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
팝업창 닫기
이메일보내기

미래전쟁의 비밀병기

냉전 종식으로 군비경쟁이 사라진 이후에도 미 국방부는 비밀리에 첨단무기를 개발하고 실전배치하는 데 막대한 예산을 투입해왔다. 이러한 비밀병기 개발의 트렌드에 최근 일대 변화가 일고 있다.

대량살상 무기에 치중됐던 연구개발 방향이 특정 개인을 탐지·추적·살상할 수 있는 초정밀 타격 무기로 전환된 것. 과연 580억 달러에 달하는 천문학적 '검은 예산'을 자금줄 삼아 개발되고 있는 인간사냥 무기의 정체는 무엇일까.


매년 미 국방부의 예산 중 수백억 달러가 연기처럼 사라진다. 그 원인은 사기도, 낭비도, 남용도 아니다. 비밀리에 첨단무기를 개발하고 비밀작전을 펼치는 데 이 돈이 쓰이고 있다.

군사전문가들은 내년쯤이면 이 같은 이른바 '검은 예산(black budget)' 의 규모가 미 전략예산평가센터(CSBA)에 의해 예산측정이 처음 이뤄졌던 1987년 냉전시대 때의 검은 예산보다 많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 굳이 내년이 아니더라도 현재의 검은 예산 역시 충격적이다.

추정치가 무려 580억 달러(약 68조5,380억원)다. 이는 원자폭탄을 개발했던 맨해튼 프로젝트를 2번 수행할 수 있는 금액이다.

도대체 이 예산은 어디로 흘러가고 있을까. 주지하다시피 검은 예산의 추적은 언제나 극도로 어렵다. 특히 미 국방부의 군사전략가들은 자신들이 개발 중인 비밀무기와 그곳에 투입되는 검은 예산과의 연결고리를 외부인들이 찾지 못하도록 끊임없이 프로젝트 명칭을 바꾸거나 가상 프로젝트를 만들고 있다.

일례로 지난 2007년에만 트랙터 케이지, 트랙터 더트, 트랙터 카드, 트렉터 힙, 트랙터 하이크 등 유사 명칭을 가진 프로젝트에 총 600억 달러의 펜타곤 예산이 배정돼 있다.

하지만 그 존재를 암시하는 단서는 존재한다. CSBA의 분석가 토드 해리슨에 따르면 오는 2011년도 연방정부 예산 중 비밀작전예산만 509억 달러에 이른다. 육군·해군·공군·해병대의 연구개발 194억 달러, 물품조달 169억 달러, 작전 및 유지관리 146억 달러 등이다.

해리슨은 이중 작전 및 유지관리 예산이 매년 눈에 띄게 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한다. 이는 그만큼 많은 비밀기술들이 연구실을 벗어나 실용화 단계에 돌입, 실전에서 활용되고 있음을 시사하기 때문이다.

사실상 비밀 국방예산의 증액은 미 군사전략의 근본적 변화와도 궤를 같이한다. 구체적으로 9·11 테러 이후 펜타곤은 동시에 2개 지역에서 전쟁을 수행할 수 있는 능력을 유지하는 '투워(Two War) 전략'을 버리고 개인 및 그룹을 상대로 한 비정규전에 초점을 맞췄다. 이에 따라 투자방향 또한 전환됐음은 물론이다. 핵무기 사용을 고려한 강대국 간 전면전에서 탈피하고 개인 타깃을 찾아내 살상하기 위한 투자로 바뀐 것.

현재 미군의 각 군이 이를 설명하는 용어는 제각각이다. 펜타곤 관리들은 첨단기술을 활용해 '살상 가능시간이 짧은 타깃' 을 발견하여 타격하기까지 걸리는 시간을 최소화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밝힌다. 미 특수전 사령부(USSOCOM)의 경우 '첨단기술 인간사냥', 미 공군은 '타격순환체계(kill chain)의 압축'을 위한 계획이라 표현한다.

