 테러 사건 이후 묵사발이 됐지만 회사의 기본 가치는 타격을 입지 않았다. 실패한 투자에 더욱 더 돈을 쏟아 붇는 경향(the tendency to throw good money after bad)은 여러 연구에서 계속 거론되는 주제다.

지난 2004년 핀란드 오울루 대학의 연구가인 미리암 레헨카리와 주카 페르투넨이 낸 논문 ‘핀란드의 사례로 본 손해 보는 사람들의 습관’이라는 논문에서는 주식시장에서의 모든 개인 투자자 간의 거래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 논문에서 투자자들은 주식시장이 아무 희망이 보이지 않는 약세일 때에도 손실을 보충할 때까지 주식을 오랫동안 보유하는 경향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배가 뒤집혀도 선원들은 탈출하는 대신 어떻게든 운세가 좋아질 것이라고 믿으며 오히려 안전 손잡이를 강하게 움켜쥐는 법이다.

실시간 시장 예측 소프트웨어
물론 이 같은 발견이 개인의 행동을 예측하는데 도움이 되겠지만 시장의 방향이나 주식 구입 및 판매 시점을 묻는 자금 관리자의 질문에는 대답을 해 줄 수 없다. 피터슨은 바로 이같은 문제를 해소하고자 했다.

“고전적 행동재무론에서는 시장의 과도한 움직임, 또는 소극적인 움직임을 이용하라고 가르쳤습니다. 가격에 입각한 균형점이 깨지는 순간을 찾아야 했죠. 하지만 그 이론을 주장했던 사람들은 역사에서 해답을 얻으려고 했는데 그러기에는 시장이 너무 빨리 돌아가고 있지요.” 그래서 피터슨은 월스트리트의 움직임을 실시간으로 추적할 수 있는 방법이 필요했다.

피터슨이 이름을 밝힐 수 없는 파트너(그는 웹 2.0을 만든 사람 중 하나라고 힌트를 주었다)와 함께 개발한 소프트웨어는 시장 동향을 예측하는 길을 열어주었다.
이 소프트웨어는 주식시장의 동향에 대해 매일같이 쏟아져 나오는 블로그 포스트와 수익 보고서를 검색한다. 거기에 적힌 수백만 단어를 검색한 후 어떤 말이 보다 비중 있게 다루어지는지를 알아내고, 과거 그 말이 중요하게 다루어진 시점에 주식시장이 어떻게 움직였는지 역사적 상관관계를 알아낸다.

마치 과거에 있었던 점괘와 실제 사건 간의 상관관계를 역(逆) 추적해 새로운 예언을 하는 것과도 같다.

텍사스 대학 재정학 조교수인 폴 테트록과 미시간 대학 회계학 조교수인 펭 리를 위시한 몇몇 학자들은 특정한 단어(예를 들어 ‘위험한’)가 기업 보고서 및 신문 칼럼에 나타나는 빈도를 추적하고, 그에 맞춰 선택한 주식들이 시장에서 큰 수익을 거두는 것을 입증해 보였다.

피터슨은 현실 세계에서도 보다 다양한 자료출처에서 시장 상황을 알려주는 더 많은 신호를 찾아 동일한 결과가 나오기를 바라고 있다. 실제 그는 2006년부터 시뮬레이션을 하고 있다.

그는 논의의 여지가 있는 약 20개의 주식을 무작위로 골라 분석, 보고서, 블로그 등 여러 자료출처를 통해 그 주식에 관한 기록을 찾았다. 가능성 있는 주식의 수는 유동성에 의해 제약을 받는다. 달리 표현하자면 충분한 거래량이 있는 주식이어야 사고 팔 때를 빨리 알 수 있다.

그 다음 그는 가능성 있는 주식 목록 중 소프트웨어가 투자자들 사이에서 큰 기대를 얻고 있다고 한 주식 두 개와 기대를 거의 얻지 못하는 주식 두 개를 골랐다. 그런 후 가치 변화를 예고하는 알고리즘을 사용해 그는 유망한 주식에는 돈을 짧게, 가능성이 낮은 주식에는 돈을 길게 투자했다. 그는 소프트웨어가 보여준 대중의 여론에 정확히 어긋나게 돈을 투자한 것이다.

피터슨은 어떤 주식을 골라 실험했는지 밝히지 않았다. 그러나 그는 시뮬레이션에서 분석한 몇 가지 사례를 알려 주었다.

