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
팝업창 닫기
이메일보내기

휴대폰 영토 확장의 주인공 USIM 카드

010으로 시작되는 3세대(3G) 휴대폰을 새로 구입하면 배터리 외 에 손톱만한 크기의 카드를 하나 더 구입해야 한다. 이 카드의 이 름은 유심(USIM). 범용가입자인증모듈이라는 다소 긴 단어로 번 역된다. 이 카드는 휴대폰 뒷면 배터리 옆에 장착하게 돼있다. 범용가입자인증모듈이란 아무 휴대폰에나 붙였다 뗐다 할 수 있는 메모리카드를 말한다.

이 카드 안에는 가입자의 고유번호인 ESN을 비롯해 비밀번호 등 서비스 개통에 필요한 정보가 모두 들어 있다. 다시 말해 자신의 휴대폰을 갖고 있지 않다고 해도 이 카드만 있으면 언제 어디서나, 그리고 어떤 휴대폰에나 붙여 자신 의 휴대폰처럼 쓸 수 있다는 뜻이다. 예를 들어 해외 출장을 갔을 때도 현지에서 휴대폰을 빌려 자 신의 USIM 카드를 붙이기만 하면 곧바로 사용할 수 있다.

그리고 USIM 카드에 저장된 전화번호는 별도의 번거로운 절차 없이 새 휴대폰에서 바로 불러 사용할 수 있다. USIM 카드는 은행의 공인인증서, 교통카드 기능은 물론 회사 출입카드나 신용카드의 기능까지 할 수 있다. 말 그대로 만능카드 인 셈이다. 또한 이 카드는 복제 폰 문제도 방지할 수 있다. USIM 카드는 복제가 원천적으로 불가능 하기 때문이다. USIM 카드의 가장 큰 장점 중 하나는 범용성. 즉 소비자 마음대로 매월 이동통신 사업자를 달리해가며 서 비스를 이용하는 것이 가능하다는 것. 이에 따라 시장의 중심이 공급자에서 소 비자로 이동하게 된다.

USIM 카드를 사용할 때 가장 중요한 점은 잃어버리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는 것. 서비스에 필요한 정보를 비롯해 사용자의 모든 정보가 담겨 있기 때문에 이 카드를 잃어버리면 휴대폰을 잃어버린 것 이상으로 난감한 상황에 처하게 된다. 이 때문에 USIM 카드의 잠금(lock) 기능은 아주 중요하다. 잠 금을 설정해놓으면 암호를 입력하기 전에는 카드에 저장된 내용 을 볼 수 없고 내용을 바꿀 수도 없다. 그래서 정해놓은 횟수(보 통 3회) 이상으로 틀린 비밀번호를 입력하면 USIM 카드는 모든 입출력 기능을 스스로 파괴한다. 만약 비밀번호를 잃어버리면 주 인이라고 해도 낭패를 보게 되는 셈이다. 최근 이동통신 사업자 들은 시중은행 및 금융결제원과 협력, 뱅킹 서비스인 유비터치 (UbiTouch)를 선보이며 USIM 카드의 활성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USIM 카드에 여러 은행의 계좌정보를 발급받으면 현금인 출기에서 계좌이체 및 잔액조회 등이 가능하고 교통카드로도 쓸 수 있기 때문이다. 예전에도 은행 서비스가 가능한 휴대폰이나 교통카드 기능 을 하는 휴대폰이 있었지만 모든 은행의 서비스가 휴대폰 한 대로 가능하게 된 것은 USIM 카드가 선보이면서부터다. USIM 카드 의 메모리 용량은 144KB로 아주 작게 느껴지지만 스티브 잡스와 스티브 워즈니악이 개발해 본격적인 PC시대를 연 애플 컴퓨터의 64KB 메모리보다 2배 이상 크다.



64KB 메모리에 컴퓨터를 구동 할 수 있는 운영체제와 프로그램, 그리고 데이터가 모두 탑재됐던 점을 감안하면 144KB로 할 수 있는 일이 매우 많다는 것을 짐작 할 수 있다. 국민 대다수가 휴대폰을 사용하고 있는 현실에서 휴대폰을 단 순히 통화의 수단으로만 사용하기에는 아까운 측면이 있다. 또한 이동통신 사업자의 입장에서는 이미 고객 수가 포 화상태에 이르렀기 때문에 새로운 수입을 올릴 수 있는 비즈니스 모델이나 서비스를 계속 발굴할 필요가 있다.

이 같은 필요와 요 구 사항들이 맞물려서 한때 USIM 카드 의 도입을 꺼리던 이동통신 사업자들은 USIM 카드의 개발에 적극 나서고 있다. 앞으로 USIM 카드를 이종산업과의 통 합을 위한 허브이자 휴대폰의 브레인 역할 을 하도록 발전시킨다는 게 이동통신 사업자 들의 구상이다. ID카드, 전자화폐, 전자통장, 전자티켓, 모바일 인증 서, 글로벌 결제서비스 등 이동통신 사업자들이 개발하고 있는 대부분의 부가서비스 핵심에는 USIM 카드가 존재한다. USIM 카드가 활성화되면 지갑 곳곳에 자리 잡고 있는 수많은 신용카드 와 회원카드가 필요 없어지게 되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USIM 카드의 메모리 용량을 늘리기 위한 고집적 (HD) USIM 카드 연구도 본격 진행되고 있다.

글_이식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 책임연구원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

서울경제를 팔로우하세요!

서울경제신문

텔레그램 뉴스채널

서울경제 1q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