명칭이야 어찌됐든 검은 예산의 실체를 상세히 알고 있는 사람은 펜타곤 내에 서도 극소수에 불과하다. 하지만 현재까지 발표된 펜타곤의 목표와 최첨단 군사 기술을 조합하면 추적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









주문형 인공위성

모든 전장을 손금 보듯 감시하고 싶은 펜타곤의 욕망은 무인항공기(UAV)만으로는 채우기 어렵다. 이에 인공위성이 그 대안으로 부상하고 있다. 인공위성은 광범위한 지역을 1년 내내 감시할 수 있고 타국의 경공침해 논란에서도 자유롭기 때문이다. 위성을 통해 UAV 수준의 감시능력을 확보하려면 최첨단 이미징 기숙이 요구되지만 미 공군이 지난해 발사한 TacSat-3 정찰위성에 이미 그런 기술이 채용돼 있다. 이 위성에 장착된 하이퍼스펙트럴센서는 광범위한 스펙트럼의 전자기 방사선 탐지가 가능해 땅이 파헤쳐진 흔적만으로 급조폭발물(IED)의 매설 위치를 찾을 수 있다. 기술이 더 발전하면 특정 개인을 식별할 수도 있을 것이다. 특히 펜타곤은 정찰위성의 필용성이 제기되면 단 며칠만에 우주로 쏘아 올리는 '주문형 위성' 기술의 실현 방안도 적극 모색하고 있다. 지금은 필요성 제기 후 1~2년 후에야 발사가 가능해 효용성이 떨어지는 탓이다.


특명! 표적을 발견하라

타격순환체계의 시작은 공격할 사람을 찾아내는 것이다. 현재는 무인항공기(UAV)가 아프가니스탄과 파키스탄을 중심으로 이런 임무에 주로 투입된다. 워싱턴 소재 비영리 싱크탱크인 신미국재단(NAF)에 의하면 미국은 올 상반기에만 파키스탄에서 45회의 UAV 공급 작전을 펼쳤다.

이처럼 개인 탐지 및 타격 임무의 중심에 UAV가 있다는 것은 검은 예산이 차세대 무인기의 개발에 투입되고 있을 개연성이 상당히 높음을 말해준다. 록히드 마틴의 무인정찰기 RQ-170 센티넬은 이 추정을 뒷받침하는 가장 강력한 증거다.

센티넬의 존재가 일반에 알려진 것은 작년 4월 프랑스의 한 잡지에 사진이 실리면서 부터. 이 UAV는 아프가니스탄 남부에서 처음 목격된 이래 항공전문가들로부터 이미 '칸다하르의 야수'라는 별칭을 얻고 있었다. 이후 칸다하르 활주로에 착륙해 있는 한층 선명한 사진이 추가 공개되자 결국 미 공군은 공식명칭을 밝히고 존재를 인정했다.

꼬리날개가 없는 전익기로 설계된 센티넬은 외형과 표면처리를 볼 때 스텔스 능력을 갖춘 것이 확실하다. 외부에 무기가 부착돼 있지 않고, 정찰(R)과 무인기(Q)를 의미하는 RQ라는 명명기호에서 무인정찰기라는 점도 파악된다.

하지만 이외의 부분은 아직도 수수께끼로 남아있다. 그중에서도 레이더 방공시스템이 전혀 없는 아프가니스탄에서 왜 스텔스기를 운용하고 있는지에 대한 의문이 가장 크다. UAV 전문가들은 센티넬이 탈레반보다는 더욱 뛰어난 상대, 예를 들면 중국 같은 국가를 염두에 두고 개발됐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기 때문이다.

물론 센티넬을 아프가니스탄에 투입하지 말아야 한다는 법도 없다. 프레데터, 리퍼 등 기존 UAV와 달리 스텔스 능력을 지닌 센티넬은 비밀추적 같은 기밀유지가 필수적인 임무에도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는 탓이다. 미국이 마음만 먹는다면 아프가니스탄과 국경을 맞댄 이란이나 파키스탄의 영공으로 침투, 그들의 핵시설을 정찰하는 것도 가능하다.

그렇지만 UAV가 만능은 아니다. 아무리 기밀성을 갖췄어도 UAV는 표적의 '근처'까지 밖에 접근할 수 없다. 펜타곤이 적에게 탐지되지 않은 채 위험 지형을 정찰할 수 있는 초소형 무인기의 개발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올해 펜타곤 예산에도 '아누비스(Anubis)'라는 프로젝트가 포함돼 있다. 아누비스는 미 공군연구소에서 개발 중인 초소형 UAV다. 공군측은 그 정체를 명확히 밝히지 않고 있지만 지난 2008년 이 연구소에서 배포한 홍보영상에는 미래형 초소형 무인기가 인간을 무력화시키는 화학물질과 가연성물질, 그리고 특정 표적 정밀타격 폭발물 등으로 무장될 것이라고 표현돼 있다. 영상에는 폭탄 탑재 UAV가 급강하 폭격을 통해 저격수를 제거하는 모습도 들어있다.

