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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라스틱 음료수병으로 만든 보트

해양환경 정화 홍보 위해 플라스틱 음료수병으로 만든 보트

샌프란시스코에서 호주의 시드니까지 1만8,500km를 2만개의 플라스틱 음료수병으로 만든 보트를 타고 항해하는 위험을 감수할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하지만 예외도 있다. 비영리 교육기구인 어드벤처 에콜로지의 창립자 데이비드 로스차일드가 바로 그런 사람이다.

그는 플라스틱 음료수병으로 만든 보트를 타고 항해를 함으로서 플라스틱 재활용 문제와 해양 쓰레기 문제의 심각성을 효과적으로 홍보, 해양환경을 정화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다음 달 로스차일드와 과학자들은 ‘플라스티키(Plastiki)’로 명명된 18m 길이의 보트를 타고 과거 원자폭탄 실험 장소였던 비키니 환초지대와 해수면 상승으로 급속히 사라지고 있는 투발루 섬 등을 거치는 항해를 할 계획이다.

특히 그가 지나는 경로에는 태평양의 거대 쓰레기 지대 북단도 포함돼 있다. 이 쓰레기 지대는 플라스틱이 대부분인 약 1억 톤의 쓰레기가 해류에 떠밀려와 태평양 한복판에 갇힌 해역으로 면적이 캐나다 정도에 달한다.

이곳에는 분해된 레고 블록부터 슈퍼마켓 비닐 백에 이르기까지 각종 쓰레기가 가득하다. 이 해역에서는 1년에 약 100만 마리의 바다 새와 10만 마리의 포유동물들이 죽어 나간다.

모험적인 항해를 준비 중인 로스차일드를 통해 항해 계획과 해양환경 정화 필요성을 들어봤다.

Q:플라스틱으로 인한 해양 오염은 얼마나 심각한가?

A: 미국 국립과학원에 따르면 매년 500만 톤의 플라스틱 쓰레기가 바다로 유입된다고 한다. 쓰레기 중 큰 것은 바다 표면에 떠다니겠지만 현미경으로 봐야할 만큼 작은 잔해는 플랑크톤과 물고기가 섭취하게 된다.

그리고 플라스틱 쓰레기는 악명 높은 태평양의 거대 쓰레기 지대처럼 해류가 집중된 곳에 모이게 된다.

태평양의 거대 쓰레기 지대는 캘리포니아 서부의 800km 해상에서 시작해 아시아의 동해까지 뻗쳐 있다.

남극의 서해안 해상에도 이런 쓰레기 지대가 있고, 과학자들은 칠레 앞바다에서도 비슷한 곳을 찾아냈다.

Q:아주 힘든 항해를 계획하고 있는데, 왜 플라스틱 음료수병으로 된 보트를 만들었나?

A: 우리는 사람들에게 해양환경 문제의 심각성을 일깨워줄 상징물이 필요했다. 현대인이 요람에서 무덤까지 사용하는 물건은 바로 플라스틱 음료수 병이다.

현재 미국인 1인당 매년 평균 157개의 플라스틱 음료수병을 사용한다. 하지만 그 중 대부분은 쓰레기 매립지나 바다에 버려진다.

이번 항해를 통해 사람들로부터 “재활용한 플라스틱으로 보트를 만들었대. TV도 재활용 플라스틱으로 만들 수 있겠는데?”라고 말하는 것을 듣고 싶다.

또한 업계에도 재활용 플라스틱을 더욱 혁신적인 방식으로 사용할 수 있음을 알려주고 싶다.

Q:어떻게 2만개의 플라스틱 음료수병을 가지고 바다를 항해하는 보트를 만들었나?



A:원래는 플라스틱 음료수병으로만 플라스티키를 만들려고 했지만 자꾸 뒤틀어지는 단점이 있었다.

그래서 덴마크 회사가 재생 플라스틱으로 만든 섬유형태의 소재 두 장 사이에 발포 플라스틱을 넣는 방식으로 보트 프레임을 만들었다.

그 다음에는 플라스틱 음료수병에 이산화탄소를 집어넣어 밀봉하고, 보트 프레임의 하단부에 붙임으로서 플로트의 역할을 하도록 했다.

우리는 이 모든 것을 조립하는데 접착제나 합성수지를 전혀 사용하지 않았다. 오는 6월 항해가 끝나면 보트를 해체해 재활용할 계획이기 때문이다.

Q:보트 이외에도 플라스틱을 재활용할 방법이 있는가?

A:보트를 제작하면서 유망한 기술 두 가지를 알게 됐다. 뉴질랜드에 사는 어느 발명가는 다양한 종류의 플라스틱으로 건설용 벽돌을 만드는 기계를 가지고 있다고 한다.

그리고 일본의 어느 회사에서는 폐플라스틱에서 디젤연료를 뽑아낸다. 현재 투발루에서는 매년 200톤의 폐플라스틱이 발생하고 있으며, 약 100만ℓ의 석유연료를 수입하고 있다.

하지만 이런 재활용 기술이 있다면 투발루는 석유 수입량을 20% 감소시킬 수 있을 것이다.

Q:이 항해는 해양환경 정화에 어떤 식으로 기여하게 되나?

A:우리는 비영리 교육기구인 어드벤처 에콜로지에서 먼저 문제를 제기하고, 아이와 어른들이 직접 참여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 낼 계획이다.

또한 항해 중간 중간에 멈춰 해안을 청소하고 학교에서 토론도 할 것이다. 그리고 이 같은 활동을 블로그(theplastiki.com)를 통해 동영상으로 공개할 예정이다.

이번 항해에는 스크립스연구소 소속의 과학자 4명이 동행하게 된다. 이들 과학자는 해양 쓰레기 문제를 비롯해 해양 산성화·산호초 파괴·수산물 남획 등을 연구하게 되며, 항해 후 연구 내용을 발표할 것이다.

Q:안전성이 입증되지 않은 보트를 타고 1만8,500km의 항해를 할 수 있겠나?

A:무시하면 행복해진다. 신경 쓰지 않으면 된다는 얘기다. 물론 난류 속에 뾰족한 물건이 있다면 플라스틱 음료수병을 뚫고 선체에 상처를 낼 수도 있다.

하지만 중간 지점인 하와이까지의 항해마저 실패한다고 해도 플라스틱 해양 쓰레기 문제와 폐기물 재활용 문제에 대해 큰 관심을 불러일으킬 수는 있을 것이다.

“재활용한 플라스틱으로 보트를 만들었대. TV도 재활용 플라스틱으로 만들 수 있겠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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