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애주가들은 애주가들대로 주량이 약한 이들로 인해 술자리가 지루하다고 느낄 수 있다. 지난 2006년 서울의 김 모 씨는 이 같은 문제를 일거 에 해소할 수 있는 '회식용 술잔'을 실용신안 출원했다.
이 술잔은 주량이 약한 사람들이 사용할 수 있는 특 수한 잔으로, 잔의 하부에 마개로 여닫을 수 있는 구멍 이 구비돼 있다. 주량이 약한 경우 이 구멍을 열고 손가 락으로 막은 후 술을 받도록 해 계속해서 술잔을 쥐고 있도록 한다는 게 출원인의 생각이다. 이렇게 술잔을 계 속 쥐고 있으면 주변사람들에게 마치 술을 자주 마시고 있는 느낌을 주게 되고 그만큼 강압적으로 술을 권하는 비율이 줄어들어 전체 술자리가 화기애애해 진다는 설명이다.
술잔을 쥐고 있어야 하는 이들에겐 다소 벌칙처럼 느 껴질 수 있으나 이들 또한 이 구멍을 용이하게 사용할 수 있다. 때에 따라 조용히 술을 흘려버림으로써 분위기 를 흩트리지 않은 채 술잔을 비울 수 있는 것. 특허청은 이 사려 깊은(?) 술잔의 실용신안 등록을 승 인했다.
하지만 출원인의 등록료 불납으로 현재는 권리 가 소멸된 상태다. 아마도 술자리가 비단 술만 마시는 자 리가 아니듯, 이 술잔이 분위기를 살리기 보다는 오히려 망치기 쉽다고 판단한 때문은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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