주지할만한 사실은 예산 문서상 아누비스 프로젝트가 완료됐다는 점이다. 인간을 살상하는 초소형 무인기가 이미 실전 배치됐을 수도 있다는 얘기다.







초소형 추적 센서

미군은 이미 아프가니스탄과 파키스탄에서 활동하는 특정 인물에게 화학물질, 센서, 생물작용제(bio-reactive agent) 등으로 표식을 하고 원격지에서 움직임을 추적 중일지도 모른다. 어쩌면 극소형 칩을 내장, 실시간 추적이 가능한 쌀알보다 작은 무선센서가 쓰이고 있을 수도 있다. 초소형 추적센서 '스마트 먼지(Smart Dust)'의 개발에 참여했던 캘리포니아대학 버클리캠퍼스의 크리스 피스터 교수는 "UAV를 활용해 스마트 먼지를 차량이나 사람에게 살포하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다"고 밝혔다.


태깅과 감시, 추적

펜타곤은 또 타격순환체계의 2단계, 즉 개인 추적 장비도 개발 중이다. 여기에는 우선순위가 매우 높은 연구프로그램이 최소 1개 이상 존재한다. 극비 태깅(tagging), 추적, 위치탐지의 약자를 따 'CTTL' 또는 'TTL' 이라는 프로그램이 그 중 하나다. 지난 2003년 구상된 CTTL은 2008년부터 2013년까지 총 2억1,000 만 달러를 '잡비' 계정의 예산에서 지원받을 예정이었다. 이 정도면 검은 예산으로 부터 받을 수 있는 규모를 상회하는 수준이다.



이를 놓고 미 국방부 산하 민간위원회인 국방위원회(DSB)는 지난 2004년 이렇게 설명했다. "CTTL의 도움 없이는 전 세계에서 벌이고 있는 대테러 전쟁에서 승리할 수 없습니다. 이러한 일에 비용은 문제가 아닙니다." 또한 미 특수전 사령부(USSOCOM)의 특수 정찰·감시·개발 프로그램에 참여 중인 더그 리처드슨 박사는 지난 2007년 한 브리핑에서 "펜타곤은 개인, 차량 등 특정 표적에 대한 태깅과 추적을 위해 14종의 기술을 사용하고 싶어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러한 태깅에는 표적의 눈에 보이지 않는 생물학 페인트를 뿌리거나 마이크 로 역학센서를 부착하는 등의 기술이 관련돼 있으며 추적기술은 이를 원격지에서 식별·관찰하는 것을 말한다. 추적기술에는 또 특정인의 체온 특성을 분석한 후 적외선 센서가 탑재된 항공기 등을 이용해 감시하는 방안도 포함되어 있다.

이 같은 프로젝트를 수주하려는 기업 및 과학자들의 제안서를 보면 좀 더 자세한 내용을 확인할 수 있다. 플로리다 대학의 한 연구자는 곤충의 페로몬에 수 ㎞ 밖에서도 식별 가능한 인식코드를 삽입, 목표에 뿌리는 방법을 제안했으며 UAV로 생분해성 형광표식제를 공중 살포하자는 안도 있다.

기술적으로 군사전문가들이 꼽는 가장 첨단화된 대인 태깅 기법은 '스마트 먼지((Smart Dust)'다. 스마트 먼지는 크기가 티끌만큼 작은 마이크로 전기기계 센서로서 공기 중에 살포하면 사람이나 차량에 달라붙어 태깅이 된다. 여타 센서들과 달리 동시에 수천개를 뿌릴 수 있기 때문에 표적에 태깅될 확률도 그만큼 높다.

캘리포니아대학 버클리 캠퍼스의 크리스 피스터 교수는 미 국방부 산하 고등연구계획국(DARPA)의 자금을 지원 받아 10여년 전부터 이의 개발에 매달려 왔다. 이에 힘입어 현재 쌀알보다 작은 센서의 개발에 성공했다. 지난 2001년에는 소형 UAV로 스마트 먼지를 공중 살포하여 특정 차량을 추적해 내기도 했다. 단 1대의 UAV로도 손쉽게 1,000여개의 스마트 먼지를 탑재, 태깅 임무에 나설 수 있다는 게 연구팀의 설명이다.