“야후의 주식은 처음 풀렸을 때 모든 주식 중에서 가장 높은 평가를 받았지요. 저도 거기에 대해 아주 낙관적으로 쓴 기사 중 하나를 기억합니다. 하지만 야후가 수익을 발표하자 투자자들은 크게 실망하고, 주식 가격이 20%나 떨어졌지요. 저의 모델은 야후가 대중의 기대를 충족시켜주지 못한다는 점을 예견했습니다.

반면 시스코에 대해서는 모든 매체에서 매우 비관적인 평을 내렸지요. 그러나 시스코의 수익률이 기대를 충족시키자 주식 가격은 15%나 뛰었습니다. 모든 사람들이 잘못 생각하고 있을 때 우리는 기회를 찾아 이용하는 것이지요.”

피터슨은 이 시뮬레이션에서 2007년 7월~11월 사이에 34%나 이익을 보았다. 같은 기간 동안 스탠더드 앤 푸어(S&P)사의 이익은 13%에 불과했다.

하지만 성공적인 포트폴리오를 만드는데 주식 4개로는 부족하다. 그 중 하나라도 예측 불가능한 이유로 급락한다면 나머지 3개의 주식이 아무리 돈을 잘 벌어 와도 허탕이 되는 것이다. 그리고 1년이라는 기간도 그의 시뮬레이션의 타당성을 입증하기에는 너무 짧다.

군중심리라는 습관
결국 프로그램이 더 정교해지고 참조할 역사적 데이터베이스를 더 많이 확보할수록 그 장래를 점칠 수 있는 주식의 숫자도 많아질 것이다.

피터슨은 결과가 모든 것을 증명해 준다고 강조한다. 실제 그는 자신의 회사 전략에 초기부터 동참해 온 투자자들은 모두 즐거워하고 있으며, 나중에 동참한 투자자들도 그 결과에 만족해하고 있다는 이메일을 쓴 적이 있다. 피터슨은 마켓싸이 캐피털을 타사와 차별화시키는 비법, 즉 소프트웨어가 적합한 거래 시점을 알려주는 방법을 공개하지 않고 있다.

탈러는 주식 하나만 봐도 시장 전체가 비합리성에 지배되고 있음을 쉽게 알아챌 수 있다고 2001년에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언제 시장의 비합리성이 그칠지 정확하게 예측한 적은 한 번도 없다. 주식을 팔아 현금으로 바꿀 시점이 언제인지 아직까지 아무도 예측하지 못했다.

피터슨의 소프트웨어가 그 문제를 어떻게 해결하고 있는지에 대해 그는 “사람들이 예상하지 못하는 시스템적 방법이 있다”며 “언어를 통해 판매 시점을 알 수 있다”고 말한다. 다분히 우회적인 언급이다.

그는 기술적 장벽이 있음을 시인한다. 아직 소프트웨어가 결정을 내리는데 필요한 만큼의 충분한 정보를 모으기는 어려우며, 모든 용어에 대한 신뢰성 있는 역사적 데이터베이스는 아직도 구축 중이다. 하지만 그는 소프트웨어의 문제를 개선하고 있는 중이며, 자신의 소프트웨어가 앞으로 더욱 정밀한 예측을 해낼 것이라고 주장한다.

피터슨이 운용할 펀드는 올 봄으로 예정된 실험을 수행할 만큼의 종자돈을 투자받은 상태다. 만약 시뮬레이션보다 더욱 냉엄하고 돈을 잃었을 때의 부담 역시 더욱 큰 현실 세계에서 피터슨이 좋은 수익률을 올린다면 투자자들도 분명 납득할 것이다.

하지만 나중에 닷컴 열풍 같은 거품이 시장을 요동시킬 때도 그들이 평상심을 유지할 수 있을까? 또한 뉴로인베스팅이 큰 규모로 정착돼 투자자들이 다른 사람들의 투자 방식에 대해 무턱대고 반감을 갖게 된다면? 아마 군중들의 투자를 피해 다니는 방식만으로는 큰 수익을 벌어들이지 못할 수도 있다.

하지만 그럴 확률은 적다. 군중심리는 인간이 직립보행을 하면서부터 갖게 된 비합리적인 습관이다. 우리 인류가 빠른 시일 내에 그 본능을 떨치고 현명해질 것으로는 예상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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