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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치 시대의 본격 도래

촉감의 매력에 빠져보자

최근 프리미엄 휴대폰 시장에서 오감(五感) 경쟁이 치열하게 벌어지고 있다. 시각과 청각을 넘어 촉감까지 만족시키는 마케팅이 본격화되고 있는 것. 이로 인해 휴대폰 트렌드 역시 버튼을 누르는 시대에서 스크린을 누르면 휴대폰이 작동하는 터치 시대로 빠르게 전환되고 있다. 촉감은 친밀성을 높이는 것은 물론 신뢰감을 준다. 몰입을 통한 집중력도 제공한다.

이 같은 촉감의 강점으로 인해 휴대폰은 물론 게임기, 자동차 등에도 터치기술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이들 제품에 적용된 터치기술은 도로의 진동이나 총을 쏠 때의 반동 같은 느낌을 사실적으로 전해주어 운전이나 게임에 한층 몰입할 수
있도록 해주기 때문이다.

휴대폰 트렌드가 버튼을 누르는 시대에서 스크린을 누르면 휴대폰이 작동하는 터치 시대로 빠르게 전환되고 있다.

출시 3개월 만에 500만대 가까이 팔린 3세대(3G) 아이폰은 물론 얼마 전 선보인 구글폰 G1에 이르기까지 터치스크린 휴대폰은 그야말로 새로운 트렌드로 각광 받고 있다. 터치스크린 휴대폰이 본격적으로 등장한 지 불과 1년만의 일이다.

1970년대 군사용으로 개발된 터치스크린 기술은 주로 은행의 현금자동입출력기인 ATM, 공공장소에 설치된 컴퓨터 자동화 시스템 키오스크(Kiosk) 등 주로 산업용 기기에 적용돼 왔지만 이제는 휴대폰, 노트북, 내비게이션 등 다양한 디지털기기로 확산되고 있는 추세다.

■ 왜 촉감이 강조될까

최근 프리미엄 휴대폰 시장에서는 시각과 청각을 넘어 촉감까지 만족시키는 오감(五感) 경쟁이 치열하게 펼쳐지고 있다. 제품을 만질 때 느껴지는 촉감은 눈과 귀를 넘어 ‘손 맛’을 느끼게 해준다.

사실 사람의 오감을 만족시키는 오감 마케팅은 고유한 색감, 고유한 소리, 그리고 고유한 향기를 강조해 호감을 이끌어 내기 때문에 오래 전부터 애용돼 왔다. 그런데 최근 들어 촉감이 더욱 강조되는 것은 제품에 대한 친밀감을 높이기 때문이다.

심리학자들은 촉감을 느낄수록 정서적으로 더 신뢰하고 애착을 느끼게 된다고 설명한다. 사람의 성격을 표현할 때 부드러운 남자, 따뜻한 사람, 까칠한 성격 등 촉감을 빌어 말하는 경우도 이 때문이다. 즉 촉감을 통한 디지털과 아날로그의 만남은 대상에 대한 집중도를 높이고, 더 큰 애착과 신뢰감을 갖게 한다.

사람들이 ‘촉각을 곤두세운다’고 표현하는 것처럼 어떤 하나에 정신을 집중하는 것이다. 만지려면 가서 접근을 해야 하고, 접근하는 것 자체가 몰입하는 과정인 것을 생각해보면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 갓난아기들을 수용한 독일의 한 보육원에서 원아들이 집단 영양실조로 죽어가고 있었다. 하지만 유독 건강하게 자라는 아기가 있었다. 조사를 해 봤더니 보모가 40명의 아기를 돌보며 젖병을 급유 틀에 꽂아 줬는데, 맨 끝의 아기만은 보모가 의자에 앉아 쉬면서 품에 안고 젖병을 물렸다고 한다.

미국의 저명한 심리학자 해리 할로는 실험을 위해 붉은 털 원숭이 새끼를 두 개의 인형이 있는 방에 가두었다. 하나는 철망으로 만들어진 몸에 젖병이 매달려 있는 원숭이 인형이었고, 다른 하나는 몸통에 천을 감아 만든 원숭이 인형이었다. 그런데 새끼 원숭이는 젖을 주는 원숭이 인형이 아닌 천으로 만든 원숭이 인형에 매달려 놀았다고 한다.