피스터 박사는 "당초 연구팀이 지향했던 것은 표면에 미세한 융모가 있어 표적의 의복에 달라붙는 '지능형 씨앗'이나 스스로 목표물에 달려들어 태깅되는 '지능형 벼룩'이었다"며 "안타깝게도 이 정도의 자율형 마이크로센서 개발은 지금도 미래의 영역"이라고 말했다.

현재 펜타곤은 보안을 이유로 비밀 추적기술에 대한 자세한 언급을 꺼린다. 하지만 리처드슨 박사는 앞서 언급한 2007년의 브리핑에서 2009년쯤 일부 기술이 실용화될 것으로 예상했다.

실제로 지난 2008년 연말경 미국 LA 타임즈는 파키스탄에 배치된 미군 병사들이 프레데터 UAV에 탑재된 센서로 건물 내부의 사람을 찾아낸다는 기사를 실었다. 기사내용이 사실이라면 첨단 태깅 기술은 벌써 해외에서 사용되고 있는 셈이다.

일각에서는 정보기관이 게릴라들을 위협하기 위해 실제보다 기술력을 과장하고 있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하지만 이렇게 공개된 추적기술보다 오히려 더 뛰어난 기술을 펜타곤이 보유하고 있다는 증거들도 있다.

작년 영국 가디언이 "CIA가 파키스탄 부족민들에게 '칩'을 주고 게릴라의 은신처에 부착하도록 한 뒤 전투형 UAV를 띄워 이들을 제거했다고 보도 한 것. 미국 NBC는 자신이 미국 정부로부터 돈을 받고 게릴라의 가옥에 소형칩을 부착했다고 주장하는 부족민의 인터뷰를 방송하기도 했다.






극초단파 무기

펜타곤은 인간을 무력화시킬 수 있는 고에너지 빔 무기(DEW)의 개발에 수십억 달러를 쏟아 부어왔다. 이중에는 '대(對)전자기기용 고출력 극초단파 첨단 미사일 프로젝트(CHAMP)'라는 긴 명칭의 계획도 있다. CHAMP의 목표는 UAV에 탑재, 적군의 각종 전자장비를 무력화시키는 극초단파 무기의 개발이며 프로젝트의 존재 자체는 기밀이 아니지만 연구활동은 비밀에 부쳐져 있다. DEW의 또 다른 사례는 트럭에 탑재되는 '액티브 디나이얼 시스템(Active Denial System)'으로 사람에게 극초단파를 발사. 피부의 표층을 가열하여 제압하는 비살상무기다. 이들 프로그램의 연구는 현재 시작 단계인 것이 거의 확실하지만 펜타곤의 관리들은 올 초 USA투데이를 통해 원거리에서 폭발물을 격발시키는 DEW를 아프가니스탄에 배치하려 한다고 밝힌바 있다. 급조폭발물(IED) 대응 기술 분야에 수년간 몸담았던 한 관계자에 따르면 이 무기는 '맥스 파워(Max Power)'일 가능성이 높다. 맥스 파워는 핵폭탄 폭발시 발생하는 전자기 펄스와 유사한 극초단파를 발사하는 장비다.


타격 순환체계의 완성

지난 1998년 아라비아 해상의 미 해군 군함이 아프가니스탄의 테러리스트 훈련 캠프 여러 곳에 토마호크 순항 미사일을 발사했다.

오사마 빈 라덴의 은신처로 추정된 장소였다. 미사일은 시속 880㎞라는 무서운 속도로 날아갔지만 표적에 명중하기까지 무려 1시간 이상이 소요됐다. 설령 미사일 발사 당시 표적 중 한 곳에 빈 라덴이 숨어있었더라도 몸을 피하기에 충분한 시간이다.

이러한 문제점을 간파한 펜타곤은 미군의 UAV나 폭격기, 군함, 병사 들이 주변에 없는 장소를 포함해 세계 어느 곳이라도 1시간 내에 정밀 타격할 수 있는 수단을 찾아 나섰다. 펜타곤은 이를 '글로벌 신속타격(Prompt Global Strike, PGS)' 이라 칭한다.