그는 이 실험을 통해 촉감, 그리고 스킨십이 애정 형성에 얼마나 중요한지 밝혀냈다. 이처럼 촉감은 인간은 물론 동물에게도 가장 원초적이면서 중요한 감각인 것이다.

■ 터치스크린 기술의 종류
다시 휴대폰 얘기로 돌아가 보자. 터치스크린은 키보드나 마우스와 같은 입력장치를 사용하지 않고 화면에 나타난 문자나 특정 아이콘에 사람의 손 또는 펜 등의 물체가 닿으면 그 위치를 파악해 특정 기능을 처리하는 것을 의미한다.

터치스크린은 기본적으로 터치패널, 컨트롤러, 드라이버 소프트웨어 등으로 구성된다. 터치패널은 투명전도막(ITO)이 증착된 상판과 하판으로 구성되며, 손이나 물체의 접촉입력 유무를 판단하고 입력좌표를 검출해 컨트롤러로 신호를 전송하는 기능을 담당한다.

컨트롤러는 터치패널에서 전송돼 온 신호를 디지털신호로 변환하고 화면상의 좌표로 출력하는 기능을 담당한다. 그리고 드라이버 소프트웨어는 컨트롤러에서 들어오는 디지털신호를 받아 터치패널이 각 운영시스템에 맞게 구현되도록 하는 프로그램이다.

터치스크린 기술은 구현 방식에 따라 저항막 방식, 정전용량 방식, 초음파 방식, 적외선 방식 등으로 구분되며 이 중 저항막 방식과 정전용량 방식이 주로 사용된다.

저항막 방식은 투명전극이 코팅돼 있는 두 장의 기판을 합친 구조로 손가락이나 펜으로 압력을 가해 상부와 하부의 전극층이 접촉되면 전기적 신호가 발생해 위치를 인지하는 방식이다. 이 방식은 신호가 정확하고, 가격이 싸며, 소형화하기에 유리하다. LG전자의 프라다폰과 뷰티폰 등이 이 같은 방식을 적용하고 있다.

내구성이 강하고 반응속도가 빠른 정전용량 방식은 사람의 몸에서 발생하는 정전기를 감지해 구동하는 방식이다. 이 방식은 일부 산업용이나 카지노 게임기에 사용되고 있으며, 일부 휴대폰에도 적용되고 있다.

이외에 초음파 방식은 초음파 파동의 크기를 감지하는 방식으로 주로 산업용 기기에 사용되며, 적외선 방식은 주로 50인치 이상 대형 스크린에 적용되는 기술이다.



■ 휴대폰의 새로운 패러다임

터치 기능은 휴대폰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했다. 3G 서비스의 확대로 PC와 같이 인터넷을 사용할 수 있는 풀 브라우징 무선인터넷이 화두로 등장하면서 이를 구현하는데 터치폰이 가장 적합한 사용자 인터페이스(UI)로 부상한 것.

특히 터치기술을 적용함으로써 화면 크기가 기존 휴대폰 대비 1인치 이상 커진 3~3.5인치로 확대됐다. 또한 터치스크린은 휴대폰의 화면과 키패드를 통합함으로써 다양한 디자인 적용이 가능하도록 했다. 이에 따라 휴대폰 형태도 바 타입, 폴더 타입, 슬라이드 타입을 거쳐 넓적한 바 형태의 터치스크린으로 급속하게 변화하고 있다.

올해부터 주요 휴대폰 업체들이 터치폰을 전략모델로 채택하면서 터치스크린 시장도 더욱 크게 성장할 전망이다.

휴대용 전자기기, 산업·사무용 기기, 가전제품 등에 활용되는 터치스크린의 세계 시장 규모는 2006년 155만대, 2007년 288만대에서 올해는 454만대, 그리고 내년에는 632만대에 이르는 등 연평균 49%의 폭발적인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 중 휴대폰 등 휴대용 전자기기의 시장 규모는 2006년 93만대, 2007년 197만대, 2008년 352만대 등으로 연평균 63%의 성장률을 기록할 전망이다.