지난 4월 이와 관련한 의미심장한 발언이 있었다. 로버트 게이츠 미 국방장관 이 NBC의 '미트 더 프레스' 라는 시사프로그램에서 PGS가 완성됐음을 우회적으로 암시한 것이다. 게이츠 장관은 이날 이렇게 말했다. "오늘날 미국은 핵억지력에 더해 냉전시대에는 가지지 못했던 여러 능력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미사일 방어체제에 더해 장거리 미사일을 활용한 PGS 능력을 갖추고 있습니다"

발언 이후 PGS에 대한 많은 질문이 있었지만 지금껏 펜타곤은 일체 함구하고 있다. 기술적 측면만 보면 PGS는 어불성설에 가깝다. 군사무기에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 지구 대기권을 벗어나 시속 2만4,000㎞이상의 속도로 날아가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의 핵탄두를 제거, 재래식 탄두를 장착하면 30분 내 지구상 어느 곳도 타격할 수 있다고 생각하겠지만 이의 실행은 말처럼 쉽지 않다.

실제로 ICBM은 파괴력 면에서 개인 타격이라는 펜타곤의 현 정책과 어긋난다. 또한 러시아는 지구상에서 발사된 모든 ICBM을 즉각 탐지할 수 있는 방공망을 갖고 있으며 미국의 ICBM 발사가 확인되면 10분 이내에 보복공격 여부를 결정하도록 되어 있다. 미국이나 러시아가 핵탄두 ICBM과 재래식 탄두 ICBM의 명확한 구분법을 찾지 못할 경우 테러리스트 1명을 잡으려다 핵전쟁이 일어날 수도 있는 것이다.

이에 IBCM의 대안으로 극초음속 무기가 거론되고 있다. 마하 5 이상의 속도를 내는 순항 미사일이 그것이다. 마하 5의 속도면 굳이 지구 대기권을 벗어날 필요가 없어 기존 ICBM과 탄도가 확연히 다르다. 따라서 러시아가 핵탄두 ICBM으로 오인할 가능성도 크지 않다.

펜타곤 역시 ICBM을 활용하지 않는 PGS 무기 2가지를 언급한 바 있다. 연구 주체는 미 육군과 DARPA로 다르지만 2종 모두 대기권 내에서 발사돼 극초음속으로 지면을 활공하는 방식이다. 공식화된 것 외에도 극초음속 및 준(准) 극초음속 연구프로그램은 또 있다. 확인된 것만 공군의 X-51A 웨이브라이더, 해군의 래틀스(RATTLRS) 프로젝트, DARPA의 하이플라이(HyFly) 등 3건이다.

이처럼 다수의 연구를 진행하고 있는 모습을 보면 펜타곤이 극초음속 기술에 강한 신뢰를 보내고 있다고 보일 수 있다. 그렇지만 유명 군사정보사이트인 글로벌시큐리티의 운영자이자 검은 예산 추적 전문가인 존 파이크는 이 부분에 반대의견을 펼친다. 극초음속 프로젝트는 검은 예산으로 추진되는 비밀프로젝트를 감추기 위한 위장전술일 뿐이라는 생각이다.

파이크는 "이미 5년 전 극초음속 프로그램의 실상을 파헤치기 위한 시도를 했었다"며 "액면 그대로 믿기에는 진행 중인 프로그램의 숫자가 지나치게 많다"고 강조했다.

파이크의 생각은 이렇다. "만일 내가 무언가를 숨겨야 한다면 그것을 사람들의 눈에서 멀리 치우거나 사람들의 시선을 다른 쪽으로 쏠리도록 할 것입니다. 펜타곤이 극초음속 프로그램도 그 일환일 수 있습니다"







극초음속 미사일

현재 실용화된 무기 중 1시간 내 지구 어는 곳이라도 타격할 수 있는 것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이 유일하다. 하지만 러시아는 핵공격 방어를 위해 모든 ICBM의 탐지능력을 갖추고 있다. 미국이 핵탄두를 재래식탄두로 교체해 ICBM을 발사하더라도 러시아가 그 사실을 모르거나 인정하지 않는다면 자칫 핵전쟁이 유발될 수도 있는 것. 이에 ICBM의 대안으로 극초음속 순항미사일이 주목받고 있다. 극초음속 미사일은 속도가 마하 5에 이르는데다 ICBM과 탄도가 달라 제3국에서 핵미사일이 아님을 확인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점에 주목한 펜타곤도 현재 최소 5건 이상의 극초음속 프로젝트를 운용 중에 있다. 특히 고등연구계획국(DARPA)의 자금으로 록히드마틴이는 개발 중인 HTV-2는 목표속도가 마하 20에 달한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

서울경제를 팔로우하세요!

서울경제신문

텔레그램 뉴스채널

서울경제 1q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