특히 전체 터치스크린 시장에서 휴대용 전자기기가 차지하는 비중은 2006년 60%에서 2007년 68%, 그리고 2008년에는 77%에 달하는 등 주력시장으로 부상하고 있다. 산업·사무용기기와 가전제품 분야의 연평균 성장률은 각각 20.2%를 기록하고 있지만 비중은 점차 축소되고 있는 추세다.

■ 다양한 분야로 터치기술 확산

휴대폰에 도입된 터치기술은 점차 진화하고 있다. 초기 터치폰은 펜을 이용해 화면을 누르는 방식이었지만 손가락으로 접촉하는 방법을 거쳐 이제는 터치했을 때 진동이 느껴지는 진동터치(햅틱)로까지 발전한 상태다. 대표적인 것이 삼성전자의 애니콜 햅틱폰이다.

진동터치기술은 사용자들에게 현실감과 정확성을 부여한다. 또한 에러율을 줄이고 동작 효율을 높이기 위한 목적으로 휴대폰을 비롯한 디지털기기에 많이 채택되고 있다.

터치스크린의 경우 입력 후 피드백이 없어 조작 실수나 오작동이 많았는데, 이를 진동으로 해결한 것이다. 이들 제품은 휴대폰에 이미 내장된 편심 모터를 사용해 진동을 발생시키기 때문에 손가락으로 누른 지점에서만 진동이 발생하는 게 아니라 휴대폰 전체가 단일 패턴으로 떨리게 된다.

이 같은 입력 피드백과 오동작의 예방은 비단 모바일기기뿐 아니라 인간이 활용하는 모든 전자기기 및 기계장치에서 필요한 부분이다. 점차 디지털화하는 디바이스들은 시각과 청각에만 의존해서는 입력 피드백 등의 효과뿐 아니라 사용자의 감성적인 부분을 만족시킬 수 없다. 이에 따라 게임기, 자동차 등 다양한 분야로 진동터치기술이 확산되고 있다.

일례로 일본의 알프스 전기는 햅틱 코맨더라는 이름으로 햅틱기술을 적용한 운전대와 페달, 그리고 기어 시스템을 개발했다.

이 시스템은 자동차 바퀴에 센서를 부착해 노면의 상태를 감지하고, 운전대에 장착된 햅틱 모터를 통해 노면 상태를 전달받는다. 또한 페달에 저항감을 주는 등의 피드백을 운전자가 느낄 수 있게 한다.

이뿐만이 아니다. 바퀴가 차선을 벗어나거나 운전자가 졸음운전을 하는 경우에는 운전대에 경고 진동을 주거나 동작을 멈추게 하는 등 안전성을 향상시킨다.

BMW의 고급 승용차 모델에 적용된 ‘아이드라이브(iDrive)’ 다이얼은 운전자가 에어컨, 오디오, 창문 등 자동차 내의 전동장치를 다이얼 하나로 조작할 수 있게 한다. 특히 조작 대상이 바뀌거나 기능이 바뀔 때 촉각 피드백을 통해 눈으로 확인하지 않고도 다이얼이 어떤 단계, 어떤 기능을 수행하는지 직관적으로 느낄 수 있게 한다.

소니의 플레이스테이션이나 마이크로소프트(MS)의 엑스박스(X box) 360으로 대표되는 게임 콘솔에서는 조이스틱에 햅틱기술이 이미 접목돼 있다. 이 같은 장치들은 부착된 진동모터와 햅틱 소프트웨어를 통해 달리고 있는 도로의 진동을 느끼게 한다거나 총을 쏠 때의 반동 같은 느낌을 사실적으로 전해주어 사용자들이 게임에 한층 몰입하게 한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휴대폰 이외에 디지털가전에서도 활발하게 진동터치기술이 채택되고 있다”면서 “편의성, 효율성 측면을 고려할 때 적용사례는 더욱 넓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황정원 서울경제 기자 garden@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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